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7 2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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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계상 "'소수의견', 내겐 영광으로 남을 작품" (인터뷰)

기사입력 2015.07.07 20:30 / 기사수정 2015.07.07 20:30



[엑스포츠뉴스=김유진 기자] 영화는 2년의 기다림 끝에 드디어 빛을 봤고, 그 중심에 있는 배우 윤계상 역시 한 뼘 성장했다. 윤계상이 영화 '소수의견'(감독 김성제)을 통해 대중에게 다시 한 번 자신의 존재감을 각인시키는 데 성공했다.

지난달 24일 개봉한 '소수의견'은 열여섯 철거민 소년과 스무 살 의경, 두 젊은이의 법이 외면한 죽음을 둘러싼 청구액 100원짜리 국가배상청구소송의 법정 공방을 그린 작품이다. 개봉 이후 관객들의 입소문을 타고 조용한 돌풍을 이어가는 중이다.

극 중에서 윤계상은 아무 것도 가진 것 없는 피고의 편에 서서 끝까지 진실을 지키고자 하는 국선 출신 마이너 변호사 윤진원으로 분했다.

촬영을 마친 것은 지난 2013년. 영화는 중간 배급사가 바뀌는 등 우여곡절을 겪었다. 출연 배우로서는 개봉을 앞두고 진행되는 제작보고회나 언론시사회, 인터뷰 등에서 2년 전 기억을 떠올려 당시의 에피소드와 느꼈던 감정들을 설명해야 하는 것이 어려울 법도 하다.

하지만 윤계상은 시종일관 유쾌하고 자신감 있는 모습으로 긍정적인 태도를 내보였다. "시기상의 문제라고 생각했다. '더 좋은 타이밍에 개봉하겠거니' 했던 것 같다. 가편집본을 봤었는데, 그 때도 완성도가 높았기에 '당연히 (개봉)하겠구나' 했었다"고 작품이 세상에 나오기까지 생각했던 것들에 대해 얘기를 풀어놓았다.

'배우'라는 옷을 입은 뒤 윤계상은 다양한 필모그래피를 쌓아왔다. 영화 데뷔작인 '발레교습소'(2004)를 통해 청춘의 모습을 그려낸 적도 있었지만 '집행자'(2009), '풍산개'(2011) 등 강렬한 이미지의 작품 출연으로 대중에게 다소 무거운 느낌으로 비춰졌던 것도 사실이다.

'소수의견'이 그 연장선상으로 보일 수도 있다는 이야기에 그는 "모두 거부할 이유가 없는 작품이었다. 구도가 잘 잡혀 있고, 그 안에 녹아있는 메시지가 희한하게 끌렸다"며 "어떤 메시지를 전달한다고 해서 '모두가 슬퍼합시다' 이것은 아니지 않나. '이런 사건이 있으니, 어떻게 하시겠습니까'라는 제안인 것이다"라며 나름대로의 소신을 밝혔다.

극 속의 그는 권력과는 멀지만, 약자의 편에 서 인간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외모에서 풍기는 느낌부터 캐릭터에 완벽히 녹아든 모습을 보이기 위해 외적인 콘셉트까지 치열하게 고민했다는 윤계상은 "두려웠다면 출연하지 않았을 것이다. 배우로서 작품에 누가 되지 않게, 잘 전달하고 싶었던 것 뿐이었다"라고 남달랐던 작품의 의미를 설명했다.

작품 안에서 함께 호흡한 유해진, 이경영, 김의성 등 선배 배우들에게서도 많은 것을 느낀 것은 물론이다. 그는 "선배들의 몇 십 년의 노하우를 바로 옆에서 볼 수 있는 것 아닌가. 돈 내고도 못 하는 경험이니까 정신 바짝 차리고 보려고 했다"며 두 눈을 크게 떠 웃음을 안겼다.

특히 기억에 남은 것은 유해진의 조언. 윤계상은 "유해진 형이 '현장에서 두려워하지 말고 할 수 있는 시도는 다 해봐라. 현장에서 창피한 것은 괜찮다'라고 말해주셨다. 생각해보니 내가 '좋은 배우가 되겠습니다'라고 뱉어놓은 말들도 있더라. 이왕 여기까지 한 거, 끝까지 해봐야 하지 않겠나"라며 끊임없이 마음을 다잡을 수 있게 된 계기를 전했다.


그리고 '실제 자신의 이런 모습이 극 중 윤진원과도 닮은 것 같다'며 "내 연기를 불편하게 생각하시는 분들도 분명 있을 것이다. 모든 사람을 만족시키는 건 불가능한데, 언젠가 그들이 인정하는 날이 올 테니 그 때를 생각하면서 지금 약간 불편하고 힘 빠져도 밀고 가자는 생각이다"라고 이야기를 이었다.



이야기를 하는 내내 한층 여유로워지고 편안한 모습이 두드러졌다. 윤계상은 "예민한 일들에 대한 이해의 폭이 넓어졌다"며 이제야 철이 든 것 같다고 웃어 보였다.

이는 연기를 대하는 그의 태도에도 고스란히 투영됐다. "배우로서도 훨씬 여유가 생겼다. 이전에는 너무 서둘러서 가려고 했었는데, 지금은 끊임없이 노력하는 것은 물론이고 천천히 다듬어가면서, 기회가 왔을 때 그 옷을 잘 입고 싶다. 다만 한 가지, 똑같은 캐릭터는 하고 싶지 않다"며 작품을 대하는 자신의 생각을 강조했다.

윤계상은 "영화가 오래 살아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함께 전했다. "사실 요즘 대중이 너무 지쳐있는 것 같아 이렇게 조금 무겁게 느껴질 수 있는 작품을 보고 싶어하는지 잘 모르겠다. 영화를 보면 이야기 전체의 내용은 거짓말이지만 정말 2년 전 찍은 이야기인데도 아직 현실감이 느껴지지 않나. 그런 부분을 공감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당부를 남기는 것도 잊지 않았다.

'소수의견'을 향한 윤계상의 자부심은 대단했다. 그는 "흥행여부를 떠나 영화 역사에 남을 것 같다"고 자신 있게 설명했다. "'소수의견'이라는 작품이 내 필모그래피에 남았다는 게 정말 영광이다. 정말 잘 만들어진, 부끄럽지 않은 작품이라 자신한다. 그만큼 자부심도 대단하다"며 눈을 반짝인 그에게서 조금의 거짓도 없는 진실함이 느껴진다.

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

[사진 = 윤계상 ⓒ 엑스포츠뉴스 권태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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