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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 엑스파일] K리그의 셀링리그화,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기사입력 2015.07.10 15:39 / 기사수정 2015.07.10 15:39

조용운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용운 기자] 지난 이틀 K리그는 주변 아시아 국가의 커진 축구시장을 피부로 느꼈다. K리그를 대표하는 두 명문 구단의 핵심 선수가 중국 2부리그와 일본 최하위 팀으로 가는 모습은 조금 충격을 안겼다.

지난 8일 수원 삼성의 정대세가 J리그 시미즈 에스펄스행을 발표한 뒤 하루 뒤인 9일에는 전북 현대의 에두가 입단 반년 만에 중국 2부리그 소속의 허베이 종지로 이적했다. 

수원과 전북 모두 일본과 중국팀에 맞설 재정이 부족했다. J리그 꼴찌 시미즈는 정대세에게 3년6개월의 계약기간과 수원에서 받는 연봉의 2배(약 6억 원 추정)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30대에 접어든 정대세로선 장기계약과 높은 연봉을 마다하기 쉽지 않았다.

에두의 경우는 더욱 놀랍다. 올해 전북에서 K리그 최고 대우인 17억 원의 연봉을 받던 에두였지만 허베이에서 3배 인상된 금액을 제안했다. 총액만 100억 원이 넘는 대형계약으로 소식을 들은 전북은 허탈하게 웃을 수밖에 없었다. 

아시아 축구 시장에서 돈을 퍼붓는 움직임이 갈수록 빨라지고 있다. 5~6년 전 우즈베키스탄의 분요드코르가 대통령의 딸이자 억만장자인 굴나라 카리모바 구단주를 앞세워 슈퍼클럽으로 성공할 때만 해도 크게 신경쓰지 않았다. 

하지만 어느새 중동을 거쳐 중국까지 돈으로 축구를 하는 시대가 됐다. 달라진 점은 과거 이름값에 의존하며 연령이 많은 해외 스타들에게 주로 돈을 썼다면 최근에는 아시아 무대에서 검증된 선수에게 필요한 금액을 베팅하는 추세다. 

그러다 보니 K리그 스타들의 이탈은 더욱 빨라지고 있다. 2013년부터 데얀과 하대성(이상 베이징 궈안), 이근호(엘 자이시), 박종우(광저우 부리), 정인환(허난 젠예), 이명주(알 아인) 등 각팀의 핵심 자원은 모두 K리그를 떠나고 있다. 셀링리그에 대한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연봉공개 시점과 맞물려 이탈 현상이 더욱 빨라졌다. 연봉공개를 통해 K리그 구단들이 몸집 줄이기에 나섰고 드러난 몸값은 흡사 정찰제의 역할을 한다는 해석이다. 현장의 구단 관계자도 "타리그 팀이 먼저 선수와 연봉으로 입을 맞춘다. 뒤늦게 잡기엔 어려움이 많다"며 하소연을 한다. 



물론 다른 목소리도 있다. 지난해 성남FC 사장을 역임했던 신문선 명지대 교수는 "독일과 일본도 과거 구단들의 적자폭이 커지자 리그에서 통제를 한 바 있다. 통제가 무조건 나쁜 것은 아니다. 리그를 어떤 관점에서 보느냐 차이에 따라 해석이 달라질 수 있다"며 이번 에두 이적도 연봉공개를 하지 않았다 한들 100억 원 규모를 맞춰줄 국내 구단은 없다고 전했다.


신 교수는 "에두 이적은 조금 성격이 다르다. 이 정도 금액이라면 축구를 경영 수지 차원에서 바라봐야 한다. 핫한 중국 시장에 선수를 뺏겼다고 생각하기보다 이 안에서 순기능을 찾아야 한다"면서 "주축이 나갔으니 또 다른 선수에게 기회를 줘야 하고 장기적으로 유소년에 투자해 기틀을 마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선수 이탈이 하루이틀의 문제가 아니고 K리그 구단들이 자생하기란 쉽지 않은 만큼 셀링리그의 분위기가 자의적으로 바뀌지 않을 것이란 예상이 지배적이다.

장지현 SBS 해설위원은 "현실적으로 중동과 중국 자본에 끌려갈 수밖에 없다. 특히 지금은 이탈의 속도가 수급보다 빨라 더욱 어려운 상황"이라며 "기회로 바라보고 내실을 다져야 한다. 당장은 실속있는 외국인 선수로 돌파구를 찾는 것이 빠르다. 그 선수를 잘 키워 제 값에 팔고 이후 재정적으로 안정을 찾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장 위원은 "유럽에서도 포르투갈과 네덜란드가 이런 방식을 취한다. 특히 포르투갈이 외국인 선수 위주의 셀링리그로 유명하다. 현재 중국의 투자 흐름 속에 K리그가 실속을 챙길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조용운 기자 puyol@xportsnews.com 

[사진 ⓒ 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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