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포항, 김형민 기자] 포항 스틸러스가 FC서울을 누른 힘은 김승대였다. 이 카드를 적기에 쓴 포항은 웃을 수 있었고 그의 움직임을 막지 못한 서울은 아쉬움에 고개를 떨궈야 했다.
22일 포항스틸야드에서 벌어진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5 3라운드에서 포항이 서울을 눌렀다. "10년치 체증이 씻겨내려간다"는 황선홍 감독이 모든 것을 반영하듯 포항은 서울을 상대로 벼르던 설욕던을 이제서야 치뤘다.
포항은 서울전에 임하는 각오가 남달랐다. 지난해의 한을 털고자 했다. 작년 각종 대회에서 포항은 서울을 넘지 못해 탈락의 고배를 연이어 들이켰다. FA컵 16강과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8강에서 서울에게 패해 탈락했다.
중요한 일전에 황선홍 감독은 김승대를 과감하게 기용했다. 발가락 부상에서 돌아온 지 아직 얼마 되지 않은 터였다. 훈련에 복귀한 지 7일밖에 되지 않았지만 황선홍 감독은 김승대의 투입을 주저하지 않았다.
그라운드에 투입된 김승대는 자신의 장기를 발휘해 2골을 터트리며 포항의 승리를 이끌었다. 공격 2선에서 수비라인의 배후공간을 파고들어가는 움직임에 일가견이 있던 김승대는 이 점을 잘 이용했다. 결론적으로 변화가 있어 불완전할 수 있었던 서울 수비진의 약점을 잘 간파했다.
2골 모두 뒤로 돌아가면서 만들어냈다. 전반 32분에는 조찬호가 높게 띄워준 패스를 따라 들어갔고 후반 12분에는 황지수가 넣어준 침투패스를 받아 침착히 마무리했다.
경기 후 두 팀의 감독의 입에서 김승대의 이름은 빠지지 않고 나왔다. 서울의 최용수 감독은 김승대를 막지 못해 아쉬워했고 포항의 황선홍 감독은 김승대카드가 주효했다고 분석했다.
먼저 최 감독은 "김승대의 돌아나가는 움직임을 체크하지 못했고 수비가 조금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면서 "후반 추가실점 이후에 분위기가 무너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황 감독은 "(김)승대가 사실 2선에서 침투하는 것에 장점이 있고 서울이 그런 부분에서 약한 모습을 보여줬기 때문에 잘 됐다"면서 "훈련량이 부족하지만 (김)승대의 몸상태가 나쁘지만 않다면 내보낼 생각이었고 그것이 주효했다"고 말했다.
2골을 터트리며 골맛을 본 김승대로 포항은 공격진 운영에 숨통이 틀 것으로 보인다. 외인 3인방이 여전히 팀에 적응 중인 상황에서 김승대가 골잡이 본능을 보여줄 수만 있다면 앞으로 더욱 발전되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 황선홍 감독은 "(김)승대가 이제 물꼬가 터졌으니까 앞으로 좋은 활약을 펼칠 것으로 기대된다"면서 흡족한 미소를 보이기도 했다.
김형민 기자 khm193@xportsnews.com
[사진=김승대 ⓒ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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