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상암, 조용운 기자] "1~2경기로 몰리나를 평가하고 싶지 않다."
FC서울의 최용수(44) 감독은 항간에 불고 있는 몰리나를 향한 비판의 목소리를 알고 있다는 듯 취재진의 질문에 단호한 어조로 믿음을 보냈다.
그리고 몰리나가 그 믿음에 보답했다. 마침내 '몰기옥'이 터졌다.
최용수 감독이 이끈 서울은 17일 홈구장인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인천 유나이티드와의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37라운드에서 전반 종료 직전 터진 몰리나의 선제골에 힘입어 2-2로 비겼다.
비록 서울은 인천에 이기지 못했지만 몰리나는 마음의 짐을 덜 수 있는 한방을 터뜨렸다. 한동안 몰리나는 K리그 클래식과 AFC(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에서 승승장구하는 서울과 달리 야박한 개인 평가를 들어왔다.
심지어 일주일 전에는 비판의 중심에 서기도 했다. 몰리나를 향한 아쉬움과 한탄이 가장 커진 계기는 광저우 에버그란데(중국)와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이다. 제몫 이상을 해준 데얀과 에스쿠데로에 반해 몰리나는 자신이 가진 기량의 반도 보여주지 못한 것이 컸다.
특히 광저우에서 치러진 2차전에서 몰리나에 대한 아쉬움은 진하게 남았다. 전담키커임에도 몰리나의 프리킥과 코너킥은 타깃을 알 수 없을 만큼 부정확했고 폭발력을 자랑하던 왼발이 침묵하며 서울은 잘 싸우고도 준우승에 그쳤다.
그 아쉬움이 부진한 몰리나를 향한 화살로 변했다. 그래도 최 감독은 감쌌다. 그는 몰리나에 대해 "결승전이 끝나고 왜 그렇게 했냐는 등의 말을 하지 않았다"며 "그동안 많은 승점을 챙겨준 선수다. 본인이 더 마음 아플텐데 사람들이 참 냉정하다"고 믿음을 보냈다.
그래선지 몰리나는 인천을 맞아 어느 때보다 공격에 열을 올렸다. 전반부터 전방을 향한 위협적인 침투패스를 건넸고 전반 19분에는 데얀의 헤딩패스를 받고도 슈팅으로 연결하지 못하자 자신의 머리를 긁는 등 자책하는 장면이 여럿 보였다.
본인도 비판의 목소리를 아는 듯했다. 그러던 몰리나는 전반 종료 직전 에스쿠데로가 연결한 패스를 상대 페널티박스 안에서 받아 침착하게 골키퍼와 수비수를 드리블로 제치고 골을 뽑아냈다. 2개월 만에 뽑아낸 값진 득점에 몰리나와 서울 선수들은 한데 엉켜 기쁨을 만끽했다.
조용운 기자 puyol@xportsnews.com
[사진=몰리나 ⓒ 엑스포츠뉴스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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