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4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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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의 돌발 철퇴, 포항의 시스템을 무너뜨렸다

기사입력 2015.03.15 16:10 / 기사수정 2015.03.15 16:12

김형민 기자


[엑스포츠뉴스=포항, 김형민 기자] 라이벌전의 승부는 의외의 변수에서 갈리는 경우가 많다. 이번 동해안더비 역시 그랬다.

윤정환 감독이 이끄는 울산은 15일 포항 스틸야드에서 벌어진 포항 스틸러스와의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5 2라운드에서 승리를 거둬 개막 이후 2연승을 달렸다.

조직과 조직 간의 싸움으로 이날 경기는 예상되고 진행됐다. 홈팀 포항의 황선홍 감독은 울산에 대해 "짜임새도 좋고 첫 경기를 인상적으로 봤다"고 말했고 울산의 윤정환 감독은 "포항의 경기를 봤는데 선수 개인 기량들과 함께 매우 조직적으로 잘 되어 있는 팀"이라고 분석했다.

경기에 들어가자 정작 승부를 가른 것은 의외성이었다. 중요한 순간에 번뜩인 울산이 포항의 조직을 무너뜨리면서 승리를 거머쥐었다.

그 첫번째가 제파로프였다. 경기 전 포항은 제파로프를 집중견제할 생각을 갖지 않았다. 지난 개막전에서 좋은 움직임과 패스능력을 보여줬던 제파로프를 상대해야 하지만 전체적인 밸런스에 조금 더 신경을 쓰겠다는 생각이었다.

황선홍 감독은 "제파로프 한 명을 막으려다 전체 밸런스가 깨질 수 있다"면서 "동계훈련동안 콤펙트하게 가하는 조직적인 수비를 연습을 해왔기 때문에 잘할 거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하나의 잘 짜여진 시스템으로 제파로프는 물론 울산의 공세를 막겠다는 생각이었다.

경기 초반에는 포항이 제파로프의 기를 눌렀다. 견고하고 좁게 서 있는 수비라인이 제파로프의 활동반경을 좁혔다. 중원에서는 황지수가, 수비에서는 김준수가 제파로프를 잘 막아냈다.

전반 4분 황지수는 따르따가 제파로프에게 주는 패스를 잘 차단해냈다. 이어 전반 26분에는 김준수가 제파로프에게 향해 가는 패스를 헤딩으로 걷어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제파로프도 나름대로의 방법을 찾아냈다. 더 빠르고 번뜩이는 동작으로 수비수들을 벗겨냈다. 전반 44분 절묘한 볼터치와 터닝동작으로 수비수들을 속인 뒤 돌파하려고 했지만 마지막 순간 배슬기에게 막힌 장면이 대표적이었다.



이러한 흐름을 놓치지 않았다. 결국 전반 46분에 제파로프가 왼쪽에서 정동호가 올려준 크로스를 왼발 터닝슈팅으로 골망을 가르고 포효했다.

후반 18분에는 마스다가 두번째 돌발적인 철퇴로 등장했다. 잘 수비라인을 정비하고 울산의 공격을 맞이하던 포항의 뒤통수를 쳤다. 슈팅을 시도하기에는 멀어 보였던 거리에서 마스다는 과감하게 중거리포를 가동했다. 공은 김태수에 맞고 굴절돼 그대로 골문 왼쪽에 꽂혔다.

후반 21분에는 흔들린 포항이 스스로 실책을 범했다. 수비진에서 신화용 골키퍼에게 돌렸던 백패스가 힘없이 굴러갔고 이를 양동현이 재빠르게 대시해 빼앗아 골문 안으로 밀어 넣었다. 쐐기골도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 나왔다. 후반 35분 김신욱이 때린 중거리슈팅을 신화용 골키퍼가 제대로 잡지 못하면서 골을 허용했다.

리드를 잘 이어간 울산은 결국 4-2 승리를 거머쥐었다. 개막 이후 2연승으로 좋은 기세를 이어갔다. 이날 경기는 계획대로 움직이는 철퇴만이 아닌 돌발 철퇴라는 무기까지 갖춘 포항의 저력을 확인할 수 있었다.

 김형민 기자 khm193@xportsnews.com

[사진=울산 현대 ⓒ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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