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7.09.03 21:12 / 기사수정 2007.09.03 21:12
[엑스포츠뉴스=이소희 기자] '온게임넷과 한동욱'의 진실 혹은 거짓
신한은행 스타리그 시즌1에서 우승을 차지했던 '아티스트 테란' 한동욱. 현재 온게임넷 소속인 그가 한 주간지를 통해 그간의 고충을 밝혔다. 이를 두고 현재 e스포츠와 관련된 대부분의 커뮤니티에서는 논란이 일고 있는 상태다. 과연 사건의 전말은 무엇일까?
# 사건발달
지난 8월 31일, 12시경 국내 최초 게임 전문 잡지인 'esFORCE 104호'의 주요 부문이 인터넷에 공개됐다. 무난히 글을 읽어가던 팬들의 눈에 띈 것은 "한동욱의 마지막 선택, 공군 입대 희망" 한동욱 "떠나고 싶다", 온게임넷 "이적-웨이버 공시 못 해준다" 라는 글귀.
▲ esFORCE 홈페이지에 올라온 104호 프리뷰 한동욱 관련기사
그 두 줄을 시작으로 각종 커뮤니티에서는 순식간에 100여 건이 넘는 글들이 올라오기 시작했고, 팬들의 투쟁이 시작되었다. 기사가 올라온 매체와 온게임넷 스파키즈의 홈페이지에 팬들은 한동욱을 옹호하는 글과 꼬리를 올리면서 화제의 심각성을 알렸다.
그러나 온게임넷은 악성글이 올라오자 팬들이 접근하지 못하도록 홈페이지를 닫아버리면서 사건의 심각성을 외면했다. 또한, 언론매체에서도 사건의 심각성을 우려한 나머지 사건을 크게 기사화하지 않으면서 팬들의 소리를 외면했다.
▲ 접속되지 않는 온게임넷 스파키즈팀 공식 홈페이지
# 용기있는 보도 & 소극적인 언론
단 하루 만에 팬들의 시선을 잡아끌며 이슈화되게 된 것에는 esFORCE의 영향이 컸다. 한 선수의 안타까운 상황을 외면하지 못하고 기사화하면서 팬들에게 널리 알린 것이다.
그러나 단지 그것뿐이었다. e스포츠를 다루는 언론매체들은 방송사 더비에 집중, 기사를 업데이트 했고 팬들은 그 모습을 지켜보면서 분통을 터뜨렸다.
물론 기사가 업데이트 된 것은 고작 당일 새벽이었기 때문에 기자가 적은 편인 게임 분야라 파악이 늦었을 수도 있고, 또한 잘못 건드렸을 경우 역효과를 우려해 관전할 수밖에 없었을 수도 있다.
그러나 팬들은 언론의 그러한 대처에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자신들이 직접 나서 기사원문을 각종 e스포츠 커뮤니티에 글을 올려 사건의 전말을 알렸다.
# 기사에 알려진 한동욱의 상황
지난 5월, 내부 불화로 인해 한동욱이 숙소를 나와 생활하기 시작했다. 더군다나 프로리그 로스터에 이름이 당당히 올라와 있음에도 근 2달간 엔트리에 포함이 되지 않자 팬들에게서 소문이 난무하기 시작했다. 커뮤니티에서는 각종 소문이 난무했고, 이에 온게임넷이 한동욱과 이명근 감독, 온게임넷 사무국 3자 인터뷰를 열었고, 한동욱은 "불화가 있었고 이적을 원한다", 온게임넷측은 "불화가 해결되었으며 이적을 추진중이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적은 쉽게 이뤄지지 않았고, 결국 한동욱이 지난 8월 9일 이적 요청을 철회하고 숙소 복귀선언을 했다. 사무국 역시 동의한 상태였으나, 지난 10일 이명근 감독이 진행중인 트레이드가 있다며 연습생을 붙여줄 테니 집에서 연습하라는 지시를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온게임넷 소속인 한동욱이 팀에 돌아가지 못한다는 사실은 아이러니한 상황이었다. 이에 한동욱은 사무국에 숙소 합류 의지와 함께 이명근 감독이 합류를 저지시킨 사실을 알렸다. 그러나 사무국은 감독과 해결하라며 방관했고, 한동욱은 제대로 된 연습을 하지 못한 채 20일 '스타챌린지 2007' 시즌2 예선에서 0-2로 패배하고 말았다.
특히 경기 당일 올라왔던 한 매체의 사진에서 한동욱이 팀복이 아닌 사복을 입고 있다는 사실로도 사건의 심각성을 알 수 있었다.
