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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스페인] 12년 토해낸 투혼, 박은선의 월드컵 끝나지 않았다

기사입력 2015.06.18 09:52 / 기사수정 2015.06.18 10:00

조용운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용운 기자] 12년을 기다린 무대. 박은선(29,로시얀카)은 움직일 수 없을 때까지 뛰었다. 비록 풀타임은 아니었지만 60분 동안 박은선은 좋지 않은 발목과 함께 고대하던 월드컵 무대를 밟았다. 

박은선은 18일(한국시간) 캐나다 오타와의 랜스다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5 캐나다여자월드컵 스페인과의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선발 출전했다. 

반드시 이겨야만 16강에 오를 수 있는 절박한 상황에서 그동안 발목 부상으로 결장했던 박은선이 출격했다. 지소연(첼시레이디스)과 함께 최전방을 구축한 박은선은 우수한 신체조건을 앞세워 공중볼을 따내거나 밑으로 내려와 볼을 주고받는 등 최전방 공격수로 할 수 있는 모든 움직임을 보여줬다. 

비록 '박라탄'이라 불리는 호쾌한 슈팅과 결정력은 나오지 않았다. 발목 부상이 큰지 전반이 끝나기 전부터 박은선은 다리를 절었고 후반에는 좀처럼 움직이지 못했다. 결국 박은선은 후반 15분 유영아(현대제철)와 교체되며 자신의 두 번째 월드컵을 소화했다.

박은선에게 이번 월드컵이 갖는 의미는 상당했다. 17살 여고생이던 지난 2003년 아무것도 모를 나이에 미국월드컵을 경험했다. 당시 여자축구 천재로 불리던 박은선은 3경기 모두 출전했지만 세계의 높은 벽만 실감했다. 

이후 박은선의 축구 시계는 혼란스러웠다. 스스로 방황의 시간이 길었고 주변의 시기로 성별논란까지 감당해야 하는 좌절의 시기가 계속됐다. 

그럼에도 박은선은 다시 축구화를 신었고 지난해 월드컵 예선으로 치러진 아시안컵에서 6골로 득점왕에 오르며 월드컵의 꿈을 다시 꿨다. 여러 감정이 뒤섞인 이번 월드컵에서 박은선은 단 한 경기만 뛰었다. 그마저도 풀타임을 뛰지 못했다. 하지만 박은선은 움직이지 못할 때까지 뛰었다. 

다행히 박은선의 월드컵 시계는 멈추지 않는다. 한국은 1-1로 진행되던 후반 33분 김수연(KSPO)의 크로스가 그대로 스페인의 골문 안으로 빨려들어가면서 기적 같은 역전승을 거뒀다. 

승점4를 기록한 대표팀은 탈락 위기에서 단숨에 조 2위로 뛰어올랐고 한국 여자축구 사상 첫 월드컵 승리와 16강 진출의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아내며 월드컵 행보를 이어갔다.

조용운 기자 puyol@xportsnews.com 


[사진 ⓒ 대한축구협회 제공]

조용운 기자 puyol@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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