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조용운 기자]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일본 원정에 나선 수원 삼성이 갑작스런 지진에 깜짝 놀랐다.
수원은 지난 25일 오후 일본 지바현 가시와에 위치한 선수단 숙소에서 훈련을 위해 짐을 꾸리고 있었다. 그때 숙소 전체가 들썩거렸다.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은 짐을 싸다 말고 우르르 복도로 뛰어나왔다.
알고 보니 당일 일본 사이타마 북쪽 27km 지역에서 발생한 규모 5.5의 강진 탓이었다. 지진으로 도쿄 등 수도권 지역에서 진도 4의 흔들림이 관측됐고 도쿄 북동쪽에 위치한 가시와도 지진의 여파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었다.
가장 눈에 띈 것은 지진에 대한 대처가 선수들 사이에서 확연히 차이가 났다는 점이다. 일본 경험이 많은 선수는 지진에 익숙한지라 큰 무리 없이 넘어가는 분위기다. 정대세는 "약하지도 강하지도 않은 평범함 수준의 지진이었다"고 운을 떼더니 "지진이 일어나는 순간 팀 동료들이 난리날 것 같았는데 역시나 복도에서 우왕좌왕하고 있더라"며 빙그레 웃었다.
또 J리그 요코하마에서 5년간 활약한 바 있는 카이오도 "이미 진도9 수준에 강진도 경험했다"며 "일본에서는 종종 발생하는 일"이라고 했다. 또 삿포로와 구마모토에서 선수생활을 한 바 있는 조성진은 "그간 경험해 본 지진 중 강도가 가장 센 지진이었다"고 덧붙였다.
반면 지진을 첫 경험한 선수들은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브라질 태생의 외국인 선수 레오는 다소 겁에 질린 채로 "내일 경기 할 수 있느냐"고 연거푸 물어봤으며 서정원 감독도 "숙소 전체가 덜컹하는 느낌에 깜짝 놀랐고 선수들 걱정이 가장 앞섰다"고 했다.
다행히 지진 여파는 오래가지 않았다. 호텔 관계자들도 연방 "괜찮습니다"를 외치며 놀란 수원 선수들을 달래는 모습을 보여줘 한순간 해프닝으로 마무리됐다.
조용운 기자 puyol@xportsnews.com
[사진=수원 선수단 ⓒ 엑스포츠뉴스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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