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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아, 비운 마음속에 들어있는 '치열함'

기사입력 2014.01.16 08:19 / 기사수정 2014.01.16 09:07

조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최고의 목표를 달성한 뒤에 오는 허탈감과 공허함은 매너리즘에 빠질 덫이 될 수 있다.

'피겨 여왕' 김연아(24)는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뒤 실제로 이런 고민에 빠진 적이 있었다. 그는 "스스로 새로운 동기부여를 찾기 힘들었다"고 털어놓았다.

하지만 이내 마음을 새롭게 다잡았다. 2012년 여름 현역 복귀를 선언한 김연아는 "나의 은퇴 무대는 2014 소치동계올림픽이 될 것이다. 밴쿠버 때와는 다르게 편안한 마음으로 후회 없이 임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역 무대에 복귀한 김연아는 5대회 연속 200점을 돌파했다. 스스로는 매번 대회에 출전할 때마다 부담 없이 편안하게 임한다고 밝힌다. 세계 피겨역사의 위대한 족적 중 하나인 ‘26년 만의 올림픽 피겨 여자싱글 2연패’에도 연연하지 않고 있다.

김연아는 지난 15일 서울 공릉동 태릉 국제빙상장 대회의실에서 열린 '2014 소치동계올림픽 빙상종목 미디어데이'에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김연아는 "많은 분들이 올림픽 2연패를 얘기한다. 하지만 나는 여기에 중점을 두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김연아는 "어떤 결과가 나와도 이를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4년 전 밴쿠버 동계올림픽 때와는 다르게 편하게 임할 수 있다는 말도 덧붙었다.

늘 최고의 자리에 있었지만 항상 말을 아끼고 신중했던 자세. 어린 시절부터 나타난 김연아의 일관적인 모습이다. 실제로 김연아는 4년 전에도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꼭 금메달을 획득하겠다"는 말을 꺼내지 않았다. 최선을 다해 올림픽 무대에서 어떤 색의 메달도 따고 싶다는 의지를 드러냈지만 금메달에 대한 구체적인 발언은 하지 않았다.

이런 모습을 보면 한편으로는 자신감 부족이나 매너리즘에 빠진 것이 아니냐는 시선으로 비쳐질 수 있다. 그러나 김연아는 예전부터 누구보다 치열했다. 올림픽을 앞두고 비운 마음속에는 언제나 ‘치열함’이 가득 차 있었다.



김연아를 어려서부터 지켜본 이들인 공통적으로 "그 누구보다 경쟁의식이 치열하고 될 때까지 연습한다"고 입을 모은다. 현 김연아의 스승이자 어린 시절 지도자였던 신혜숙 코치는 "어린 시절 (김)연아는 누구보다 열심히 연습을 했다. 하다가 안 되는 것이 있으면 씩씩거리면서 될 때까지 했다"고 회상했다.


올림픽 금메달의 꿈을 이룬 김연아는 4년 전과 비교해 부담감이 덜 한 것은 사실이다. 김연아는 매번 "후회 없는 경기를 펼치겠다"고 말한다. 이기는 것보다 즐기는 쪽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어중간하게' 즐기면 매너리즘에 빠질 위험이 있다. 그러나 '제대로' 즐기면 좋은 결과로 이어진다.

2014 소치동계올림픽을 준비하는 김연아는 여전히 치열하다. 김연아의 훈련 과정을 지켜본 피겨 관계자들은 "아직도 링크에서 가장 늦게 나올 정도로 열심히 한다"고 밝혔다.

선수의 치열함은 대회를 통해 나타난다. 김연아는 올 시즌 두 번의 대회에 출전해 모두 200점을 훌쩍 넘었다. 특히 이달 초 경기도 고양시 어울림누리 얼음마루에서 열린 'KB금융 코리아 피겨스케이팅 챔피언십 2014(제68회 전국종합선수권)'에서 227.86점을 받았다. 본인이세운 세계 최고 점수인 228.56점에 0.7점이 모자란 점수였다.

김연아의 점프는 여전히 위력적이었고 여기에 노련미가 더해졌다. 4년 전과 비교해 퇴보하지 않은 기량은 '치열함'으로 다져진 증거였다.

김연아는 이번에도 말은 아꼈다. 마음을 비웠지만 그 안에는 누구도 따라올 수 없을 정도로 뜨겁다. 아직 출국날을 잡지 못한 김연아는 다음달 초에서 중순 경 올림픽이 개최되는 러시아 소치로 떠날 예정이다.



조영준 기자 spacewalker@xportsnews.com

[사진 = 김연아 ⓒ 엑스포츠뉴스 김성진 기자]

조영준 기자 spacewalke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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