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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선택받은 자와 선택받지 못한 자의 갈림길에서

기사입력 2007.11.16 03:10 / 기사수정 2007.11.16 03:10

편집부 기자

[엑스포츠뉴스=양승범 기자] 2007년 11월 15일은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열린 날이다. '수능'은 수험생들이 1년 동안 쌓아온 노력을 '시험'이란 형태로 평가받는 일종의 통과 의례. 이 관문을 넘어서야 비로소 '대학'이란 큰 무대를 경험할 수 있다.

수학능력시험이 진행되고 있던 시간인 오전 10시 30분, 서울 홍은동의 그랜드힐튼 호텔에서는 또 다른 '수능'이 진행되고 있었다. 2008년 K리그 무대 입성을 노리는 신인들이라면 꼭 거쳐야 하는 'K리그 드래프트'가 바로 그것.

드래프트가 진행된 그랜드힐튼 호텔의 수많은 사람의 시선은 단 한 곳, 드래프트가 진행되는 스크린을 향해 고정되어 있었다. K리그 구단의 관계자들 역시 지명 순서를 잘못 뽑아 혹여 점찍어 두었던 선수를 뺏길까 신경을 곤두세웠겠지만, 그 누구보다 초조했던 것은 드래프트의 응시한 선수의 부모님과 본인일 것이다.

오전 10시 30분. 시작하기에 앞서 간단한 인사말과 주의사항이 공지된 후 각 구단의 추첨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드래프트가 시작되었다. 1라운드의 1순위 구단과 13순위 구단의 순서가 정해지고, 각 팀이 지명 선수를 호명하기 시작했다. 장내 분위기는 점차 긴박감과 초조함으로 뒤덮이고 있었다.

드래프트에 지명된 선수를 확인하고 결과를 정리하던 기자 옆에 드래프트에 지원한 한 선수의 부모님이 자리하고 있었다. 1라운드 지명이 모두 끝나고, 해당 선수가 지명되지 못하자 못내 실망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이 안쓰러워 "아직 지명이 많이 남았으니 걱정하지 마시라"고 위로를 건네 보았지만 그 순간 초조한 마음은 당사자만이 이해할 수 있을 것이리라.

그리고 찾아온 2라운드. 

그러나 그 초조함은 오래가지 않았다. 이내 자식의 이름이 호명되고 스크린에 이름 세 글자가 떳기 때문.  자식이 원하던 대로 됐다며 연방 즐거움을 감추지 못하는 것을 보며 기자는 '선택한 자의 기쁨'이 이런 것이구나라고 느낄 수 있었고, 공교롭게도 수능일과 겹쳐 가슴이 찡하게 울려오기도 했다.

그러나 3라운드부터 각 구단이 지명 포기를 하는 횟수가 늘어나고, 결국 지원자 291명 중 91명만이 구단의 지명을 받으면서 많은 지원자가 '선택받지 못하는' 운명에 처하게 되었다. 물론 프로는 실력이 자신의 존재 가치를 증명하고, 경쟁에서 뒤처지면 자연히 뒤로 밀려야 한다고 하지만, 가슴 한 편에서 밀려오는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었다.

선택받은 자의 기쁨과 선택받지 못한 자의 진한 아쉬움을 남기며, 2008 K리그 신인선수 드래프트는 이렇게 막을 내렸다.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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