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알 마드리드와 AT마드리드가 챔피언스리그 결승 무대에서 만난다. 이들 간의 특별한 마드리드 더비는 올 시즌 별들의 전쟁의 대미를 장식할 것으로 보인다. ⓒ 레알 마드리드 홈페이지 캡쳐
[엑스포츠뉴스=조용운 기자] 시끄러운 이웃은 맨체스터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스페인 마드리드도 거대한 두 클럽이 자존심을 두고 싸우는 전쟁터다. 언제나 그렇듯 최고의 자리에 있는 레알 마드리드와 조금씩 성장해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가 정상을 놓고 다툰다.
최고의 라이벌전인 만큼 최고의 무대에서 맞붙는다. 레알 마드리드와 아틀레티코는 오는 25일(이하 한국시간) 포르투갈 리스본의 에스타디오 다 루즈에서 2013-14시즌 UEFA(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을 치른다. 유럽의 제왕을 가리는 자리가 마드리드 더비로 치러지게 됐다.
그동안 역사는 모조리 잊어도 좋다. 레알 마드리드의 압도적인 우위는 이미 지난해 산산조각이 났다. 1999년부터 14년 동안 레알 마드리드만 만나면 승점 ATM으로 전락했던 아틀레티코는 지난해 국왕컵 결승전을 통해 더비의 설움을 딛고 마드리드를 격동의 장소로 몰아넣었다. 올 시즌 첫 만남이던 7라운드에서도 아틀레티코는 디에고 코스타가 결승골을 뽑아내며 레알 마드리드에 승리한 바 있다.
레알 마드리드도 쉽게 무게 추를 넘겨주지 않았다. 마드리드 더비 연패의 충격을 국왕컵 4강에서 2연승으로 되갚았다. 두 팀의 가장 최근 맞대결까지 2-2 무승부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최근 마드리드 더비는 한치 앞을 예상할 수 없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이하 AT)가 바르셀로나를 제치고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정상을 차지했다. ⓒ Gettyimages/멀티비츠
챔피언의 자격 - 레알 마드리드
대망의 '라데시마(La Decima·10번째 우승)'를 달성할 절호의 기회다. 4강에서 가장 난적을 꺾었다. 지난해 챔피언 바이에른 뮌헨을 연이어 잡아낸 레알 마드리드의 상승세는 그 어느 팀도 막을 수 없을 것 같다. 비록 시즌 막판 리그에서 주춤하면서 우승컵을 차지하지 못했지만 대신 부상자의 컨디션을 올리는 데 성공했다. 다급하다고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 카림 벤제마, 페페 등을 무리하게 기용하지 않았다. 선택과 집중을 택한 레알 마드리드는 결승전에 맞춰 부상자들이 일제히 복귀할 것이란 소식이다. 특히 레알 마드리드의 가장 강력한 힘은 BBC 트리오가 결승전에 모습을 드러낼 전망이다. 호날두와 벤제마, 가레스 베일로 이뤄진 BBC 스리톱은 올 시즌 유럽 최고의 창이다. 3명의 공격포인트만 합쳐도 93골 39도움이다. 특히 호날두는 챔피언스리그에서만 16골을 넣어 한 시즌 최다골 신기록을 세웠다. 공격진의 파괴력 하나 만으로도 레알 마드리드의 챔피언 자격은 충분하다.
챔피언의 자격 - 아틀레티코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의 챔피언이다. 이보다 더 아틀레티코의 전력을 잘 설명할 문장은 없다. 흔히 '신계'라 불리며 모든 팀을 아래에 뒀던 레알 마드리드와 FC바르셀로나가 올 시즌에는 아틀레티코 밑으로 들어갔다. 화려한 명성은 없다. 팀 에이스로 떠오른 디에고 코스타도 라다멜 팔카오가 빠져나간 올 시즌에야 본격적인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그만큼 아틀레티코는 비슷한 선수들로 최고의 힘을 만들어냈다. 아틀레티코의 색깔은 그래서 더 찾기 어렵다. 점유율도, 역습도, 롱볼도 분명하게 아틀레티코의 힘을 정의 내리지 못한다. 그만큼 조직적인 움직임이 뛰어나다는 뜻이다. 공격할 때와 수비할 때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는 힘은 아틀레티코를 스페인 정상으로 그리고 유럽 정복까지 바라보는 위치로 이끌었다. 레알 마드리드와 달리 마지막까지 우승경쟁을 한 터라 코스타와 아르다 투란이 부상을 당하는 불운이 있지만 한명 빠진다고 누수를 일으킬 전력이 아니다. 챔피언의 자격이 충분하다.
조용운 기자 puyol@xportsnews.com
조용운 기자 puyol@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