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조은혜 기자] "던지는 게 마냥 좋아요." 한화 이글스의 신인 투수 김민우(20)는 의욕도, 자신감도 넘쳤다.
마산 용마고를 졸업한 김민우는 2015 신인드래프트에서 2차 1순위로 한화의 유니폼을 입었다. 입단 직후부터 즉시전력감으로 기대를 모았던 그는 스프링캠프 연습경기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이며 그 관심을 이어갔다.
그리고 지난 8일, LG 트윈스와의 시범경기에서 자신의 첫 실전 등판을 가졌다. 한화가 한 점 차로 지고 있던 8회 올라온 김민우는 1이닝 노히트 무실점을 기록하며 자신의 이름을 각인시켰다.
시범경기 데뷔전을 치른 김민우는 "미치는 줄 알았다"면서 "긴장은 많이 해봤지만 그렇게 긴장된 적은 처음이었던 것 같다"고 첫 등판 당시를 회상했다. 그는 "타자, 포수 하나도 안보이고 관중들만 보였다"고 돌아봤다.
김민우는 이날 경기에서 선두 박지규를 뜬공으로 잡고 이어 나온 김용의를 루킹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신인 선수의 배짱에 팬들은 함성으로 화답했다. 김민우는 "함성 소리가 들리는데 더 미치겠더라"며 웃었다.
시범경기라고는 하지만 대전 한밭구장은 만원 관중을 이루면서 정규시즌 못지 않은 분위기였다. 경기장에 들어찬 사람들이 모두 자신을 바라보는 상황, 떨릴 법도 하건만 김민우는 오히려 생글생글 웃었다. 김민우는 투구할 때 표정이 드러나는 데 대해 "사실 고등학교 때부터 지금까지도 지적을 많이 받았는데 잘 안 고쳐진다"고 설명했다. 그리고는 "마운드에 서는 게 그냥 좋다. 긴장은 되지만 마냥 좋다"고 덧붙였다. 자신도 모르게 나오는 미소였다.
이제 막 프로 무대에 발을 디딘 김민우는 자신의 방식을 찾아가고 있는 중이다. 그는 "스프링캠프를 거치면서 정돈된 느낌이 든다. 캠프 당시엔 무조건 잘해야하는 줄 알고 잘하려고 하다보니 페이스가 오버된 면이 있었다. 힘을 빼니까 오히려 더 잘되더라. 내 스스로가 대견스러웠다"고 자평했다.
스프링캠프에서 자신의 '무기'도 발견했다. 가장 자신 있는 구종은 커브로 꼽은 김민우는 캠프 기간 커브가 니시모토 다카시 투수코치의 눈에 들며 연마를 시작했다. 김민우는 "커브는 변화구 중 가장 자신있는 구종"이라면서 "연습을 많이 했더니 더 좋아졌다"고 밝혔다.
당당한 기세의 어린 선수는 가장 상대해보고 싶은 타자를 묻자 거침없이 대답했다. 김민우는 "원래 박병호 선수였는데, 바뀌었다"고 입을 열었다. 그리고 이내 같은 팀의 김태균을 꼽았다. 그는 "청백전에서 한 번 상대했었는데 위압감이 엄청 났다. 뭘 던져야 할 지 모르겠더라"고 혀를 내둘렀다. 이어 "당시에 안타를 맞았었는데, 홈런을 맞더라도 다시 승부해서 던져보고 싶다"고 다부지게 말했다. 대담한 성격이 엿보이는 답변이었다.
첫 실전 등판을 마친 김민우는 막 힘찬 날갯짓을 시작했다. 이제 팀과 함께 비상하는 일만 남았다. 자신감으로 무장한 '아기 독수리'의 성장을 지켜보는 팬들의 얼굴에 이미 흐뭇한 미소가 자리잡고 있다.
조은혜 기자 eunhwe@xportsnews.com
[사진=김민우 ⓒ엑스포츠뉴스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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