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8 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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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 조성환 "내 앞에서 작아졌던 '큰' 선수들에게 고맙다"

기사입력 2014.08.23 17:47 / 기사수정 2014.08.23 19:17

신원철 기자
롯데 조성환 ⓒ 엑스포츠뉴스 DB
롯데 조성환 ⓒ 엑스포츠뉴스 DB


[엑스포츠뉴스=부산, 신원철 기자] 롯데의 '캡틴' 조성환이 은퇴식을 하고 선수 생활을 화려하게 마무리한다. 그는 주장 시절을 회상하며 "내 앞에서 한없이 작아졌던, 큰 선수들에게 고맙다"고 이야기했다.

조성환은 23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리는 LG 트윈스와의 경기가 끝난 뒤 은퇴식을 갖고 선수 경력에 마침표를 찍는다. 1999년 데뷔한 그는 올 시즌까지 16년 동안 롯데에서만 뛴 '프랜차이즈 스타'다. 그는 은퇴 소감에 대해 "전혀 경험해본 적 없는 일이라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다" 웃었다.

16년, 1032경기에서 통산 타율 2할 8푼 4리, 44홈런 329타점을 기록하고 팀에 숫자 이상의 존재감을 남긴 조성환, 다음은 조성환과의 일문일답이다.

- 선수로 더 뛰고 싶은 생각은 없는지

"우승을 해봤으면 하는 후회는 있다. 개인적인 아쉬움은 없다. 우승에 대한 아쉬움만 있을 뿐 나머지는 괜찮다"

- 전력분석원 생활은 어떤가

"(힘들어서)다시 뛸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뒤에서 보면 '왜 저렇게 할까', '저게 빈틈이구나'하는 생각이 든다. 뒤에서 보면 경기 승패는 큰 흐름이 좌우하는 것 같다. 유니폼을 입고 있을 때가 행복하다는 생각도 했고, 지금 일에도 감사하게 생각한다"

- 기억에 남는 세 가지 순간이 있다면

"먼저 처음 1군에 올라간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다. 2군 매니저에게 '내일 사직에 합류해라'라는 말을 들었을 때가 생각난다"

"두 번째는 2008년 포스트시즌에 진출했을 때다. 우리 선수들이 똘똘 뭉쳐서 포스트시즌에 나갈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2009년 얼굴에 공을 맞았을 때다. 다른 팀 팬들까지 걱정해주셔서 고마웠다"


롯데 조성환 ⓒ 엑스포츠뉴스 DB
롯데 조성환 ⓒ 엑스포츠뉴스 DB


- 영구결번에 대한 생각은

"은퇴식 행사를 해주시는 것도 부끄럽다. 영구결번은 팀을 떠나서 장성호 같은 선수와 어울린다고 생각한다. 후배들이 기록을 쫓아가는 그런 선수들이 영구결번에 어울린다. 나는 성적보다는 상징적인 의미였다"

- 2번은 데릭 지터(양키스)의 번호이기도 한데

"지터에게 묻힐까봐 먼저 은퇴한다(웃음). 영향을 많이 받았다. 기회가 된다면, 팬 입장에서 은퇴식에 가보고 싶다. 나에게 많은 영향을 준 선수다"

- 2번을 이어받았으면 하는 선수가 있다면

"이대호의 10번은 롯데에 큰 의미가 있다. 내 2번은 의미가 있을까 싶다. 롯데 후배라면 누구나 달 수 있고, 이 선수들이 나보다 더 많은 걸 이뤘으면 좋겠다"

"정훈이 나 이상으로 잘해주고 있다. 그래서 나도 책임감을 덜고 주장 자리에서 내려올 수 있었다. 정훈과 박준서 덕분이다. 고마움을 전하고 싶다"


- '조성환을 울려라'라는 미션이 있다던데

"오늘 부모님이 오신다. 사직에서 제가 뛰는 모습을 자주 보지 못하셨는데, 오늘 부모님이 제 경기를 보지는 못하지만 여기서 뵙게 되면 눈물이 날 것 같다"

- 4위 다툼이 치열한데 후배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후배들에게 크게 다른 말을 하고 싶지는 않다. 4위 싸움을 하는 것도 행복하게 느꼈으면 좋겠다. 4위에 가까이 있으니까 기회는 있다"

- 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변함 없이 응원해주셔서 감사하다. 저를 질책하기보다 인내해주신 분들이다. 그래서 지금의 조성환이 있을 수 있었다. 팬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롯데 조성환 ⓒ 엑스포츠뉴스 DB
롯데 조성환 ⓒ 엑스포츠뉴스 DB


- 어떤 선수로 남고 싶나

"실력이 부족한데 오래 뛴 선수? 아니면 성적이 가장 좋지 않은 골든글러브(2013년 사랑의 골든글러브 수상) 수상자?"

"지금까지는 농담이고, 사직야구장에 온 분들이 '저 자리에 조성환이 있었지'하는 추억으로 남는 선수가 되고 싶다"


- 주장 자리가 부담될 때는 없었나

"큰 부담이다. 제가 주장을 맡고 있었지만 저보다 (존재감이)큰 선수들이 많았다. 그래도 이 선수들이 제가 주장하는 동안 누구보다 작은 선수가 됐다. 이들에게 고맙다. 나를 믿어준 그 마음을 알기 때문에 책임감을 내려놓지 않고 주장 자리를 지킬 수 있었다"

- 1군 첫 타석이 기억나는지

"물론이다. 볼넷을 얻었을 거다. 그날 경기 끝나고 바로 안경을 맞췄다. 고등학교 졸업하고 나서 처음으로 야간경기를 했더니 공이 보이질 않더라. 그다음 타석에서는 안경을 쓰고 나갔던 거 같은데, 최영필(KIA)을 상대로 홈런을 쳤다. 대학과 프로 첫 홈런을 모두 최영필 상대로 쳤다"

이날 은퇴식에는 조성환의 가족을 비롯한 가까운 이들이 함께한다. 조성환은 "내가 가족석에 가게 되면 관심이 집중될 것 같다"며 은퇴식에도 전력분석원 역할을 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한편 인터뷰가 끝나갈 무렵 찾아온 LG 양상문 감독에 대해서는 "3루수나 유격수만 하던 저를 2루수로 키워주신 분"이라며 고마워했고, 양 감독은 "뭘 내가 키워. 2루밖에 못 하면서"라는 농담으로 대답을 대신했다. LG 이병규는 먼저 떠나는 후배를 안아준 뒤 "나도 뛰는데 먼저 은퇴하느냐"는 말을 남겼다. 

조성환은 은퇴 발표 이후 롯데 전력분석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 엑스포츠뉴스 DB
조성환은 은퇴 발표 이후 롯데 전력분석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 엑스포츠뉴스 DB


신원철 기자 26dvds@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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