결국, 한동욱은 결국 복귀 의사를 접고, 22일 아버지와 함께 온게임넷을 찾아간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온게임넷은 이적과 웨이버 공시 모두 해줄 수 없다는 의견을 피력하면서 갈등의 골이 깊어졌다. 최종적으로 한동욱이 선택할 수 있는 것은 임의탈퇴와 공군입대.
임의탈퇴는 은퇴한 선수나 다름없는 대우를 받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선수생활을 하고 싶다면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은 공군 입대의 길뿐이다. 그러나 아직 계약기간이 남아있는 이상은 공군 입대 전후에는 온게임넷 소속을 유지해야 하는 실정이다.
양대 리그마저도 모두 떨어진 상황에서 한동욱이 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는 전혀 없는 상황. 결국, 한동욱은 자신의 미니홈피에 "힘들어도 열심히 살겠다"라는 내용의 일기를 남기면서 답답한 심정을 토로했다.
▲ 불안한 미래와 답답한 심정을 흘려보내기 위해 한동욱이 쓴 일기
# 사례비교 - 박성준-한승엽 vs 한동욱
프로리그가 한창 진행중이던 5월경, 두 선수의 이적 사건이 있었다. MBC게임에서 SK텔레콤으로 이적을 결정한 박성준과, STX에서 한빛으로 옮겨간 한승엽이 그 예.
박성준은 연봉 문제로 인해 팀과 협상이 결렬되었고, 이례적이지만 본인의 요청을 받아들여 MBC게임이 박성준을 웨이버 공시로 내놓았다. 이에 SK텔레콤이 이적료를 지불하며 사건이 마무리되었다.
▲ 지난 5월, 웨이버 공시를 통해 SK텔레콤 T1으로 이적한 박성준
한승엽은 큰 사건이 없었던 박성준과는 조금 달랐다. STX 내부 불화 문제로 인해 팀 이적을 결정한 한승엽은 이곳저곳에서 이적 신청을 거절당해 선수생명이 끝나나 싶었지만 한빛으로 이적해 좋은 결과를 낳았다.
그래도 이 두 선수는 감독의 의리가 존재했다. 같은 팀에서 동고동락하며 팀을 만들어낸 선수들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를 지켜주고 타 팀에 보냈기 때문이다. 그 덕에 좋은 결과를 얻고, 팬들 역시도 그 결과에 만족해하며 사태를 마무리 지었다.
그러나, 한동욱은 현재 완전한 외톨이다. 어떤 불화가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간 동고동락해왔던 팀원들과 감독이 모두 한동욱을 외면하고, 등을 돌린 것처럼 비치고 있다. 팀 내의 유일한 우승자이고, 또한 팀 창단의 주역이었던 한동욱을 온게임넷은 놓아주지도 않고, 잡아주지도 않고 있다.
# 온게임넷은 밝혀야 한다
은폐한다고 사실이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엇된 추측이 진실이 되고, 별것 아닌 것이 더 부풀려질 수도 있다. 그 사실을 알기에 한동욱은 자신이 받을 불이익을 감소하고 자신이 처한 상황과 입장을 표명했다.
민감한 사항인 사실은 알지만, 이런 사실이 묻혀버리게만 된다면 용기 있던 보도는 단지 휴지조각에 지나지 않게 된다. 또한, 팬들에게 있어서도 실망감을 가득 안겨주고 선수는 상처를, 소속팀은 오명을 안게 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엔 온게임넷과 이명근 감독이 해명할 차례다. 사무국은 어째서 이명근 감독과 한동욱의 일을 방관했고 해결책을 제시하지 않았는지를 밝혀야 할 것이다. 중재자의 입장에서 감독과 선수를 다독여야 할 프런트가 선수를 외면했다는 사실은 비난을 면치 못하겠지만, 방관하는 것보다는 오히려 사실을 밝히는 편이 낫지 않을까 싶다.
또한, 이명근 감독은 복귀 의사가 있던 한동욱을 받아들이지 않았는지 해명해야 할 것이다. 더불어 CJ나 르까프, STX 측과의 의견 결렬에 대한 사항도 밝혀야 할 것이다.
팬들이 요구하는 건 '이유'다. 어째서 한동욱이 모든 것을 폭로하고 자신이 받은 불이익을 공개했는지 팬들은 알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팬들은 '알권리'를 요구하며 온게임넷에 해명을 요구한다. 진실만이 등돌린 팬들의 마음을 다시 되돌릴 수 있는 최선책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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