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7.08.04 03:29 / 기사수정 2007.08.04 03:29
[엑스포츠뉴스=이우람 기자] 대한축구협회 이영무 기술위원장이 박성화 감독의 올림픽 대표팀 감독 선임 배경에 대해 밝혔다.
이 위원장은 3일 오후 기자회견을 열고 " 올림픽 대표팀 감독 후보 4~5명을 놓고 논의한 결과 박성화 감독이 가장 적합하다고 만장일치로 결정을 내렸다"며 "박성화 감독은 풍부한 경험과 인품, 덕망과 해박한 전술 및 많은 국제 경기 경험이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새로 올림픽 대표팀 사령탑으로 내정된 박성화 감독은 핌 베어벡 전 감독과의 차별성을 중앙 공격에 뒀다. 아울러 20세 이하(U-20) 청소년대표팀 선수들을 대거 기용하겠다는 계획도 나타냈다.
박 감독은 "기존 포백은 그대로 유지하겠으나 전에 측면 공격에 치중한 형태를 미드필드를 강화해 중앙 공격 많이 보이겠다"며 팀 컬러의 변화를 암시한 뒤, "지금 20세 이하 청소년대표팀 선수들은 상당히 뛰어난 기량을 가졌으며 소속 구단에서도 핵심적인 역할을 맡고 있다. 상당수를 올림픽대표팀에 발탁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한편, 17일 만에 부산 아이파크 감독직에서 물러난 박 감독은 "구단과 팬들에게 죄송스럽고 사죄드린다"고 말했다.
다음은 이영무 기술위원장과 박성화 감독 내정자와의 일문 일답이다.
- 홍명보 코치가 올림픽팀 코칭 스태프에 합류하는가?
홍명보 코치는 올림픽팀에 꼭 필요하다 개인적으로 이번 아시안컵에서 홍명보 코치가 중요한 성적을 내고 올림픽 2차 예선을 통과하는데 좋은 역할을 한 것을 높이 평가한다. 아시안컵 바레인전에서 패배 후 선수들이 낙심하고 있을 때 선수들을 격려하고 국가관, 애국심 심어주는 등 탁월한 지도력을 발휘했다. 준결승전 패배로 힘들고 지쳐있을 때도 홍명보 코치가 좋은 역할을 했다. 그러나 홍명보 코치의 합류는 박성화 감독에게 묻는 게 나을 것이다.
-현직 기술위원을 기술위원회에서 선임했다. 공정한 선임이라 할 수 있는가?
아시안컵 기간 중 박성화 감독이 부산 아이파크 감독을 맡게 돼 기술위원을 할 수 없다는 연락을 받았다.
-부산의 양해를 구했다고 했는데 누구와 협의했나?
구단에서 협조하지 않으면 할 수 없는 일이다. 구단에 연락해서 더 이상 늦출 수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전화상으로 양해를 구했으며 부산의 정몽규 회장과 이야기했다.
-3순위로 안가고 박성화 감독을 선임한 배경은?
8월 22일 올림픽 최종예선까지 시간이 부족했다. 상황이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에 팀을 이끄는데 최고의 적임자를 생각했고 결국 박성화 감독에게 재차 감독직을 맡아줄 것을 부탁했다.
- 베어벡 감독의 사퇴와 관련해서 기술위원회는 책임지지 않은가?
며칠 간 올림픽팀 감독을 선임하는데 시간을 보냈다. 나중에 생각하고 입장을 밝히겠다.
- 보름 전에 프로팀 감독으로 취임한 감독을 시간이 급하다고 올림픽팀 감독으로 선임하는 것은 K리그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그만큼 적임자가 없었나?
박성화 감독은 여러 후보자 중 적임자였다. 그리고 월드컵 다음으로 중요한 대회의 본선 진출을 위해서는 최고의 적임자를 선정할 수밖에 없었다.
- 감독 선임을 비공개로 진행한 이유는? 그리고 기술위원회에서 독자적으로 정한 것인가?
시일이 많이 걸린 것은 그만큼 기술위원회가 심사숙고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감독 선임은 기술위원회가 소신껏 정했다.
