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김형민 기자] 지난달 20일 소집되고 안익수호는 12일을 함께 보냈다. 25명이 모인 이번 대표팀은 축구 이전에 중요한 과제를 해결해가고 있다. 문화적 차이를 극복하는 것. 팀을 만들기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과정이었다.
다름을 인정해야 그라운드 위에서도 발이 맞을 터였다. 특히 스페인 FC바르셀로나 유스팀에서 뛰고 있는 백승호(18)와 이승우(17) 두 명이 팀에 얼마나 잘 녹아드느냐가 관건이었다. 두명이 대표팀에서 느낄 수 있는 괴리는 안익수호가 안고 가야 할 문제였다.
자라난 환경과 축구하는 곳의 스타일 자체가 달랐다. 백승호와 이승우는 스페인에서 4년, 5년을 생활했고 그곳의 문화에 익숙해져 있다. 이에 따라 사고방식 역시 한국보다는 유럽에 가까울 수 밖에 없었다. 자연스럽게 한국에서 축구를 한 또래들과 처음 만났을 때는 말 한마디 붙이기 어려울 수 밖에 없었다.
안익수 감독 역시 이를 잘 알고 있었다. 소집 초기부터 선수들을 모아두고 특별히 다독이기도 했다고 한다. 안 감독이 팀 내에 강조한 것은 서로 이해해주자는 것이었다. 기왕이면 백승호와 이승우 2명이 나머지 23명을 이해하기 보다 23명이 2명을 이해해주려고 하는 것이 더 빠르고 좋다고 봤다. 2명이 여러모로 다르지만 23명이 존중하고 보듬어주며 함께 가는 '팀' 한국을 원했다.
안 감독은 "우리가 첫날 소집해서 아홉시에 미팅을 했었다"고 입을 열며 "(백)승호와 (이)승우는 2명이고 나머지는 23명이다. 서로 어린 시절 자라온 환경을 이해해줘야 한다. 승호와 승우는 유학가기 전에 국내 생활을 이해해야 하고 23명도 2명을 이해해줘야 하는데 23명이 하는 것이 더 빠른 법"이라고 말했다.
또한 "이를 통해 같은 팀으로서 팀워크를 맞춰 가는 모습을 보여주자고 모두에게 말했다. 또 한가지는 혼자서 가면 빨리 갈 수 있지만 같이 가면 멀리 갈 수 있다. 하나되는 것이 중요하고 함께 성장해서 같이 갈 수 있도록 노력해달라고 말했다"며 특별한 주문이 있었다고 밝혔다.
성과도 있고 아직 시간이 필요해보이기도 했다. 지난 1차전 우루과이전보다 2차전 벨기에전이 조금 더 나았다. 안익수 감독도 선수들의 2경기 사이에 나타난 성장세에 만족감을 보였다. 최전방에 있던 이승우가 측면과 아래로 빠져가면서 고립되지 않고 몇장면 패스를 주고받는 시도를 보인 점도 고무적이었다. 23명도 분발하고 있지만 백승호와 이승우도 23명에 녹아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승우는 "서로 간의 호흡이 부족했다"고 아쉬워했고 백승호는 "(훈련중에) 호흡은 괜찮다. 우리가 발을 맞춘 지가 아직 얼마 되지 않아서 부족해보일 수 있다. 바르셀로나에서 하는 것이나 대표팀에서 하는 것이나 느껴지는 차이는 없다"고 말했다.
대표팀은 오는 3일 프랑스와 마지막 3차전을 벌인다. 안익수호가 과연 완전히 융화된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형민 기자 khm193@xportsnews.com
[사진=백승호, 이승우 ⓒ 엑스포츠뉴스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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