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 자선축구대회 ⓒ 엑스포츠뉴스=권혁재 기자
[엑스포츠뉴스=김형민 기자] 12월 겨울이 오면서 축구계에 차가운 냉기가 가득하다. 부쩍 추워진 주변 환경에도 홍명보자선축구는 올해도 열리게 됐다. 과연 이 축제의 장이 축구계에 온기를 전해 줄 수 있을 지 주목된다.
홍명보장학재단은 오는 13일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자선축구경기를 연다. 지난 2002년부터 시작돼 매년 열리는 이 자선경기는 이제 축구계의 연례행사가 됐다. 국내 주요 축구인들은물론 각종 국내외 스타들이 모여 사랑과 희망을 전하는 자리가 됐다.
올해는 유난히 어려웠다. 브라질월드컵에서의 부진 여파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고 침체된 국내 경기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여기에 K리그에서는 경남FC가 존폐 위기에 몰리는 등 축구를 향한 주변의 시선은 우려로 가득 채워진 상황이었다.
여러 장애물에도 일단 홍명보자선경기는 예정대로 열린다. 홍명보 이사장도 많은 고민이 있었다고 인정했다. 먼저 월드컵에서 내놓았던 기대 이하의 성적표가 마음에 걸렸다.
홍 이사장은 8일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자선경기 개최를 고민한 것은 사실"이라면서 "대표팀 감독을 했던 것과는 별개로 이 일을 항상 계속 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다시 결정하는 데는 쉽지 않았지만 주변에서 많은 용기를 주셔서 하게 됐다"고 말했다.
국내 경제 상황도 문제였다. 전체적으로 축구계 예산이 줄어들면서 K리그를 비롯해 국내 축구 무대에서는 이적시장 등이 얼어붙었다는 말들이 많았다. 축구계에 도는 돈이 적으니 기부 등 바깥으로 돈이 나가는 일도 더욱 어렵게 됐다. 홍명보장학재단 역시 예외는 없었다. 하지만 어려울수록 허리띠를 졸라 멘 끝에 연례행사를 진행할 수 있게 됐다.
이와 관련해 홍 이사장은 "한 두번 준비해 온 것이 아니기 때문에 (경험을 통해) 시스템이 잡혔다"면서 "새롭게 해보려고 하는 바는 없지만 재단 내에 있는 많은 분들이 그동안 해 왔던 것들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경제 상황이 어려워 조금 더 축소해서 이번에는 소박하게나마 자선경기를 할 수 있게 됐다. 도움을 주신 분들께 감사드린다는 이야기를 전하고 싶다"고 밝혔다.
또 하나 마음을 무겁게 한 소식이 있었다. 바로 경남FC 해체 논란이었다. 경남은 지난 광주FC와의 승강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무승부를 거둬 챌린지 강등이 확정됐다. 이에 홍준표 구단주 겸 경남도지사는 "특별감사를 통해 팀 해체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경우에 따라 구단이 없어지는 초유의 사태 가능성도 열렸다.
이에 대해 축구계 전설들이 진심어린 메시지를 전했지만 김병지 희망팀 감독에게는 더욱 특별했다. 경남에서도 선수생활을 했던 K리그 전설 골키퍼는 어렵게 입을 열었다. 그는 "모든 일이 파도가 치더라도 이겨내야 훌륭한 선장이 되고 어려움을 극복할 때 더욱 단단해질 수 있다"면서 팀이 해체되는 그런 어려운 상황까지 가지 말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어수선한 분위기에서 홍명보자선경기에는 30명의 산타들이 잠실실내체육관을 달굴 예정이다. 김승규(울산), 지소연(첼시 레이디스) 등 국내외 축구스타들은 물론, 단골손님 서경석(개그맨), 공형진(배우) 등도 참여해 재미와 감동을 선사할 예정이다. 여기에 장애축구대표 선수들도 함께 할 것으로 알려져 경기는 더욱 뜻깊은 자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렇듯 '축제의 장'을 선언한 홍명보자선축구가 쌀쌀해진 축구계를 온기로 녹일 수 있을 지 관심이 집중된다.
김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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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민 기자 sports@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