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8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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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국열차' 북미판 대량 편집에 미국팬들 반발…왜?

기사입력 2013.08.08 15:39 / 기사수정 2013.08.08 15:45

나유리 기자


[엑스포츠뉴스=나유리 기자] 영화 '설국열차' 북미판이 20분 가량 편집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5일(현지시각) 북미 영화 전문 매체인 트위치필름은 "하비 웨인스타인은 미국인들이 '설국열차'를 이해하기엔 너무 멍청하다(Dumb)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하비 웨인스타인은 '설국열차'의 북미 배급권을 가지고 있는 배급사 '더 웨인스타인 컴퍼니'(이하 TWC)의 대표로 거물급 인사다. 특히 별명이 '가위손'일만큼 자신이 배급하는 영화에 거침없이 편집권을 행사하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트위치필름은 이어 "TWC는 봉준호 감독에게 '우리의 목표는 아이오와 주와 오클라호마 주의 사람들이 이해하는 것'이라고 주장하며 '설국열차' 중 20분 정도 되는 분량을 삭제할 것을 요구했다"고 언급했다. 국내에서 개봉한 '설국열차'의 러닝타임은 125분 가량이다. 

또 "할리우드의 영화 관계자들은 미국 중서부 지역의 사람들이 반란의 여정을 담고있는 '설국열차'를 이해하기엔 너무 멍청하다고 생각한다"며 "디테일한 등장인물들의 컷들이 삭제될 것이고, 영화의 오프닝과 엔딩 부분에 음성해설이 추가될지도 모른다"고 덧붙였다.

TWC와 할리우드 관계자들의 주장은 미국의 중서부, 중남부 지역이 가장 도시화된 구역이 적고, 보수적인 색을 띄는 곳이라는 데서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이 소식을 들은 미국의 영화팬들은 크게 반발하고 있다. 특히 봉준호 감독의 경우 박찬욱, 김기덕 등과 더불어 외국에서도 많은 팬을 보유하고 있어 '설국열차'의 개봉만을 손꼽아 기다리던 팬들에겐 절망적인 소식이 아닐 수 없다.

미국팬들은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 등을 통해 "비극이다", "정말 미국인들이 '설국열차'를 이해하지 못할꺼라 생각하는거냐", "극장에 가서 보길 가장 기다리던 영화였는데 이젠 DVD가 발매될 때까지 기다려야겠다", "난도질 당한 봉준호 감독의 영화를 보고싶지 않다"며 공개적으로 TWC의 결정에 반발하고 있다.

실제로 웨인스타인의 '전적'은 다양하다. 주성치 감독의 '소림축구' 중 많은 분량을 편집해 반발을 샀었고, 일본의 애니메이션 거장 미야자키 하야오는 '원령공주'의 배급을 맡은 웨인스타인에게 과도한 편집을 하지 말아달라는 뜻으로 '사무라이 칼'을 선물로 보냈다는 웃지 못할 헤프닝까지 있었다. 

그러나 웨인스타인이 할리우드의 '큰손'으로 불릴만큼 영향력이 크고, TWC가  '설국열차'의 미국, 캐나다, 영국, 호주, 남아프리카 공화국 등 영미권 대부분의 배급 권한을 가지고 있어 '가위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나유리 기자 NYR@xportsnews.com

[사진 = 영화 '설국열차' 스틸컷 ⓒ CJ엔터테인먼트 제공]



나유리 기자 NY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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