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이상규 기자] 이번 K리그 이적 시장에서 '한국판 레알 마드리드'로 불렸던 수원 삼성의 행보가 조용합니다.
김남일이 일본 J리그 빗셀 고베로 이적했고, 두 귀화 선수였던 데니스와 이싸빅은 팀을 떠났고, '살림꾼' 김진우는 은퇴했고, '안정환-이현진-신영록'의 재게약 여부는 여전히 불투명 합니다. 한때 수원행 루머가 나돌았던 김정우와 오범석의 수원 이적은 정황상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그나마 수원이 이적 시장에서 소득을 본 것은 기존 외국인 선수 3인방 잔류에 성공한 것입니다. 특히 유럽 4개팀의 영입 공세를 받은 수비수 마토를 3년 재계약 성공한 것은 이번 시즌 튼튼한 수비력 구축을 위해 큰 힘을 실어줬습니다. 마토 없는 수원의 수비벽은 상상이 안 될 정도죠.
그런데 지난해 12월 27일 중국 '소후 스포츠'
에 의하면 상하이 선화가 마토 영입을 원했다는 보도가 있었습니다. 이 소식은 지금까지 국내 언론에 기사화되지 않았고 국내 축구팬들에게 알려지지 않았던 사실입니다. 최근 중국 언론에서는 안정환이 중국으로 갈 것이라는 기사를 연일 내보내고 있었는데 같은 수원 선수인 마토도 중국 진출한다는 기사가 나왔던 것이죠.
중국 언론 보도에 따르면 수원 구단은 상하이의 마토 영입 제의를 거절했습니다. '골 넣는 수비수' 마토는 수원에게 있어 득점력과 수비력을 높일 수 있는 귀중한 존재였기 때문에(2005, 2007년 수원 득점 1위가 마토) 수원이 그를 다른 팀으로 보내고 싶지 않았습니다. 더구나, 역대 K리그 최고 수비수로 평가받는 마토가 K리그보다 한 수 아래인 중국에서 뛴다는 것은 국내 축구팬 입장에서는 전혀 납득이 가지 않죠. 만약 마토가 상하이로 이적했다면 수원팬들의 실망은 더 컸을 것입니다.
더 놀라운 것은, 상하이는 마토를 영입하는 대신에 주장 리웨이펑을 수원으로 보내려고 했답니다. 리웨이펑의 K리그 진출설은 지난달 20일 '엑스포츠뉴스'가 보도했던 내용입니다만 그의 진출 대상이 일주일 뒤에 수원으로 밝혀진 것이죠. 리웨이펑하면 2002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애버튼에서 '마케팅용 선수'로 영입됐고 한국 국가대표팀, K리그 팀과 만날 때 마다 고의적인 거친 파울로 국내팬들의 거센 비난을 받았던 수비수 입니다.
중국 언론에 따르면, 상하이가 마토를 얻는 조건으로 리웨이펑의 수원행을 추진했는데 끝내 실패로 돌아갔다고 합니다. 또 상하이는 수원과 이적 협상을 하는 과정에서 마토의 연봉 70만 달러(약 6억 5천만원, 중국측 보도)에 부담을 느끼면서 이 일을 없던 일로 하기로 보도 되었습니다.
중국측 보도가 모두 신빙성이 있는지 의문이지만, 마토와 리웨이펑의 소속팀이 꿈이 아닌 현실로 바뀌었다면 국내 축구팬들을 황당케 하는 K리그 최악의 이적 사례로 남았을 것입니다. 리웨이펑이 K리그 최고의 수비수 마토와 같은 기량을 지녔을지는 의문이나 (국내 팬들에게 있어) 두 선수의 이미지가 하늘과 땅 처럼 너무 대조되기 때문이죠.
더구나, K리그 최정상에 오른 선수가 슬럼프와 관계없이 중국으로 이적한 사례는 단 한번도 없었습니다. 과거 수원에서 여러차례 우승을 안겨줬던 무사와 산드로는 지난해 중국에서 뛰었지만 K리그에서 극심한 슬럼프에 빠진 뒤에 중국으로 갔던 외국인들입니다. 마토가 중국 언론으로부터 상하이 이적설에 오른것은 현실성이 떨어진 것으로 보여집니다.
[사진=마토 (C) 엑스포츠뉴스 강창우 기자]
이상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