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서울월드컵경기장, 김형민 기자] 경기마다 조금씩 나아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박주영이 이번에는 오른발 프리킥의 감을 살렸다.
박주영은 3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5 13라운드에서 울산 현대를 상대로 선발 출격해 그라운드를 누볐다.
프리킥은 필드플레이와 적지 않은 관계를 갖고 있다. 정지된 상황에서 만들어가는 과정은 필드 위에서 계속 경기가 진행되는 필드플레이와는 분명한 차이가 있지만 필드플레이가 잘 되면 프리킥도 살아날 수 있고 프리킥이 좋으면 필드플레이에 활기를 줄 수 있는 원천이 되기도 한다.
최근 경기를 거듭하면서 몸이 가벼워지고 있는 박주영은 이번 울산전에서 잊었던 프리킥 본능을 보여줘 눈길을 끌었다. 전반 3분 만에 박주영은 프리킥 찬스를 잡았다. 페널티박스 정면에서 조금 왼쪽으로 치우칠 부근에서 박주영은 오른발 프리킥을 찼다. 발을 떠난 공은 빠른 속도로 울산 골문으로 날아갔고 크로스바를 강타했다. 원했던 득점은 아니었지만 박주영의 발 끝 감각이 살아나고 있음을 잘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전반 19분에는 프리킥으로 슈팅이 아닌 정확한 크로스를 전하기도 했다. 이번에는 반대편인 오른쪽 부근에서 박주영은 오른발로 프리킥을 찼다. 페널티박스 안의 상황을 확인한 후 박주영이 찬 프리킥은 골문 앞으로 쇄도하던 김동우에게 정확히 연결돼 절호의 득점 찬스가 났지만 슈팅까지 이어가지 못했다.
두 번의 프리킥은 곧바로 자신감으로 다가왔다. 박주영은 전반 34분에는 다소 먼 거리에서 오른발 슈팅을 과감하게 시도하기도 했다. 공은 정확하게 울산 골문을 향해 날아갔지만 김승규 골키퍼에게 안기고 말았다. 연계에도 적극적이었다. 박주영은 최전방에서 윤주태 등과 공을 잘 주고 받으면서 팀 공격이 물 흐르듯이 연결되도록 도왔다. 후반 17분에는 역습 찬스에서 윤주태를 향해 다이렉트로 길게 때려 넣는 패스를 선보이기도 했다.
이날 보여준 박주영의 프리킥은 여러모로 의미가 있었다. 박주영은 한 때 잘 알려진 '프리킥 도사'였다. 그의 오른발 프리킥으로 만들어낸 골들은 강한 인상을 남긴 바 있다. 지난 2010년 남아공월드컵에서는 나지이리아와의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오른발로 절묘하게 감아차는 프리킥으로 골망을 갈라 축구팬들의 뇌리에 잘 남아 있다.
살아난 프리킥은 그만큼 발 끝이 회복되는 청신호나 다름없었다. 동시에 몰리나의 왼발에 국한되던 서울의 세트피스 키커에도 박주영이 새로운 옵션을 제공해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생겼다. 박주영은 76분을 뛰었고 경기는 0-0 무승부로 마무리됐다. 승점 3을 얻지 못한 서울의 위안거리는 박주영의 프리킥이었다.
김형민 기자 khm193@xportsnews.com
[사진=박주영 ⓒ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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