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목동, 김유진 기자] 4-4의 동점, 8개의 안타, 1개의 실책, 5개의 사사구. 공교롭게도 8회말까지 전광판에 찍힌 두 팀의 기록은 똑같았다.
4연패 탈출에 나선 넥센, 3연승에 도전했던 SK. 모두에게 1승이 절실하게 필요한 상황이었다. 여기에 양 팀 합쳐 나온 3개의 홈런포는 경기를 팽팽한 접전으로 끌고 가는 바탕이 됐다. 전광판에 찍혔던 숫자 역시 쫓고 쫓기는 이날의 승부를 알려주는 한 부분이었다.
넥센과 SK는 9일 목동구장에서 2013 프로야구 시즌 13차전 맞대결을 가졌다. 경기는 4-4에서 이어진 연장 승부 끝에 결국 추가점 없이 그대로 마무리됐다.
전광판 숫자만큼이나 이날 승부는 역전과 재역전을 반복하며 시종일관 알 수 없는 방향으로 전개됐다. 그 중에서도 무더운 그라운드의 열기를 날려주는 시원한 홈런포는 극적인 순간에 계속해서 이어지며 경기를 보는 재미를 더했다.
양팀 선발 투수들의 호투 속에 0의 균형을 깨는 첫 득점은 4회말 넥센 이택근에게서 나왔다. 이택근은 자신의 2번째 타석에서 SK 선발 세든의 2구째 140km 직구를 타격해 좌측 담장을 넘기는 비거리 105m의 솔로 홈런으로 연결, 팀의 선취점을 만들어냈다.
그러자 SK는 최근 타격감 상승세 중인 김상현의 홈런포를 앞세워 역전에 성공했다. 6회초 김강민의 희생플라이로 넥센과 1-1 균형을 맞춘 뒤 2사 1루 상황에서 타석에 들어선 김상현은 넥센 선발 강윤구의 초구를 타격해 가운데 담장을 훌쩍 넘기는 비거리 125m의 투런포로 연결했다. 점수는 3-1, 다시 SK의 리드로 이어졌다.
승기를 내줄 뻔했던 넥센은 6회말 곧바로 홈런으로 맞대응에 나섰다. 주인공은 강정호였다. 강정호는 2사 1,3루에서 세든의 144km 직구를 타격해 좌중간 담장을 넘기는 3점 홈런을 때려냈다. 스코어는 4-3으로 뒤집혔다. 넥센이 '한 방'으로 다시 앞서가게 되는 순간이었다.
이후 SK가 박정권의 적시타로 4-4 동점을 만들었고, 결국 승부는 홈런으로 웃게 될 승리의 주인공은 가려지지 못했다.
홈런은 어느 경기에서나 나올 수 있다. 하지만 이날 나온 3개의 홈런은 모두 그 때의 상황에서 역전, 재역전을 만들며 더욱 치열한 경기를 만들어냈고, 긴장감 넘치는 플레이는 보는 이들로 하여금 손에 땀을 쥐게 만들었다. 이날 나왔던 3개의 홈런의 의미가 더욱 특별하게 다가온 이유였다.
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
[사진= 강정호 ⓒ 엑스포츠뉴스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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