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6 2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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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칭찬 먹고 무럭무럭' 엄태용, 김응룡 감독에 찍혔다

기사입력 2013.08.11 02:56 / 기사수정 2013.08.11 02:59

강산 기자


[엑스포츠뉴스=목동, 강산 기자] "네가 최고라고 생각하지?"(한화 김응룡 감독)

"예, 그렇습니다."(엄태용)

"(엄지를 치켜세우며)그래 그러면 됐어."(김응룡 감독)

한화-넥센전이 열린 10일 목동구장. 경기 전 한화 이글스 김응룡 감독과 2년차 포수 엄태용 사이에 오간 대화다. 엄태용의 깜짝 등장은 시즌 내내 속이 시커멓게 타들어가던 김 감독이 웃음을 되찾은 이유다. 무엇보다 주눅들지 않는 엄태용의 자신감 넘치는 플레이에 칭찬일색이다. "다른 팀 포수들이 부럽지만 엄태용은 괜찮은 것 같다"며 자신감을 내비친 김 감독에게 좋은 의미로 '찍힌' 엄태용이다. 

엄태용은 올해 13경기에서 타율 2할 4푼(25타수 6안타) 4타점을 기록 중이다. 지난해 입단했지만 1군 입성은 올해가 처음이다. 지난달 30일 넥센전서 데뷔 첫 선발 포수로 출전, 교체 없이 경기 전체를 소화하며 강한 인상을 심어줬다. 무엇보다 폭투가 단 한 개도 없었다는 점이 김 감독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도루저지율은 1할 2푼 5리(1/8)에 불과하지만 강한 어깨를 앞세워 상대 주자들을 긴장케 한다. 무엇보다 상대가 '마음 놓고 뛰는' 환경은 용납하지 않는다.

최근에도 엄태용은 꾸준히 출전 기회를 부여받고 있다. 컨디션에 따라 정범모와 번갈아가며 마스크를 쓰고 있다. 지난 2일 NC 다이노스전서는 데뷔 첫 멀티히트로 매서운 타격감을 뽐냈다. 데뷔 첫 안타를 친 지난달 30일 경기 후에는 "고교 선배인 김태균 선배께서 주신 방망이로 안타를 쳤다. 너무 기쁘다"며 선배를 챙기기도 했다. 투수조 고참 박정진의 칭찬도 그를 춤추게 했다. 김 감독은 "엄태용이 블로킹과 송구가 좋다. 어깨도 좋아서 포수로서 소질이 있다"고 칭찬했다. 그러면서도 "아직 상대 약점을 파고들지 못하는 것 같다. 경험을 통해 볼배합을 보완해야 한다"며 부족한 부분도 함께 언급했다. 혹여 엄태용이 자만심을 가지지 않도록 당근과 채찍을 번갈아가며 사용한 김 감독이다. 

김 감독은 이날 엄태용이 더그아웃 근처를 지나가자 "기자들이 너 잘하는지 묻는다"며 "너는 네가 최고의 포수라고 생각하지?"라고 물었다. 엄태용이 "잘 못 들었습니다"라며 귀를 쫑긋 세우자 김 감독은 같은 질문을 반복했다. 엄태용은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예 그렇습니다"라고 답했다. 김 감독은 엄지손가락을 치켜 세우며 "그래, 그러면 됐다"고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 무한한 가능성을 지닌 그에 대한 믿음의 표시였다. 이어 "엄태용이 화이팅도 넘치고 재미있는 친구다. 목소리만 좀 쩌렁쩌렁하면 더 좋겠다"고 덧붙였다.

김 감독뿐만이 아니다. 김성한 한화 수석코치도 엄태용에 대해 "폭투가 없다. 일단 뒤로 덜 빠트리니 안정감이 있다"고 만족해했다. 올해 한화는 86경기에서 총 66개의 폭투를 기록했다. 포일도 33개에 달한다. 그런데 엄태용은 13경기에서 단 한 개의 포일만 기록했을 뿐이다. 실제로 그와 2차례 호흡을 맞춘 외국인선수 대나 이브랜드는 한층 자신감을 갖고 낮은 코스 변화구를 구사했다. 그의 탁월한 블로킹 능력을 믿고 던진 것이다. 올 시즌 내내 폭투로 인한 초반 실점에 뒷목을 잡은 한화로선 엄태용의 등장이 반가울 수밖에 없다. 

엄태용은 김 감독의 칭찬에 "감사하다"면서도 "아직 경험적인 측면에서 많이 부족하다. 매 경기 최선을 다해 발전해 나가겠다"며 자신을 채찍질했다. "시즌 끝까지 1군에 살아남겠다"고 다짐한 엄태용, 그가 김 감독의 칭찬 속에 팀의 주축 포수로 연착륙할 수 있을지 한번 지켜볼 일이다. 이제서야 알을 깨고 정상을 향한 독주를 시작한 엄태용이다. 

강산 기자 posterboy@xportsnews.com




[사진=엄태용 ⓒ 한화 이글스 구단 제공, 엑스포츠뉴스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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