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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준의 피겨 인사이드] 김연아와 도전자들, 자국 대회에서 누가 웃었나

기사입력 2014.01.13 08:40 / 기사수정 2014.01.13 08:55

조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지난 12일(한국시각) 미국 매사추세츠 보스턴에서 '2013 미국 피겨스케이팅 선수권대회'가 막을 내렸다. 그리고 같은 기간 캐나다에서도 자국 대회가 진행됐다.

올해 전미선수권에서는 그레이시 골드(18)가 우승을 차지했다. 그가 받은 점수는 211.69점이었다. 신채점제 도입 후 이 대회 여자싱글에서 나온 가장 높은 수치다. 그리고 캐나다에서는 케이틀린 오스먼드(18)가 207.24점을 받으며 정상에 등극했다.

이로써 올 시즌 자국 대회에서 200점을 돌파한 여자 싱글 선수는 총 8명이 됐다. 자국에서 개최된 대회에서 받은 점수는 국제빙상경기연맹(ISU)의 규정상 공식 점수로 인정받지 못한다. 자국 대회의 특징은 국제대회와 비교해 후한 점수가 내려진다. 2014 소치동계올림픽을 앞둔 올 시즌에는 이러한 경향이 두드러졌다.

김연아는 이달 초 경기도 고양시 어울림누리 얼음마루에서 열린 'KB금융 코리아 피겨스케이팅 챔피언십 2014(제68회 전국종합선수권대회)'에서 227.86점을 받았다. 올 시즌 자국대회에서 받은 점수 중에서도 김연아는 가장 높은 곳에 있었다.

국내 대회에서 받은 점수에 대해 김연아는 "나 뿐만 아니라 다른 선수들도 국내 대회에서는 후한 점수를 받는다. 중요한 건 국제대회 점수"라고 말했다. 그의 말대로 자국에서 열린 대회에서 받은 점수는 큰 의미가 없다. 하지만 소치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선수들의 기량을 확인할 수 있는 자료는 될 수 있다.

미국-러시아-일본, 에이스들의 부진 속에 '2인자'들의 급부상

김연아는 국내 대회에서 227.86점을 받았다. 프리스케이팅에서 나온 몇몇 작은 실수가 아쉬웠지만 그의 기량은 여전히 독보적이었다. 또한 해외언론들도 김연아의 점수에 대해 의구심을 내비치지 않았다.

미국의 AP통신은 "미국 선수들 중 김연아에게 도전할 이는 없다. 다른 국가에서도 김연아를 위협할만한 선수는 보이지 않는다"며 김연아의 압도적인 경기력에 찬사를 보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김연아의 올림픽 2연패의 가능성에 큰 관심을 나타냈다.



김연아는 4년 전처럼 흔들림 없이 올림픽을 준비하고 있다. 반면 도전자들은 서로 엎치락뒤치락하는 양상을 보여주고 있다.


올 시즌 국제대회에서 김연아 다음으로 높은 점수를 받은 이는 스즈키 아키코(28, 일본)다. 지난해 12월 열린 전일본선수권대회서 스즈키는 215.18점을 받았다.(공인 최고 점수 : 199.58점-2013 월드팀 트로피)

러시아선수권에서는 아델리나 소트니코바(18, 러시아)가 212.77점을 받았다. 올 시즌 그랑프리 파이널 준우승자인 율리야 리프니츠카야(15, 러시아)는 210.81점을 기록했다. 또한 미국도 그레이시 골드에게 211.69점을 안겨줬다.



올 시즌 러시아의 에이스는 단연 리프니츠카야였다. 그는 두 번의 그랑프리 시리즈(스케이트 캐나다, 러시아 로스텔레콤컵)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또한 그랑프리 파이널에서는 아사다 마오(24, 일본)에 이어 2위에 올랐다. 이와 비교해 소트니코바는 두 번 출전한 그랑프리(컵 오브 차이나, 프랑스 에릭 봉파르)에서 모두 준우승에 그쳤다. 그랑프리 파이널에서도 5위에 머물며 메달권 진입에 실패했다. 하지만 국내대회에서 리프니츠카야를 앞지르며 자존심 회복에 성공했다.

일본선수권에서도 '에이스의 몰락'이 이어졌다. '일본 피겨의 간판'인 아사다 마오는 자국대회에서 200점을 넘지 못했다. 올 시즌 단 한 번도 성공시키지 못한 트리플 악셀은 물론 다른 점프들이 흔들리면서 부진한 경기를 펼쳤다. 199.50점에 그친 아사다는 전일본선수권 3위에 그쳤다. 아사다가 흔들릴 때 '백전노장' 스즈키 아키코는 생애 최고의 연기를 펼치며 1위로 올라섰다.

미국도 비슷한 상황이 일어났다.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 이후 미국 피겨를 대표해온 애슐리 와그너(23)가 무너졌다. 전미선수권 3연패에 도전한 그는 182.74점 그치며 4위로 추락했다. 부진한 와그너를 대신해 새로운 피겨 피겨의 여왕으로 등극한 이는 골드였다.

골드는 지난 2012~2013시즌 시니어 무대에 데뷔했다. 몇몇 대회에서 메달을 획득했지만 아직 우승 경험은 없다. 하지만 이번 전미선수권에서 ‘포텐셜’을 터뜨리며 새로운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미국 피겨의 전설'인 미셸 콴(34, 미국)은 폭스스포츠를 통해 "골드의 기술적인 능력은 김연아와 비교할 수 있을 정도다. 올림픽 금메달 획득 가능성도 있다"며 추켜세웠다.

한편 4위에 그친 와그너는 소치동계올림픽 출전 탈락의 위기에 몰렸다. 그러나 미국 피겨스케이팅 연맹(USFSA)은 최근 3년동안 꾸준한 성적을 올린 와그너를 버리지 않았다. USFSA는 전미선수권이 종료된 뒤 2014 소치동계올림픽에 출전할 최종 선수들을 발표했다.

소치동계올림픽에 출전할 미국 여자싱글 선수 3명은 그레이시 골드와 2위에 오른 폴리나 에드먼즈(15) 그리고 와그너로 결정됐다. USFSA는 전미선수권 성적은 물론 최근 국제대회 성적을 토대로 미국 피겨 대표를 선정했다고 전했다. 결국 전미선수권 3위를 차지한 미라이 나가수(22)대신 국제대회에서 괄목할만한 성적을 거둔 와그너가 소치행 막차를 탔다.

신구의 경쟁이 예고되는 소치동계올림픽

김연아와 아사다 마오 그리고 스즈키 아키코는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에 이어 두 번째 올림픽에 출전한다. 미국은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 여자싱글 4위에 오른 미라이 나가수 대신 꾸준한 성적을 올린 와그너를 선택했다. 여기에 새로운 미국 챔피언 골드에게 큰 기대를 걸고 있다.

러시아의 어린 기대주들은 홈그라운드에서 메달 사냥에 나선다. 김연아의 아성에 도전하는 이들은 4년 전과 비교해 많이 달라졌다.

김연아는 지난해 3월 캐나다 런던에서 열린 세계선수권에서 218.31점을 받았다. 그리고 올 시즌 자국 대회에서 받은 점수도 압도적이다. 김연아가 흔들리지 않을 경우 이변이 일어날 가능성은 낮다. 이번 소치동계올림픽은 4년 전보다 메달 권 진입 경쟁이 더욱 치열할 것으로 전망된다.



조영준 기자 spacewalker@xportsnews.com

[사진 = 김연아 아델리나 소트니코바 ⓒ 엑스포츠뉴스DB , 그레이시 골드 ⓒ  Gettyimages/멀티비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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