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신원철 기자] 일본프로야구에 외국인선수를 내주던 한국프로야구에 '일본 출신' 선수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KIA 타이거즈는 2일 새 외국인선수 데니스 홀튼을 계약금 5만 달러, 연봉 25만 달러에 영입했다. 홀튼은 소프트뱅크 소속이던 2011년 26경기에 선발 등판해 19승 6패(평균자책점 2.19)로 다승왕을 차지한 선수다. 일본에서 뛴 6년 동안 138경기(선발 121경기)에 나서 768⅓이닝을 소화하며 평균자책점 3.11을 찍었다. 요미우리 소속이던 지난 시즌 연봉은 2억 2천만엔(추정)이었다.
2013년에는 18경기에서 103⅔이닝을 투구하며 9승을 올렸다. 평균자책점은 3.73으로 전년도(2.45)에 비해 1점 이상 상승했지만 이닝당 출루허용률(WHIP)은 1.13(2012년 1.01)으로 여전히 수준급. 평균자책점은 센트럴리그 20위(규정이닝 50% 이상 기준)였다.
이 20명 가운데 홀튼보다 낮은 WHIP을 기록한 선수는 마에다 켄타(0.96, 히로시마), 노미 아츠시(1.08, 한신), 오가와 야스히로(1.12, 야쿠르트), 스기우치 토시야(1.12, 요미우리)뿐이었다. 여기에 일본프로야구 2012시즌이 공인구 교체로 인해 극심한 투고타저 양상을 띄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2012시즌과 2013시즌 기록의 차이도 크게 느껴지지 않는다.
넥센 히어로즈는 외국인타자로 비니 로티노를 선택했다. 로티노는 지난 시즌 오릭스에서 뛰었다. 메이저리그 5시즌 통산 기록은 타율 1할 6푼 5리, OPS(출루율+장타율) 0.540이다. 마이너리그에서는 11시즌 동안 타율 2할 9푼 4리, OPS 0.786을 찍었다. 일본에서의 1군 기록은 타율 2할 6리 OPS 0.679, 2군 기록은 타율 3할 5푼 6리 OPS 0.978이었다.
로티노는 1군 경기(37경기)출전보다 2군 경기(52경기)출전 횟수가 많았다. 연봉도 3천만엔(추정)으로 '명목상'으로 여겨지는 한국프로야구 외국인선수 연봉 상한액(옵션 포함 30만 달러)과 크게 다르지 않다. 포수부터 외야수까지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다는 점, 일본야구를 경험했다는 점이 매력적인 자원이다.
그동안 일본프로야구는 자금력을 바탕으로 한국프로야구에서 검증된 자원을 영입해 재미를 봤다. 타이론 우즈(두산)는 2002년 일본으로 건너가 한·일 홈런왕을 거머쥐었다. 요코하마에서 첫해 40홈런, 이듬해 45홈런을 때려냈다. 이후 주니치로 이적해 '흑곰'의 위력을 과시했다.
KIA 외국인투수 세스 그레이싱어도 한국을 거쳐 일본에서 정상급 선수로 자리매김했다. 2005년과 2006년 KIA에서 뛴 그레이싱어는 2007년 야쿠르트에서 센트럴리그 다승왕(16승)을 차지했다. 이듬해에는 요미우리에서 17승을 따내며 2년 연속 다승왕에 올랐다.
최근에는 크리스 세든(전 SK)이 일본에 진출했다. 세든은 올 시즌 한국프로야구에서 다승 공동 1위(14승), 평균자책점 3위(2.98), 탈삼진 2위(160개)로 리그 최정상급 기록을 올렸다. 요미우리는 세든과 연봉 8천만엔에 계약했다.
홀튼과 로티노 이전에도 일본을 거쳐 한국에서 선수생활을 이어간 선수들이 있었다. 다카쓰 신고는 야쿠르트와 메이저리그 화이트삭스, 메츠를 거쳐 2008년 우리 히어로즈(현 넥센)에서 뛰었다. 다카쓰는 18경기에 등판해 1승 8세이브, 평균자책점 0.86을 기록했다. 2010년 LG 마무리투수였던 오카모토 신야는 2001년 주니치 유니폼을 입고 프로에 데뷔해 세이부를 거쳐 2010년 LG에 입단했다.
단 두 선수 모두 전성기가 아닌 선수생활 막바지에 한국으로 건너왔다는 점이 홀튼(36), 로티노(35)와는 다른 면이다. 다카쓰는 40세, 오카모토는 37세에 한국땅을 밟았다. 홀튼과 로티노 모두 30대 중반이지만 비슷한 나이에 이적한 오카모토가 전성기의 구속을 잃고 기교에 의존하던 시기였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신원철 기자 26dvds@xportsnews.com
[사진=목동구장, 비니 로티노, 데니스 홀튼 ⓒ 엑스포츠뉴스 DB, 넥센 및 KIA 구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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