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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아 포토히스토리⑥] 韓피겨, 100년 만에 세계 정복하던 날

기사입력 2014.02.07 08:18

조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두 차례의 시니어 시즌을 마친 김연아(24)는 만족할 만한 성과를 얻었다. 반면 아쉬움도 존재했다.

김연아는 2007년과 2008년 세계선수권에서 모두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우승을 놓친 것보다 '할 수 있었던 것을 완벽하게 하지 못했던 점'이 아쉬웠다.

가장 두려웠던 적인 부상은 김연아를 끊임없이 괴롭혔다. 특히 가장 중요한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아픈 몸을 이끌고 출전했다. 허리와 고관절에 극심한 통증을 느낀 그는 진통제를 맞아가며 스케이트를 탔다.

자칫 선수생명에 위기가 찾아오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있었다. 그러나 김연아는 선수 인생의 가장 큰 고비를 극복해냈다. 2008-2009시즌은 김연아에게 의미가 깊다. 큰 부상 없이 온전하게 치른 첫 시즌이었기 때문이다.

2007 스웨덴 세계선수권을 마친 뒤 김연아는 차기 시즌 준비에 들어갔다. 메인 훈련지를 국내가 아닌 캐나다 토론토로 바꿨다. 훈련 시스템은 물론 부상 관리도 체계적으로 운영됐다. 이 시즌 쇼트프로그램은 '죽음의 무도'였다. '록산느의 탱고'와 '죽음의 무도' 그리고 '007 제임스 본드 메들리'는 김연아의 강렬한 연기가 돋보이는 대표작이다.

김연아는 부드럽고 서정적인 연기도 잘했지만 카리스마 넘치는 표현력은 타의 추종을 불허했다. 특유의 강렬한 표정 연기로 시작하는 도입부는 물론 프로그램의 마침표를 찍는 제스처도 화제를 모았다.

'죽음의 무도'가 격렬한 로큰롤이었다면 프리스케이팅인 '세헤라자데'는 한 편의 뮤지컬이었다. 김연아는 '미스 사이공'에 이어 한 편의 스토리가 들어간 프로그램을 연기했다.

안무가인 데이비드 윌슨(캐나다)은 김연아의 안에 잠재된 다양한 '끼'를 끄집어냈다. 어린 시절 무표정하게 스케이트를 탔던 소녀는 시니어 무대에서 '천의 얼굴을 가진 배우'가 됐다.

김연아는 2009년 3월 미국 LA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쇼트프로그램 최고 점수(76.12)와 여자싱글 역대 최고 점수(207.71)를 받으며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신채점제 도입 후 여자싱글 '마의 점수'였던 200점의 벽이 허물어지는 순간이었다.

2000년을 훌쩍 넘기면서 이 땅에 피겨 스케이팅이 들어온 지도 100년이라는 세월이 흘렀다. 10년이 열 번이나 지나갈 동안 한국은 피겨의 불모지였다. 꽁꽁 얼어붙은 동토에서 피어난 김연아는 세계를 정복했다. 실로 기적 같은 일이었다.


김연아는 한국 피겨 역사 100년 만에 찬란히 피어난 꽃이었다.

조영준 기자 spacewalker@xportsnews.com

[사진 = 김연아 ⓒ Gettyimages/멀티비츠]

조영준 기자 spacewalke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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