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서프라이즈(애리조나), 나유리 기자] "몸의 소중함을 알고난 후에는 어렸을 때보다 몸 상태가 더 좋아졌어요."
지난해 이택근(35,넥센)은 데뷔 후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타율 3할6리에 데뷔 후 첫 20홈런 돌파(21홈런) 그리고 91타점 장타율 5할2푼리 출루율 3할8푼 6리. 삼진은 2013년(58개)보다 오히려 줄었고(43개), 출루율은 4푼 이상(0.345→0.386) 올랐다. 이택근은 팀이 가장 필요로 했던 2번 타순에서 30대 중반의 나이가 무색하게 한층 더 발전된 기량을 뽐냈다. 앞뒤로 워낙 쟁쟁한 타자들이 같은 팀이라 스포트라이트는 조금 덜 받았을지라도 이택근이 스스로 "데뷔 이후 가장 좋았다"고 평가할 만큼 흡족한 시즌이었다.
올해도 준비를 차근차근 잘했다. 겨우내 이택근은 개인적인 일로 바쁜 와중에도 훈련을 게을리하지 않았다. 식단부터 웨이트트레이닝까지 체계적으로 훈련을 소화했고 그 결과 더 탄탄한 몸이 만들어졌다. 넥센 관계자는 "현대 시절까지 포함해 현재 몸 상태가 가장 좋은 것 같다"고 귀띔했다.
이처럼 이택근이 효과적으로 '몸 불리기'에 성공한 까닭은 근육량과 체중을 함께 늘렸기 때문이다. 이택근은 "선수들이 보통 나이를 먹으면 살을 빼면서 근육량을 늘리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나는 체중을 불리면서 근육량을 늘렸다. 지방에서 나오는 파워가 결국 스피드와 직결되기 때문이다. 최종 체중은 한 6~7kg정도 불었다"고 설명했다.
이택근은 "이제 더이상 개인 성적은 나에게 의미가 없다"며 손사레를 친다. "아프지 않고 경기에 계속 나갈 수 있으면 성적은 자동적으로 따라오게 돼있다"는 이택근은 "평균 이상의 성적은 무조건 자신이 있다. 아프지 않고 야구를 하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스프링캠프도 순조롭다. 애리조나에 도착한 직후 몸살 감기 때문에 2~3일간 훈련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하고 고생했던 이택근은 병세가 호전되면서 곧 자신의 페이스를 되찾았다.
사실 이택근은 몇년 전까지만 해도 매 시즌 잔부상 때문에 고생이 많았었다. 그런 잔부상에 대한 스스로의 고민이 결국 깨달음의 길까지 인도했다. "젊었을 때는 몸의 소중함을 몰랐다. 그래서 아픈 곳이 많았다"는 이택근은 "소중함을 알고 난 뒤 부터는 어렸을 때보다 오히려 몸이 좋아진다. 야구선수로서 어떻게 스스로를 돌봐야 하는지 이제는 알 것 같다"며 미소를 지었다.
생애 첫 FA때 친정팀 넥센으로 화려하게 귀환했던 이택근은 올 시즌 종료 후 2번째 FA를 맞이한다. 팀의 주장으로서, 맏형으로서 무거운 책임감까지 어깨에 얹고 있지만, 2015년을 바라보는 이택근의 시선은 남들보다 더 높은 곳에 있다.
나유리 기자 NY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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