- AFC의 징계가 아니었다면 홍명보 코치가 선임되는 것이었나?
홍명보 코치는 아드보카트, 베어벡 감독 밑에서 연이어 코치를 맡았기 때문에 풍부한 경험과 지식, 카리스마 등 지도자로서 갖추어야 할 덕목을 갖췄다. 기술위원회에서는 경험적인 면을 강조하신 분도 있었지만 홍명보 코치도 충분히 어울릴만한 지도자로 평가되었다.
- 징계에 대해 기다릴 수 있지 않았을까?
AFC로부터 회신이 오려면 시간이 오래 걸린다. 최소 몇 경기 징계를 받을 수도 있으며 그럴 경우 앞으로의 경기에 지장이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만약에 홍명보 코치가 그런 징계를 받게 될 경우에는 지장이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 베어벡 감독이 계속 팀을 맡았더라도 같은 상황이 일어나지 않았겠는가?
베어벡 감독, 홍명보, 코사 코치 모두가 징계를 받았다. 베어벡 감독이 계속 있었더라도 그 부분은 난감했을 것이다.
[박성화 감독]
-전격적인 취임인데 소감은.
우선 한국축구로 봐선 상당히 어렵고 중요한 시기인데 중책을 맡게 돼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 많은 국내 지도자가 있지만 나에게 이런 중책을 맡겨준 데 대해 감사 드린다. 여러분이 바라는 것을 이루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다.
-프로팀 부산 감독이 된 지 17일 만에 올림픽 대표팀 감독이 됐다.
도덕적인 비판도 있다는 후속 질문에)당연한 일이다. 개인적으로 부산팀을 맡고 난 이후에 올림픽 팀에 문제가 생겼다. 최근 몇 차례 감독 얘기가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도의적으로도 그렇고 부산 역시 어려운 상황에서 내가 감독이 됐다. 하지만, 내가 올림픽 팀을 맡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부산 구단과 팬들에게 죄송스럽다. 백번 사죄드린다.
-개인적으로 하고 싶었나, 아니면 억지로 맡았나?
대표팀 감독은 매력적인 자리인 것이 사실이다. 청소년 대표팀 감독을 오래 해 올림픽대표팀에 늘 관심을 가졌다. 갑작스런 주위 변화 때문에 어제 결정을 내렸는데 급박한 상황에서 이뤄진 것이 더 많다고 할 수 있다.
-결정 과정에서 부산 구단 고위층에서 지시가 있었나?
그렇다고 할 수 있다. 구단과 마찰이 없었다. 당연한 순서가 아닌가. 도리 상 나는 아무 말도 못할 상황이었다. 고위층에서 언질이 있었다. 부산과의 다른 이면합의는 없었다. 나중에 부산에서 불러만 주신다면 다시 가고 싶다.
-2003년, 2005년 세계청소년선수권 성적이 좋지 않았다. 특별대우를 받았다고 생각하나?
그런 부분을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내가 특혜를 받으려 행동한 적 없다. 지도자는 언제나 사령탑에 앉기를 원한다. 특혜를 받았다는 생각을 하지 않는다. 나름대로 노력을 많이 했다. 개인적인 욕심을 채우려 한 적은 없다.
-홍명보 코치의 거취는 어떻게?
홍 코치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지금까지 대표팀 코치로 잘 활약해 왔다. 홍 코치와 통화를 했다. 어려운 시기이기 때문에 도와달라고 했다. 긍정적인 답변을 들었다. 같이하자는 뜻으로 알아들었다.
-다른 코치진들은 어떻게?
코트비와 코샤 코치 문제는 차후 생각해 봐야 한다. 홍명보와 얘기를 나눌 때 후에 같이 논의하자고 했다.
-홍 코치가 수석코치인가.
지금 상황은 그렇다. 홍 코치로부터 확답을 받았다. 그래서 이렇게 발표한다.
-수비 지향적인 축구를 한다는 지적이 많다.
개인적으로 수비축구보다는 수비조직을 강조하는 축구를 했다고 생각한다. 공격이냐, 수비냐는 팀의 전력과 비례한다. 팀을 구성하면서 팀의 조직을 위해서 수비를 강조한 측면이 있었다. 선진축구를 보면서 많은 것을 느꼈다. 수비만 강조하지는 않겠다.
