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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 엑스파일] 유먼 메달, 한화에 미치는 작고도 큰 효과

기사입력 2015.07.13 06:55 / 기사수정 2015.07.13 04:28



[엑스포츠뉴스=조은혜 기자] 한화 이글스가 승리하는 날이면, 경기가 종료 돼도 또 하나의 볼 거리가 더 있다. 바로 '유먼 메달'.

한화는 팀이 승리한 날에는 선수들 자체적으로 투수와 야수 수훈 선수를 선정해 메달을 건다. 유먼의 아이디어로 만들어진 이 메달은 '유먼 메달'로 불리며 올시즌 한화의 경기에 색다른 재미를 주고 있다.

▲ '경기를 즐기자' 유먼 메달의 시작

유먼 메달이 공식적으로 첫 선을 보인 것은 5월 28일 KIA전. 그 전 유먼은 통역과 함께 경기장 근처 메달을 제작 하는 곳을 찾아 사비로 메달을 주문 제작했다. 제작 업체 측에서 한화의 이미지로 크기와 디자인 등을 제안해줬고 지금의 유먼 메달이 탄생했다.

유먼에게 메달을 만든 계기를 묻자 "팀이 스프링캠프부터 힘든 일정을 소화하고, 시즌에 들어서도 박빙의 경기가 많아 선수들에게 알게 모르게 스트레스가 있었다"면서 "선수들이 즐기면서 경기를 할 수 있도록 재미를 주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유먼은 원래는 챔피언 벨트를 생각했으나 생각보다 값이 나가 두번째 안이었던 메달을 제작했다고 덧붙였다.

▲ 남자네 남자!

메달에는 그라운드와 야구공 이미지, 한화의 엠블럼과 함께 '남자네 남자!'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다. 이 '남자네 남자'라는 말은 유먼이 2012년 롯데에 있을 시절 처음 배운 말이다. 당시 유먼은 '산체스'라는 별명으로 불리던 김성호에게 'You are the man'이라는 말을 자주 했었고, 이 말을 한국말로 어떻게 표현하는 지 물으면서 알게 됐다.

유먼은 "롯데에 있을 때는 그렇게 많이 쓰지 않았는데 한화에서 김경언과 라커룸에서 이 말을 자주 주고 받았고, 다른 선수들도 따라하면서 팀 내에서 자주 쓰여 메달에 넣게 됐다"고 전했다.



유먼 메달에 대한 선수들의 첫 반응은 어땠을까. 유먼은 "원정 SK전에서 웜업 전 미팅 때 이야기를 했는데, 처음에는 선수들이 왜 이렇게 해야하는 지 이해를 잘 못했다"고 돌아봤다. 하지만 "처음에는 부끄러워하던 선수들도 서서히 적응을 해 이제는 당당하게 목에 걸고 인터뷰를 하기도 한다. 메달을 걸기 위한 경쟁 의식도 생겼다"는 것이 유먼의 설명이었다.


메달은 지난 경기에서 받았던 선수가 가지고 있다가 그날 경기 수훈 선수에게 직접 걸어준다. 선정은 상황에 따라 다른데 거의 가지고 있던 선수가 정하고, 결정이 어려울 경우에는 투수는 투수끼리, 야수는 야수끼리 상의해서 정한다. 유먼은 "요즘 내가 제작자라는 이유로 야수 수훈 선수 선정에 너무 관여하는 것 같아서 한 발 물러나 야수들끼리 고르게 하고 있다"면서 "최근에는 잘하는 선수들이 많아 두 명씩 걸게 하고 싶다"고 웃었다.

▲ 최다 수상의 영예

13일 현재 유먼 메달을 가장 많이 건 사람은 바로 김태균이다. 김태균은 11일 잠실 LG전에서 선제 홈런포에 결승타까지 때려내 팀의 승리를 견인하면서 시즌 다섯번째로 유먼 메달을 목에 걸었다. 투수 중에서는 미치 탈보트와 박정진이 네 번으로 가장 많고, 유먼도 11일 호투 후 윤규진에게 메달을 건네 받아 1위로 올라섰다.



유먼 메달을 통해 선수들의 활약을 엿볼 수 있는 것도 하나의 장점이다. 유먼에게 "시즌이 끝나고 가장 메달을 많이 건 선수에 대한 보상은 없나"라고 묻자 "플레이오프에 올라가면 생각해보고 싶다"고 전했다. 유먼은 시즌이 끝나면 야수 메달에 야수 사인을, 투수 메달에 투수 사인을 해서 경매에 부쳐 그 금액을 기부하고 싶다는 의견을 밝혔다.

▲ 유먼 메달이 몰고 온 긍정적 바람

단순히 메달을 주고 받는 것일 수 있지만, 분명 유먼 메달은 선수단 분위기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었다. 유먼 메달의 첫번째 주인공이었던 정근우는 "유먼 메달을 목에 걸면 그날 히어로가 된 듯한 느낌을 더 받아서 좋다. 별 거 아니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의미가 있다"면서 "유먼이 특별 주문한 이 메달이 팀에 좋은 영향을 주고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훈훈한 사례도 있다. SK전에서 시즌 첫 홈런을 때려내고 유먼 메달을 받았던 장운호는 "사실 그 때 받는 게 아니었는데 김태균 선배님이 주셨다"고 밝혔다. 당시 김태균은 솔로 홈런 포함 5타수 4안타 맹타를 휘둘렀지만 장운호에게 메달을 양보했다. 김태균은 메달을 주는 것 만으로 후배에게 특별한 기분을 선사했다.

몇 번 유먼 메달에 대한 기사가 나가고 나서, 유먼이 메달 제작비를 바가지 쓴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가 있었다. 물론 적정 가격을 주고 만든 메달이었지만 이 이야기를 들은 유먼은 "팀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기 위해 메달을 만들었다. 그리고 그 효과는 충분히 나고 있다"면서 "지금의 좋은 분위기처럼 팀에 좋은 영향을 끼친다면 내가 바가지를 쓴 것이라도 상관이 없다"고 힘줘 말했다.

조은혜 기자 eunhwe@xportsnews.com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조은혜 기자 eunhw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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