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킨페프 ⓒ Gettyimages/멀티비츠
[엑스포츠뉴스=쿠이아바(브라질), 조용운 기자] 참 논란이 많았다. 그동안 대표팀에서 이 정도로 골키퍼에 대한 믿음이 없었던 적이 있었나 싶을 정도였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대표팀은 18일(이하 한국시간) 브라질 쿠이아바의 판타나우 아레나에서 열린 러시아와 조별리그 H조 1차전에서 1-1 무승부를 거뒀다. 후반 22분 이근호가 선제골을 기록했지만 후반 28분 케르자코프에게 통한의 동점골을 내줘 승점 1에 만족했다.
그만큼 홍명보호의 수문장 정성룡의 마음고심은 상당했다. 뜻대로 되지 않고 실수가 많아지자 머리도 싹둑 잘랐던 정성룡이다. 그렇게 마음을 다 잡은 정성룡은 K리그에서 살아났고 다시 홍명보 감독의 믿음을 얻었다.
하지만 그것이 다가 아니었다. 정성룡은 월드컵을 앞두고 치른 두 차례 평가전에서 5골을 내주며 고개를 숙였다. 정성룡의 일방적인 실수는 없었지만 골문을 지킨 선수로서 5실점에 높은 점수를 줄 수는 없었다.
그래서 정성룡에 대한 비판은 가시지 않았다. 러시아전을 코앞에 두고도 골키퍼가 누구일지에 대한 말이 나올 만큼 신뢰를 잃었었다.
하지만 정작 뚜껑을 연 월드컵에서 기름손은 정성룡이 아니었다. 정성룡은 지난 4년 한국 축구를 대표하는 거미손이었던 이유를 증명해냈다.
전반 중반부터 적극적으로 나오는 러시아의 맹공을 차분하게 막아냈다. 상대의 강력한 중거리 슈팅과 세트피스를 몸을 날려 차단했다. 상대 공격수가 문전 앞에 있을 때는 영리하게 측면으로 틀어 펀칭을 하는 신중함도 보여줬다.
후반에는 더욱 날이 선 선방이었다. 상대가 날카로운 크로스로 한국 문전을 위협할 때 넓은 반경까지 나가 몸을 날려 볼을 차단했다.
정작 정성룡이 안정감을 보여줬지만 기름손은 세계적인 명성을 자랑하던 상대 이고르 아킨폐프였다. 20대 초반부터 러시아의 골문을 지켜온 아킨폐프는 익숙하지 않은 러시아 선수 중에서 가장 먼저 손에 꼽힐 만큼 유명세를 가진 선수다.
하지만 활약은 기대이하였다. 후반 들어 한국이 거센 슈팅을 시작하자 흔들리기 시작했다. 기성용과 구자철의 슈팅을 깔끔하게 차단하지 못하던 아킨폐프는 후반 23분 결정적인 실수로 실점했다.
이근호의 슈팅이 강력하긴 했지만 아킨폐프가 잡았다 놓치는 실수를 했고 그대로 골망 안으로 들어갔다. 아킨폐프는 좌절했고 한국 선수들은 이근호와 엉켜 기쁨을 만끽했다.
비록 한국은 6분 뒤 문전 혼전 과정에서 알렉산더르 케르자코프에게 실점하며 동점을 허용했지만 이때도 정성룡은 몸을 날려 먼저 선방을 보여주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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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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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민 기자 sports@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