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전주, 조용운 기자] "전남에 30년 동안 못 이겨본 것도 아니고…."
전북 현대 최강희(56) 감독은 전남 드래곤즈를 맞아 '설욕'을 입에 올리는 분위기를 두고 대수롭지 않다는 듯 웃어보였다. 그러나 경기 시작과 함께 최강희 감독의 얼굴은 굳어졌다.
최강희 감독이 이끈 전북은 28일 홈구장인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전남과의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5 18라운드에서 2-2로 간신히 무승부를 일궈냈다.
지난 4월 신기록 행진을 이어나가던 연속 경기 무패 행진이 전남에 가로막히더니 최강희 감독의 통산 200승 달성을 기념하려던 이번 경기마저도 무승부로 아쉬움을 삼켰다.
K리그 클래식에 적수를 찾아볼 수 없는 절대 1강 전북이 마침내 천적을 만났다. 전북은 지난해 8월 한껏 상승세를 타며 우승을 향해 내달릴 때 전남에 발목이 잡혔다.
이때만 해도 크게 신경쓰지 않았다. 한 번의 막힘이 도움됐는지 이후 전북은 올해까지 22경기 연속으로 패배 없이 내달렸다. 지난 4월 아쉽게 무패 행진이 깨졌을 때도 아시아챔피언스리그 후유증에 더 주목했다.
최강희 감독은 전남에 대해 크게 개의치 않았지만 "홈경기이기도 하고 첫 패배를 당하기도 했으니 이번에는 이겨야 한다"는 말로 승리를 다짐했다.
기대는 빠르게 꺾였다. 경기 시작 20분 만에 2골을 허용한 뒤 최 감독은 테크니컬 지역을 벗어나지 않고 서서 지휘하는 등 다급한 모습이 역력했다.
특히 이날은 최강희 감독에게 뜻깊은 경기였다. 지난 2005년 전북의 지휘봉을 처음 잡은 뒤 10년의 역사 만에 200승을 달성할 수 있던 날이었다. 경기 전까지 통산 199승을 올린 최강희 감독으로선 전남에 설욕하고 200승까지 완성할 좋은 기회였다.
출발이 좋지 못하면서 최강희 감독과 전북은 쉽지 않은 경기를 펼쳐야 했다. 그래도 1강 전북의 저력은 대단했다. 후반 들어 에닝요와 장윤호 등 공격자원을 모두 투입하며 맹공을 펼쳤고 32분과 34분 2분 사이에 이재성과 장윤호가 연속골을 터뜨리면서 패배 위기서 벗어났다.
그러나 전북은 기록을 앞에 두고 또 다시 전남에 진땀을 흘리면서 전라도 라이벌과 팽팽한 힘싸움을 이어나가게 됐다.
조용운 기자 puyol@xportsnews.com
[사진 ⓒ 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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