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김형민 기자] 일본 축구대표팀이 오른쪽에 시한폭탄을 안고 간다. 지금까지는 잇몸으로 잘 버텼지만 8강전부터는 어떤 모습을 보여줄 지 아직은 의문점들이 많다.
일본은 20일(한국시간) 호주 멜버른에 위치한 렉탱귤러스타디움에서 요르단을 누르고 D조 1위로 8강에 올랐다. 껄끄러운 상대였던 이란을 피했지만 이번 대회에서 만만치 않은 전력을 보여주고 있는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을 넘어야 한다.
대회가 진행될수록 일본에 숨겨졌던 일부 불안요소들이 진짜 시험무대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그 중에는 특히 오른쪽 수비가 첫째로 손꼽힌다. 주전과 비주전 간의 현격한 차이를 드러내고 있는 오른쪽은 현재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는 일본의 옥에티로 떠오르고 있다.
이 포지션은 주전인 우치다 아스토(26, 살케)가 부상으로 빠진 공백을 사카이 고토쿠(24, 슈투트가르트)가 메우고 있다. 당초 아시안컵 최종명단에 이름을 올렸던 우치다는 지난 7월에 다친 오른쪽 무릎이 정상적으로 회복되지 못해 결국 대회 출전이 불발되고 말았다.
이에 따라 일본은 차선책으로 사카이를 세울 수 밖에 없었다. 우치다를 대신하는 입장이었지만 사카이에 대해서도 평가는 나쁘지 않았다. 독일 분데스리가 슈투트가르트에서 뛴 경험이 있었고 최근 A매치 평가전에서도 하비에르 아기레 감독은 지속적으로 사카이를 오른쪽에 세우면서 우치다의 불참으로 인해 수비라인이 흔들리지 않도록 운영해 왔다.
대신 상대적으로 생겨난우려의 시각도 있었다. 우치다가 일본의 오른쪽 공수에서 분위기를 잘 살려줬기 때문에 그와 같은 효과를 사카이에게 기대하기는 힘들다는 평가들이 뒤따랐다.
일단 대회가 개막한 후 조별리그 3경기를 잘 넘겼다. 8강을 함께 다툰 나머지 3팀이 객관적인 전력에서 일본에 비해 약체였고 점유율을 갖고 경기를 펼치는 일본의 스타일로 인해 사카이 역시 큰 위기 없이 3경기를 소화할 수 있었다.
문제는 이제 8강부터다. UAE 등 8강과는 다른 수준의 공격수들을 상대해야 하는 사카이가 오른쪽에서 얼마나 버텨줄 지가 관건이다. 당장 8강전에는 활동반경이 넓고 이번 대회 UAE의 에이스로 각광 받고 있는 오마르 압둘라흐만(알 아인)을 상대해야 한다. 이어 4강과 결승에 오를 경우에는 상대 공격수들의 기량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수비와 함께 공격에도 보다 더 신경을 써야 된다. 우치다가 보여줬던 활발한 공격가담을 사카이는 조별리그동안 제대로 보여주지 못했다. 이에 따라 오른쪽 날개로 나섰던 혼다 게이스케(AC밀란)와의 좋은 연계 플레이도 많이 나오지 않으면서 일본 오른쪽 공격을 반감시키고 있는 경향이 있다.
그 영향으로 좌우 풀백의 밸런스가 왼쪽으로 치우치는 현상도 생기고 있다. 일본은 지난 조별리그 3경기에서 대부분의 공격이 나카토모 유토(인터밀란)가 활발히 올라오는 왼쪽에서 이뤄졌다.
크로스 면에서 오른쪽 사카이(9개)보다 왼쪽 나카토모(13개)가 4개 가량 더 많았다. 직접 만들어낸 득점찬스도 역시 나카토모가 5개로 팀 내에서 4위에 올라 사카이보다 우위를 보였다. 실제 요르단전에서 전반 초반 정확하지 못한 크로스를 올리는 등 사카이의 경기력을 고려하면 우치다가 나서지 못한 오른쪽 풀백의 공백이 없다고 말하기는 힘들다.
일본으로서는 사카이가 좋은 모습을 보여주길 바라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다. 사카이가 부진할 경우 더 이상 별다른 대안이 없다. 센터백과 풀백을 동시에 볼 수 있는 곤노 야스유키(감바 오사카) 등이 대기하고 있지만 뚜렷한 효과를 기대하기 힘든 구석이 있다. 2회 연속 우승을 노리는 디펜딩챔피언 일본이 오른쪽 수비 문제로 발목이 잡힐 지 다가오는 8강전부터 확인해 볼 수 있다.
김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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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사카이 고토쿠, 우치다 아스토 ⓒ AFPBBNews=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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