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시야스 ⓒ AFPBBNews=News1
[엑스포츠뉴스=조용운 기자] 흔들리던 '성(聖) 이케르'는 더 이상 없다. 이적설을 넘어 은퇴설에 시달렸던 이케르 카시야스(레알 마드리드) 골키퍼가 확실하게 부활했다.
9월만 하더라도 카시야스의 위상은 땅바닥까지 떨어졌다. 브라질월드컵에서 보이기 시작한 부진이 리그까지 이어졌다. 카시야스는 시즌 첫 경기인 스페인 슈퍼컵부터 볼 처리와 공중볼에 큰 약점을 보였다. 급기야 카시야스 이름값에 어울리지 않는 엉성한 방어로 이해가 가지 않는 실점을 연발했다.
시즌 초반 3경기에서 내준 실점만 6골, 레알 마드리드 팬들은 카시야스를 신뢰하지 않았다. 카시야스가 경기에 나오면 야유를 퍼부었다. 장기간 레알 마드리드를 대표하는 선수에서 팬들이 가장 혐오하는 선수로 전락하고 말았다. 급기야 브라질월드컵을 통해 레알 마드리드로 이적한 케일러 나바스를 활용하지 않는 카를로 안첼로티 감독까지 비판이 이어졌다.
그래도 안첼로티 감독은 카시야스를 믿고 계속 출전시켰다. 그는 "6골의 실점이 카시야스만의 잘못인가? 직접 볼을 놓치거나 판단을 실수해서 실점한 것은 없다. 수비 조직력 문제다"고 감싸 안았다.
당근을 주면서도 채찍질도 가했다. 데포르티보전에서 카시야스가 2실점을 하자 곧바로 다음 경기에 나바스를 기용했다. 무한한 믿음은 주지 않겠다는 안첼로티 감독의 무언의 질책은 카시야스를 확실하게 바꿔놓았다.
나바스에게 한 차례 주전을 내준 뒤 카시야스는 각성했고 이후 A매치를 포함한 10경기에서 고작 3골만 내주고 있다. 라이벌전 FC바르셀로나와 경기에서는 리오넬 메시의 득점 기회를 온몸을 날려 막아내며 팀 승리를 이끌기도 했다.
시간이 흐르면서 수비진의 안정이 잡힌 것이 무실점이 이어지는 이유기도 하지만 카시야스의 개인 컨디션도 눈에 띄게 올라왔다. 대표적인 예로 가장 최근 승리인 에이바르전에서도 카시야스는 초반 맹공을 퍼붓는 에이바르의 공격을 침착하게 막아냈고 이를 바탕으로 공격진이 뒤늦게 터지면서 승리의 발판을 마련했었다.
최근의 활약상이 반영됐는지 카시야스는 25일 발표된 2014 FIFA(국제축구연맹) 발롱도르 시상식에서 발표될 세계 베스트 11 골키퍼 부문에 후보로 이름을 올렸다.
조용운 기자 puyol@xportsnews.com
조용운 기자 puyol@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