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서울월드컵경기장, 김형민 기자] 이탈리아 '빗장수비'의 전설이 적장으로 나선 경기에서 FC서울이 부족함이 없는 빗장수비를 선보였다.
최용수 감독이 이끄는 서울은 2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AFC(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이하 ACL) H조 5차전에서 광저우와 0-0 무승부를 거뒀다.
이번 경기에서 서울은 스리백 전술로 나섰다. 5개월 만에 다시 입은 옷이었다. 지난해 K리그클래식 최종전 이후 볼 수 없었던 스리백으로 서울은 모습을 드러냈다. 승부수나 다름이 없었다. 광저우의 공격을 봉쇄하겠다는 의지가 엿보였다. 동시에 윙백들의 움직임에 따라 공격적인 효과도 노려볼 수 있었다.
서울의 스리백을 뚫어야 하는 적장이 파비오 칸나바로 감독이어서 더욱 눈길을 끌었다. 칸나바로는 선수시절 이탈리아가 낳은 세계 최고의 수비수로 각광을 받았다. 세리에A 인터밀란(2002-2004), 유벤투스(2004-2006,2009-2010), 프리메라리가 레알 마드리드(2006-2009) 등지에서 뛰면서 수비능력을 인정받았다.
2006년 독일월드컵에서는 이탈리아 대표팀에서 아주리군단 수비라인의 핵심으로 활약하며 팀을 우승으로 이끌었다. 화려한 이력을 바탕으로 2006년에는 발롱도르를 수상하기도 했다.
수비하면 빼놓을 수 없는 이름인 칸나바로 앞에 선 서울의 스리백은 견고했다. 본래 '빗장수비'는 이탈리아 대표팀 고유의 수비 스타일로 그 단단함을 표현하는 말로 여기에 칸나바로가 남긴 활약상도 배놓을 수 없다. 하지만 이날만큼은 서울이 이 '빗장수비'라는 말을 빌려서 쓰기에 충분할만큼 숨막히는 수비력을 보여줬다.
3명에서 5명 사이를 오가는 서울의 수비라인을 상대로 광저우는 쉽게 공격의 실마리를 찾지 못했다. 엘케손과 가오린, 굴라트가 나선 광저우의 창은 서울의 골문 앞에서 전진하기를 머뭇거렸다. 촘촘하게 선 서울의 수비라인을 앞에 두고 공을 넣어줄 공간을 찾기가 어려웠다. 잠시 멈추면 뒤에서 미드필더들과 공격수들이 달려들어 공을 빼앗았다.
투지와 근성도 서울의 수비를 더욱 단단히 만들었다. 후반 29분에 고광민이 끝까지 놓치지 않는 집중력으로 실점 위기에서 서울을 구해냈다. 굴라트가 감각적인 힐킥으로 돌려 놓은 공이 골라인을 넘기기 직전에 고광민이 걷어냈다. 결국 경기는 득점 없이 0-0 무승부로 마무리됐다. 승점 1을 얻은 서울은 마지막 6차전에서 16강 진출을 판가름하게 됐다.
김형민 기자 khm193@xportsnews.com
[사진=칸나바로와 최용수 감독 ⓒ 엑스포츠뉴스 권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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