헨리 소사 ⓒ 목동, 김한준 기자
[엑스포츠뉴스=목동, 나유리 기자] 투구수 100개는 기본이다. '에너자이저' 헨리 소사가 '넥센 맞춤형 외인'으로 새로 태어났다.
넥센은 5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SK 와이번스와의 시즌 12차전에서 8-3으로 승리했다. 타선에서는 박병호와 문우람, 박동원이 홈런 3방을 터트리며 팀 승리를 견인했다면 마운드에는 소사가 있었다. 이날 선발 등판한 소사는 110개의 공을 뿌리며 6⅔이닝 7피안타(2홈런) 6탈삼진 3볼넷 3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경기 초반 몇 차례 위기를 잘 넘기던 소사는 6회까지 무실점으로 SK 타선을 제압했다. 물론 야수들의 수비 도움도 있었다. 7회 이명기와 한동민에게 홈런 2방을 허용하며 실점했지만 리드를 지켜내면서 자신의 연승 기록은 이어나갔다. 벌써 6연승이다. 팀 동료인 앤디 밴헤켄이 13연승을 달리느라 소사에 스포트라이트가 덜한 것이 사실이지만 그 역시 자신의 몫을 묵묵히 해내고 있었다.
가장 아쉬움이 남아던 7회 피홈런 상황에 대해서 소사는 "홈런을 맞은 공 2개가 모두 실투였다. 제구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 높게 들어간 공이 다 홈런으로 연결됐다"며 크게 아쉬워했다.
6연승 과정 중에 더 기쁜 것은 목동구장 4연승이다. 소사는 전 소속팀인 KIA에서 뛰던 시절부터 유독 목동구장에서 약했다. 넥센 유니폼을 입고 한국에 복귀한 후에도 초반 2경기에서 승리없이 1패만 떠안았다. 하지만 이제 달라졌다. 든든한 야수들의 도움을 등에 업고 어느덧 '무패 행진'을 이어오고 있다.
소사 역시 이점에 대해 잘 알고 있다. '목동 징크스'는 완전히 벗어난 것이냐고 묻자 미소지은 그는 "다른 것보다도 예전보다 제구가 더 좋아진 것 같다. 덕분에 자신감을 갖고 마운드에 오르고 있다"며 여유를 보였다.
그의 달라진 모습 뒤에는 코칭스태프의 도움도 크다. 염경엽 감독은 "소사가 자꾸 맞아 나가는 구종은 과감히 버릴 줄 알아야 한다. 특히 투심, 체인지업, 써클체인지업 등이 자꾸 통타 당하더라. 그래서 포심과 커터, 슬라이더 위주로 피칭을 바꾸라고 이야기했다. 단조로운 구종으로 던져도 충분히 승산이 있는 투수인만큼 굳이 다양하게 던질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었다.
처음에는 쉽게 적응하지 못하던 소사 역시 조언을 받아들였고, 효과를 보고있다. "(조언이) 도움이 많이 된 것 같다. 무엇보다 처음에 비해 투구수가 많이 줄었다. 덕분에 이닝도 더 많이 소화할 수 있게 됐다. 지금은 다른 것보다 공을 낮게 낮게 던지는 것에 가장 많이 집중하고 있다"고 '증언'했다.
'에이스' 밴헤켄의 MVP급 활약 역시 소사에게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밴헤켄에 대해 "경기장 안에서나 밖에서나 좋은 선수"라고 표현한 소사는 "크게 의식하거나 하지는 않는다. 다만 팀이 이기는 경기를 할 수 있어서 행복하다. 앤디가 하는 것처럼 잘하고 싶다"고 말했다.
올 시즌에도 소사의 목표는 '두자릿수 승리'다. KIA 시절 그는 2년 연속 9승에 머물렀다. 시즌 중반에 돌아왔지만 그의 목표는 실현 가능한 범위 내에 있다. 이미 6승을 쌓았고, 팀 성적이나 개인 페이스를 고려해봐도 4승을 추가하는 것은 큰 무리가 아니다. 그 역시 "4승을 더해서 10승을 하고 싶다. 매 경기 많은 공을 던지고 있지만 전혀 힘들지 않다"며 결연한 각오를 다졌다.
나유리 기자 NY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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