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브라질 사우바도르에서 열린 2014 브라질월드컵 8강전 네덜란드와 코스타리카의 경기에서 패배가 확정된 코스타리카 선수들이 모여 아쉬움을 달래고 있다. ⓒ Gettyimages/멀티비츠
[엑스포츠뉴스=조용운 기자] 넘어지고 쓰러져도 일어나는 투혼의 축구, 코스타리카가 돌풍의 행진을 8강에서 마무리했다. 패배에도 찬사가 끊이지 않는다.
코스타리카는 6일(이하 한국시간) 브라질 사우바도르에 위치한 아레나 폰타노바에서 열린 네덜란드와의 2014 브라질월드컵 8강전에서 아쉽게 패했다.
전후반 90분에 이어 연장전까지 0-0으로 마친 코스타리카는 승부차기에 돌입했고 상대 골키퍼 팀 크룰의 선방에 막혀 3-4로 무릎을 꿇었다.
어느 누구도 패배에 비판을 하지 않는다. 오히려 승자 네덜란드보다 패자인 코스타리카를 향해 박수를 치는 이들이 많다. 단순히 이번 대회 8강까지 오르며 돌풍을 일으켜서가 아니다. 끝까지 자신들의 축구를 고수했기 때문이다.
코스타리카는 분명 세계축구의 변방이다. 최고성적이 1990 이탈리아월드컵 16강일 만큼 대회 시작 전 그 누구도 코스타리카를 주목하지 않았다. 강호 이탈리아, 잉글랜드와 함께 한 조에 속해 승점 자판기가 될 것이란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코스타리카의 축구는 단순히 이름값으로 대회에 임한 이들이 넘기에 쉽지 않았다. 사장됐다던 3백 전술을 입은 코스타리카는 수비진의 유기적인 3백, 5백 변화를 통해 강호들을 무찔렀다. 이들이 뚫린다해도 거미손 케일러 나바스의 존재는 코스타리카를 난공불락으로 만들었다.
16강에서 120분 혈투를 치르고 올라와 또다시 네덜란드와 120분을 뛴 코스타리카지만 걷는 이는 없었다. 넘어지면 일어났고 움직이지 않는 발로 뛰려고 애를 썼다.
현대축구에서 투혼과 정신력은 이제 경쟁력이 없다던 몇몇 이들의 평가가 무색하게 코스타리카는 두 가지를 강점으로 강호들과 맞섰다.
우리에게 익숙한 축구였다. 2002 한일월드컵에서 강호를 상대로 쉴새없이 압박하던 한국 축구를 보는 듯했다. 당시에도 한국은 이탈리아와 스페인 등 강호들과 연장 접전을 연이어 펼치고도 언제 그랬냐는 듯 일어나 그라운드를 누볐다.
2002년 이후 한국 축구에서 볼 수 없던 장면을 12년이 지나 코스타리카를 통해 투영했고 약팀이 월드컵에서 성공할 수 있는 부분을 재확인했다.
조용운 기자 puyol@xportsnews.com
조용운 기자 puyol@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