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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문난 스크루지' 벵거 감독에 관한 3가지 사연

기사입력 2013.08.28 11:28 / 기사수정 2013.08.28 22:48

김형민 기자


[엑스포츠뉴스=김형민 기자] 아르센 벵거(아스날) 감독이 구두쇠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유럽 내에서도 신중한 소비로 정평이 난 벵거 감독은 이번에도 자신만의 영입방식을 고수하고 있는 분위기다.

하지만 주변 상황이 여의치 않다. 벌써 9년 무관을 우려한 팬들의 울화통이 터지는 가운데 벵거 감독을 향한 비난과 압박이 여기저기서 물밀듯 몰아치고 있다. 이러한 벵거의 행보에 팬들 사이에서도 신뢰파와 강경파로 분열이 일어나고 있을 정도다.

어느 때보다 긴 여름을 보내고 있는 가운데 아스날은 유일하게 야야 사노고만을 영입했다. 곧 전직 아스날맨, 마티유 플라미니의 합류가 성사될 것이란 보도들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선 이번 긴축재정에 담긴, 남다른 사연들을 쏟아내고 있다. 그에 관한 사연은 크게 3가지로 요약된다.

1. 2011년의 실패, 되풀이는 없다

아스날의 소극적인 행보에 현지 매체들도 다양한 관측들을 내놓고 있는 분위기다. 주요 논점은 '지난 2011년의 막판 폭풍 영입 를 재현할 것인가'에 있다. 지난 2011년 여름 이적시장에서 아스날은 줄곧 별다른 영입 움직임을 보이지 않다가 마감 시한을 코앞에 두고 대거 선수를 영입하는 모습을 보였다.

당시 아스날은 박주영을 비롯해 안드레 산토스, 요시 베나윤(임대), 페어 메르테사커 등을 데려와 스쿼드를 보강했다. 하지만 이어진 시즌에서 기대만큼의 효과는 없었다. 당시 영입된 선수 중 메르테사커와 미켈 아르테타 등만이 성공적인 적응기를 보냈다.

2011년처럼 이번에도 아스날이 막판 선수영입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란 것이라 현지 언론들은 내다보고 있다. 하지만 오히려 2011년 영입 실패를 교훈 삼아 전철을 다시 밟지는 않으려 할 것이란 관측도 적지 않다.

영국 매체 블리처리포트와 더선 등은 박주영과 안드레 산토스를 대표적인 예들로 꼽으며 벵거 감독의 소극적인 행보에 적잖은 영향을 끼쳤다고 분석했다. 2011년 영입된 선수들이 모두 성장세와 동시에 아스날의 주축으로 자리 잡았다면 지금의 위기론도 없었을 것이란 것이 이들의 설명이다.

2. 아스날의 진짜 심보, 2014년과 FFP

아스날의 신중론에 관한 남다른 사연은 또 있다. 바로 재정적으로 묶여 있는 거래들이 종료되는 2014년과 재정적 페어플레이 규정(FFP)에 대한 준비작업이다.


간단히 말해, 아스날은 현재 돈을 쓰기보단 미래 투자를 위한 준비작업단계에 있다는 분석이다. 이반 가지디스 단장은 현지 언론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우리가 메여 있는 각종 재정 관련 거래들이 2014년이 되면 종료된다"며 2014년 이후엔 재정적 흑자와 소비의 자유를 손에 쥘 수 있으리라 내다봤다.

이러한 2014년에 대한 기다림과 함께 아스날은 FFP에 맞는 구단 운영을 고수하겠단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FFP는 현재 UEFA(유럽축구연맹)이 시행하고 있는 선수 이적에 대한 재정적 제재를 말한다. 일정 한도의 금액 안에서의 소비를 강제해 이적시장의 가열된 인플레이션을 막겠단 조치다.

앞으로 FFP에 대한 규제는 더욱 강해질 전망이다. 잉글랜드 내에서도 자체 FFP를 도입하자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어 맨체스터 시티와 첼시 등 부자구단이 철퇴를 맞을 것으로 영국에선 보고 있다. 이 가운데 아스날은 주요 라이벌 구단들이 FFP에 발목 잡히는 틈을 타 더욱 높은 위치로의 성장을 내심 노리고 있다.

3. 사노고-플라미니, 알고 보면 최고의 영입

아스날의 선수 영입에 대해 말들이 많은 모양새다. 특히 아스날 팬들은 스타급 영입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사실에 뿔이 난 분위기다. 영국 축구 전문 방송 '킥 TV' 등에선 아스날 팬들을 패널로 초대해 직접 아스날을 향한 날 선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하지만 현 영입 상황에 대한 긍정적인 분석도 적지 않다. 이번 여름, AJ옥셰르에서 아스날로 이적한 사노고가 서서히 출전기회를 잡으며 순조로운 적응기를 시작했다. 28일(한국시간) 열린 페네르바체와의 챔피언스리그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벵거 감독은 사노고를 교체 기용했다. 이미 전세가 기운 상황에서 올리비에 지루의 체력 안배와 사노고에 대한 실험이 그 목적이었다.

사노고는 지난 풀럼전에 이어 두 번째 출전 기회를 잡았다. 잔디를 밟은 사노고는 무난한 활약을 이어갔다. 좋은 신체조건을 바탕으로 최전방에서 탄력성 넘치는 움직임을 보였다. 후반 아론 램지의 추가골 과정에서도 적절한 패스연결로 간접 기여해 앞으로의 활약을 기대케 하기도 했다.

사노고의 적응 속에 아스날은 플라미니의 영입도 타진하고 있다. 플라미니의 가세는 상당한 시너지 효과를 동반할 가능성이 엿보인다. 지난 2004년부터 2008년까지 아스날과 함께 했던 플라미니는 중원의 '만능 열쇠'로 군림했다. 당시 세스크 파브레가스와 토마시 로시츠키 등 어느 동료들과도 잘 조화를 이루는 중원의 핵심 역할을 해냈다.

또한 궃은 일을 마다치 않던 살림꾼이었다. 특히 여러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다재다능함이 활용됐다. 미드필더 전 지역은 물론, 측면 풀백도 여러 차례 성공적으로 수행하며 팬들과 벵거 감독의 전폭적인 지지를 얻었다. 현재 아스날은 미켈 아르테타 등의 부상 공백 속에 플라미니 한 명의 가세로 중원과 풀백을 동시에 보강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사진=아르센 벵거 (C) 아스날 공식 홈페이지]

김형민 기자 sports@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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