-부산과의 계약은 어떻게 매듭되는가.
이렇게 됐으니까 부산에서 나와야 하지 않겠나. 내일 부산으로 가서 마무리할 것이다.
-당장 올림픽 대표팀 성적이 나쁘면 경질 위기에 놓일 것인데.
남 탓은 하지 않겠다. 결과에 대한 생각을 미리 하면 불안하고 소신이 없어진다. 결과에 대해서는 미리 생각 안 한다. 대표팀을 맡았을 때 늘 그런 부담은 있게 마련이다.
-선수구성에는 변화가 있나.
내가 올림픽 팀 감독에 선임된 이유는 나와 함께했던 청소년 대표팀 선수들이 많은 활약을 하고 있다. 이번에 청소년 대표팀(20세 이하) 선수들의 경기도 많이 봤다. 지금 20세 이하 선수들이 뛰어난 활약을 펼치고 있다. 프로팀에서 핵심적인 역할이다. 팀 연령은 낮아지더라도 지금 현재 20세 이하 선수들이 올림픽 대표팀에 많이 선발돼야 한다는 생각이다.
-올림픽 대표팀의 목표는.
올림픽 본선은 모든 경기가 부담이 있다. 국가 대표팀이 본선 조별에선 바레인전에서 패하기도 했다. 그러나 현재 전력상으론 한국 올림픽 대표팀이 우리 조에선 최상이라 느낀다.
기존 20세 이하 선수들을 합류시켜 조화를 이뤄 조직력을 강화시킬 것이다. 이들 선수들을 공격적으로 활용하는 전략을 펼쳐서 경기에 대비할 것이다. 최종예선 통과해서 본선에 진출하는 것이 1차 목표이고, 이후 목표는 그때 가서 말하겠다.
-베어벡 감독 때와 어떤 점에서 차별화할 것인가.
베어벡 감독이 포백을 사용했는데 나도 포백 사용을 선호해왔다. 기존 수비전술에 대해서는 변화가 없다. 대신 기존 올림픽 팀은 4-3-3형태를 취했는데 측면 공격에서 다양성이 떨어지고 측면에만 의존했다. 측면 수비수들을 공격에 가담시킬 생각이다. 더불어 중앙공격도 다양화시킬 것이다. 이런 시스템에 적응할 수 있는 선수들이 필요하다. 지금 20세 이하 선수들도 뛰어난 선수들이 많다.
-어떤 포메이션을 주로 쓰나.
4-4-2나 4-2-3-1형태를 많이 쓸 것이다. 청소년 대표팀을 지휘할 때 박주영을 처진 스트라이커로 많이 사용했다.
-시간부족 얘기가 나온다.
대표급 선수들은 전술 적응력이 뛰어나다. 이영표와 박지성도 스리백을 하다 네덜란드리그로 가자마자 포백에서 잘 뛰었다. 기존 수비수인 김진규와 강민수 등은 포백 적응이 뛰어나다. 조직력에선 큰 문제 없다.
-K-리그와의 협조는
소집 규정이 있다. 소집 규정을 어기면서 대표팀에 협조해 달라는 요청은 무리다. 청소년 대표팀 감독 시절 소집 때문에 어려움이 있었다. 구단이 규정 자체를 안 지켜 줘 어려웠다. 프로팀에 피해를 주는 소집은 요구할 수 없고 규정 내에서 해야 한다. 리그 경기스케줄과 중복되는 것이 없어야 한다. 프로구단과의 마찰은 최대한 줄이겠다.
-2년간 공백기가 있었다.
기술위원으로 있었다. 국내 프로경기와 외국에 나가 경기를 보면서 국제축구의 흐름을 익히며 나름대로 공부를 많이 했다. 내가 몰랐던 부분을 다른 지도자들의 활약을 바라보며 많은 걸 느꼈다.
ⓒ 엑스포츠뉴스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실시간 주요 뉴스
실시간 인기 기사
엑's 이슈
주간 인기 기사
화보
통합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