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5 0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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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때가 됐다" 고척돔 줄다리기 시작하나

기사입력 2014.12.17 08:26 / 기사수정 2014.12.17 08:26

나유리 기자
현재 넥센이 홈구장으로 쓰고 있는 목동야구장 전경 ⓒ 엑스포츠뉴스DB

[엑스포츠뉴스=나유리 기자] 고척동 돔구장을 둘러싼 넥센 히어로즈와 서울시의 본격적인 줄다리기가 시작될까.

"간다", "안 간다." 넥센의 '고척동행'을 두고 여전히 설왕설래가 뜨겁다. 예상보다 늦었지만 고척동 돔구장이 완공을 향해 달려가는 만큼, 돔구장의 첫 사용자가 누구일지 이제는 확정할 때가 됐다.

그동안 목동야구장을 홈구장으로 사용했던 넥센이 내후년(2016년)부터 고척 돔구장을 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아직 무엇도 확정되지 않은 상태다. 넘어야 할 산이 많다.

▶ "협상 시작도 안했는데요?" 답답한 히어로즈

한 넥센 관계자에게 고척돔 이전과 관련한 협상 진행 상황을 물었더니 "구체적으로 이야기를 오간 것이 하나도 없다. 오히려 답답하다. 빨리 구체적인 이야기를 꺼내서 서로 원하는 카드를 맞춰야 하는데 서울시가 왜 아직까지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지 모르겠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특히 구단의 수익과 직결되는 광고운영권 같은 경우, 조태룡 단장이 "내년 1월까지 보장하지 않을 경우 홈구장 이전을 포기할 수도 있다"고 밝히는 등 강수를 두고 있다.

서울시는 지난 9월 대한야구협회(KBA)와 '서남권 돔야구장 사용 및 아마추어 야구발전을 위한 상호협력 협약'을 맺었다. 목동구장을 아마추어 전용 구장으로 만들고, 아마야구 주요 대회 및 국제대회를 고척 돔구장에서 개최할 수 있다는 내용이 주를 이룬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관련 공로를 인정받아 16일 KBA에서 주최하는 '야구인의 밤'에 감사패를 받았다.

하지만 이 같은 내용은 넥센에게 불리한 게 사실이다. 돔구장으로 이전을 한다고 해도 프로야구단으로서 필요한 공간을 제대로 확보하지 못하고, 오히려 아마야구에 구장을 양보해야 하는 '불상사'가 생긴다. 떠돌이 신세가 될 수도 있는 상황이다. 또 모기업을 배경으로 둔 타구단과 달리 독자 운영을 하는 구단이라 광고운영권 관련 협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경우 손해는 더 커진다.


고척동 돔 야구장 ⓒ 서울시

▶ "결렬되지 않을 거라 생각한다" 낙관하는 서울시

서울시는 왜 지금까지 적극적으로 협상 테이블을 꾸리지 않았을까. "본격 협상에 앞서 선결해야 할 일이 많았다"는 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고척돔 관련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 서울시의 한 관계자는 "2015시즌부터 돔구장 사용 예정이었으나 그것이 1년 후로 미뤄지면서 전체적인 틀을 먼저 잡느라 늦어졌다"고 설명하며 "이제 구장 마무리 공사가 끝나니 당연히 늦어도 내년 초에는 결론이 나야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현재 서울시는 넥센의 돔구장 이전을 낙관적으로 내다보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양측이 엄청난 갈등이 있는 상황이 아니다. 협상이 결렬될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조태룡 단장이 언급한 광고운영권과 관련해서는 "넥센이 다른 옵션들 대신 광고운영권에 대한 이야기를 먼저 꺼내는 것은 그만큼 대표적인 부분이라 쟁점이 되는 것 같다"면서 "이제 협상을 해봐야 알겠지만, 그 부분도 잘 풀릴 거라 기대한다"고 희망했다.

▶ 넘어야 할 산은 한두 개가 아니다

정말 넥센이 돔구장 포기를 선언하면 그때부터 문제는 더 복잡해진다. 현재 목동구장을 서울시로부터 대관 형식으로 빌려 쓰는 만큼 목동도, 고척동도 아닌 제 3구장을 찾아야 할 수도 있고, 서울시는 어마어마한 유지비가 들어가는 돔구장이 텅텅 비는 난감한 상황에 몰린다.

현재 목동 주민들의 불만도 무시할 수는 없다. 익명을 요구한 목동구장 인근 아파트 거주 시민은 "야구장 자체의 소음도 그렇고, 야구를 보고 나온 사람들이 근처 상가에서 술을 마시고 쓰레기를 투척하는 등 여러 가지 불편한 점이 있다. 아파트 내부적으로 서명을 받아 서울시에 제출하기도 했지만 딱히 달라진 것은 없는 것 같다"고 불만을 터트렸다.

그렇다고 덜컥 이전을 결정하기에도 걸리는 것이 있다. 돔구장이 위치한 주변은 '교통 지옥'이라 불릴 만큼 평소 교통 이동량이 많은 곳이다. 또 구장 내부 주차 공간이 턱없이 부족한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서울시 관계자는 "솔직히 완공 후 지금보다 차량 흐름이 빨라지는 것은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야구 경기가 열리는 날에도 주변 상황이 더 악화되지 않게 최선을 다해 해결책을 모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울시와 넥센의 줄다리기는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많은 난관을 헤치고 양측이 모두 흡족할 만한 결론에 다다를 수 있을까. 시간은 계속 흐르고 있다.

나유리 기자 NY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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