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4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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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규의 도전은 레니 감독에게도 도전이다

기사입력 2015.06.06 08:40

김형민 기자


[엑스포츠뉴스=김형민 기자] 최근 서울 이랜드FC는 자신들이 원하던 궤도에 올라 있다. 초반 무승의 부진을 뚫고 4연승을 달렸고 순위도 2위까지 끌어올리며 당초 목표했던 클래식 승격에 더욱 속도를 내고 있다.

팀이 좋아지고 있는 사이 이랜드 내에서는 눈길을 끄는 도전도 하나 있다. 바로 주민규의 도전이다. 이랜드에 온 이후 수비형 미드필더에서 공격수로 전향해 숨겨왔던 득점 본능을 깨우며 챌린지 최고의 공격수로 각광 받고 있다. 어려웠던 시절을 넘은 근성으로 펼치고 있는 그의 도전은 곧 마틴 레니 감독의 도전이기도 하다.

주민규는 지난 13라운드 해트트릭을 포함해 올 시즌 챌린지에서 11골 2도움을 기록했다. 최근에는 6경기 연속골로 물오른 감각을 과시했고 FA컵까지 합하면 12경기에서 13골을 몰아쳤다. 골마다 평범하게 넣지 않는 그는 팬들 사이에서는 지난 브라질월드컵에서 환상적인 발리 슈팅을 쐈던 하메스 르드리게스(콜롬비아)와 비교되기도 한다.

이러한 주민규의 변화를 이끈 이는 레니 감독이었다. 레니 감독은 고양 HiFC의 경기를 본 후 주민규를 영입해 그를 공격수로 바꿔놨다. 올 시즌 개막을 앞두고 "한국에 대형 공격수를 키워내고 싶다"는 뜻을 밝혔던 레니 감독의 바람이 주민규에게 투영되어 있고 주민규가 어떤 성장세를 보이느냐는 레니 감독에게도 하나의 도전이 됐다.



레니 감독은 지난 3월 팀의 미국 전지훈련이 마무리단계에 접어들 당시 한국 공격수 육성에 대한 의지를 보인 바 있다. 그는 한국 공격수들에 대해 "뛰어난 기술과 재능을 지녔음에도 골 결정력이 크게 떨어진다"면서 "현재 한국 공격수 중에 10골 이상을 넣을 수 있는 선수를 떠올려보면 이동국(전북), 김신욱(울산), 손흥민(레버쿠젠) 정도밖에 생각이 나지 않는다. 왜 이렇게 떨어지는지에 의문이 있다"면서 자신의 견해를 밝혔다.

이어 "심리적인 영향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자신감을 심어주는 것이 우선"이라면서 "대형 스트라이커 발굴에 욕심이 있다. 최소 10골 이상 넣는 한국인 스트라이커를 만들고 싶다"며 의지를 보인 바 있었다.

그리고 나서 3개월이 지난 지금 레니 감독은 주민규를 통해 자신이 생각했던 것을 이뤄나가고 있다. 주민규 역시 레니 감독이 원하는 바를 잘 알고 있고 실천에 옮기고 있다. 그는 "한국에는 포스트플레이러를 할 수 있는 선수가 이동국과 김신욱 밖에 없다고 말을 한다. 나 역시 그러한 능력을 잘 보여줄 수 있는 선수가 되고 싶다. 센터포워드 중에는 황선홍 감독님을 동경한다. 18번을 좋아했던 것도 그 이유다. 그 분의 위치까지 가지 못하더라도 플레이스타일을 닮아가고 싶다"고 말했다.

레니 감독은 주민규에 대해 지금보다 미래를 더욱 기대하고 있다. 지금의 맹활약보다 앞으로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의미도 담았다. 레니 감독은 "주민규 선수의 플레이를 봤을 때 미드필더로서 다이나믹한 모습이 없어서 스트라이커로 전향시켰다. 볼을 컨트롤하거나 존재감을 보이는 부분, 등을 지는 부분 등에서 뛰어난 선수라고 생각했고 지금 그의 활약에 만족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골수로 공격수를 평가한다면 주민규 선수는 높은 위치에 있다고 할 것이다. 주민규는 12경기에서 13골을 넣었다. 경기수보다 골수가 많은 것은 고무적이다. 두자릿수 득점을 하는 것은 공격수에게는 어려운 일"이라면서 "하지만 아직 발전해야 하는 부분이 있고 지금 보여주는 활약보다는 앞으로의 모습이 기대대로 이어진다면 분명히 좋은 선수가 될 수 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형민 기자 khm193@xportsnews.com

[사진=주민규, 마틴 레니 감독 ⓒ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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