[엑스포츠뉴스=조용운 기자] 김상우(42) 감독의 일침이 우리카드를 눈뜨게 했다. 따끔한 한번의 질책이 김상우 감독의 리더십을 잘 대변한다.
V리그 꼴찌 우리카드가 컵대회 정상에 올랐다. 우리카드는 지난 19일 막을 내린 2015 청주·KOVO컵 프로배구대회 남자부 결승전에서 OK저축은행을 따돌리고 창단 첫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상당한 반등을 이뤄냈다. 우리카드는 지난 시즌 V리그서 3승 33패의 저조한 성적을 기록하며 최하위에 머물렀다. 선수들은 패배의식에 잠겼고 이렇다할 투지를 보여주지 못했다. 시즌 도중에 실시한 감독 교체 강수도 통하지 않았다.
그랬던 우리카드가 불과 몇 개월 만에 달라졌다. V리그와 별반 달라진 것 없이 출발하던 컵대회였지만 김상우 감독이 꺼낸 자극 한번에 팀의 분위기가 바뀌었다.
우리카드의 컵대회 출발은 조별리그 1,2차전을 무기력하게 패하면서 좋지 않게 흘러갔다. 그때 김상우 감독이 공개적으로 세터 김광국을 질타했다.
김 감독은 지난 14일 현대캐피탈에 패한 뒤 "제대로 되는 것이 없다. 우리의 현실이고 현주소"라며 "특히 김광국은 프로팀 세터라고 할 수 없다. 국가대표에 차출될 것 같은데 어폐가 있는 것 같다"고 솔직한 심경을 표했다.
부진한 선수를 자극할 방법이라기엔 다소 도가 지나친 느낌이었다. 자칫 선수가 무너지거나 항명을 할 수도 있는 위험한 발언이라 우려가 있었다.
하지만 김상우 감독의 일침에 김광국은 물론 우리카드 선수 전부가 눈을 떴다. 김광국은 보란듯이 3차전부터 맹활약했고 준결승과 결승에서 신들린 듯한 토스를 보여주며 우리카드의 공격을 이끌었다.
김 감독도 OK저축은행을 꺾은 뒤 "김광국이 정말 잘해줬다. 꼭 각성한 것 같다"며 "그 발언을 한 뒤 마음속으로 미안함이 있었다. 하지만 김광국은 지금보다 충분히 잘할 수 있고 중요한 선수라 말을 해야 했다"고 설명했다.
김상우 감독의 직설화법은 이뿐만 아니다. KOVO컵 내내 우리카드의 공격을 책임진 최홍석은 "감독님 스타일이 따끔하게 질책을 하며 선수들의 의지를 이끌어내신다"면서 "나도 라이트 공격수로 뛰는 것에 대한 걱정이 많았다. 감독님이 '네 마음대로 하고 네가 책임져라. 감독인 내가 믿는데 왜 겁을 내느냐'고 말씀하셨다. 전폭적으로 믿어주시니 보답을 해야겠다는 생각뿐이었다"고 전했다.
김상우 감독의 리더십이 통하는 이유는 선수들을 믿기 때문이다. 김 감독은 "선수들이 하려는 의지가 상당하다. 무엇을 시키면 토를 달지 않는다"며 "우리 선수들이 정말 잘해줘서 놀랐다. 정말 열심히 할 준비가 된 것 같다. 자신감도 분명히 생겼다"고 성과를 밝혔다.
puyol@xportsnews.com / 사진 = 엑스포츠뉴스DB
조용운 기자 puyol@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