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1 2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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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LPGA 인기 골퍼 부진…'절대 반지'를 낀 여왕이 없다

기사입력 2013.08.16 15:39 / 기사수정 2013.08.16 15:51

조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미국여자프로골프(LPGA)에는 박인비(25, KB금융그룹)가 '절대 반지'를 끼고 여왕 자리를 차지했다. 그러나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는 '반지의 여왕'이 없는 상황이다.

상반기 투어 동안 다승을 올린 이는 김보경(27, 요진건설) 밖에 없다. 올 시즌 치러진 10개의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이는 9명이다. 이들 중 지난해 상금랭킹 10위권 안에 든 선수는 양수진(22, 정관장)과 허윤경(23, 현대스위스금융그룹)뿐이다. 나머지 선수들은 신인이거나 올 시즌 갑자기 두각을 나타낸 선수들이다.

그러면 지난해까지 KLPGA를 호령했던 '스타 골퍼'들은 어떻게 된 걸까?

지난해 '빅3' 약속이나 한 듯 동반부진

지난해 KLPGA 무대에서 가장 두각을 나타낸 이들은 김자영(22, LG전자) 김하늘(25, KT) 양혜윤(21, LIG손해보험)이다. 김자영은 지난해 상반기 투어에만 3승을 올리며 KLPGA 최고의 스타로 떠올랐다. 그러나 하반기에는 급격히 페이스가 떨어졌고 상금왕과 대상포인트 1위를 모두 놓치고 말았다.

김하늘은 2011년 투어에서 3관왕에 등극했고 지난해에는 상금왕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양제윤은 지난해 2승을 올리면서 막판까지 치열하게 경쟁한 대상포인트 부분의 최종 승자가 됐다.

그러나 이들의 올해 상황은 많이 심각하다. '빅3' 모두 단 한 번도 투어 우승을 차지하지 못했다. 또한 이들이 상위권에 진입했던 대회도 얼마 없다.

김자영은 상반기동안 8개의 투어에 출전했다. 이 중 2번 컷 탈락하는 수모를 겪었고 단 한번도 10위권 안에 진입하지 못했다. 그가 올해 거둔 가장 좋은 성적은 지난 5월에 열린 우리투자증권챔피언십에서 15위에 오른 것이다.



김하늘은 두 차례나 기권을 선언했고 6월에 열린 롯데 칸타타오픈과 한국여자오픈 선수권대회에서는 컷 탈락했다. 그의 장기인 흔들리지 않은 침착함과 노련한 경기 운영은 찾아 볼 수 없었다.


지난해 MVP를 수상한 양제윤의 추락은 끝이 없다. 그는 지난해 2승을 올렸고 10위권에만 무려 10차례 진입했다. 양제윤은 가장 꾸준한 성적을 올리면서 포인트를 쌓아갔고 결국 대상포인트 1위에 등극했다. 총상금도 4억 원을 훌쩍 넘겼다.

하지만 올해는 4월에 열린 롯데마트 여자오픈에서 10위에 오른 것이 최고 성적이다. 나머지 대회에서는 중위권 혹은 하위권으로 쳐졌고 한국여자오픈 골프선수권에서는 컷을 통과하지 못했다.

화려한 패션으로 인기 몰이하는 '필드의 여신'들도 부진

KLPGA는 시간이 흐를수록 최대 호황을 맞고 있다. 한 시즌 총 상금규모는 175억 원에 이르고 후원에 나선 스폰서들이 넘쳐난다. 스타성을 갖춘 골퍼들은 KLPGA가 흥행 성공에 큰 역할을 했다.

안신애(23, 우리투자증권)는 올 시즌 필드 위에서 가장 많은 카메라 세례를 받고 있다. 2009년 신인왕 출신인 그는 이듬해 시즌 2승을 올리면서 전성기를 맞이했다. 하지만 2011부터 잦은 부상으로 슬럼프에 빠졌고 아직까지 승수를 추가하지 못하고 있다. 올 시즌 두 차례 5위에 오르며 부활에 성공하는 듯 보였지만 아직 우승을 차지하지 못했다.

수려한 외모와 패션 감각으로 인기를 얻은 윤채영(26, 한화골프단)도 마찬가지다. 지난 2005년 KLPGA에 입회한 그는 아직 우승을 차지하지 못했지만 수차례 KLPGA 홍보모델로 나섰다. 그러나 성적은 인기에 비례하지 못하고 있다. 올 시즌 윤채영은 상금순위 41위에 머물러 있다.



인기 얻으면서 치솟은 몸값…정신력은 떨어지고 부담감은 커져


김자영은 거액의 금액을 받고 LG로 이적했다. 그는 지난해 두각을 나타내면서 방송 출연이 잦아졌고 골프 채널을 틀면 그가 출연하는 CF가 많이 등장한다. 달라진 자신의 환경이 낯설었던지 그의 예리한 샷은 실종됐다.

김하늘 역시 전 소속사였던 BC카드가 KT로 흡수 통합되면서 소속사가 변경됐다. 지난해 최고의 시즌을 보낸 양제윤은 LIG손해보험과 재계약을 체결했다. 구체적인 액수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양제윤의 몸값은 4배나 치솟은 것으로 밝혀졌다.

주위의 관심이 커지면서 부담감은 가중됐다. 여기에 골프 훈련 외의 다른 활동이 늘어나면서 부진에 빠졌다는 쓴 소리가 제기됐다. 순식간에 높아진 몸값도 정신력을 해이하게 만들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KLPGA는 장기 흥행을 고려할 때 인기 골퍼들의 성적 부진은 되짚고 넘어가야할 문제다.

이러한 상황에서 지난겨울 누구보다 땀을 많이 흘린 이들이 좋은 성적을 올리고 있다. 장하나(22, KT)는 올해 상반기 투어에만 8차례 10위권에 진입했다. 두산매치플레이에서 우승을 차지한 그는 현재 상금랭킹 1위를 달리고 있다.

태극마크를 단 경험도 없고 유망주 소리도 못 들어 본 김보경은 상반기 투어에서 유일한 다승자가 됐다. 여기에 김효주(18, 롯데)와 전인지(19, 하이트진로) 등 '10대 골퍼'들이 무섭게 치고 올라오고 있다.

스타 골퍼들의 부진으로 인해 올해 KLPGA '춘추전국시대'를 맞이했다. 하반기에서 자신의 기량을 되찾고 화려하게 부활하는 골퍼는 누구일까.

조영준 기자 spacewalker@xportsnews.com



[사진 = 김자영 안신애 김하늘 ⓒ 엑스포츠뉴스 권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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