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김형민 기자] 박지성이 PSV아인트호벤행에 마지막 절차만을 남겨두고 있다. 입단확정을 목전에 둔 지금, 자연스레 박지성의 역할론이 고개를 든다. PSV에 오랜만에 복귀하는 박지성이 앞으로 팀에서 어떤 역할을 부여받을 지 관심이 집중된다.
31일(한국시간) 국내 매체와 네덜란드 현지매체들에 따르면 박지성과 PSV가 이적협상을 마무리한 것으로 전해졌다. 개인협상이 이미 완료된 가운데 원 소속팀 퀸즈파크레인저스(QPR)와의 대화만이 남겨진 상황이다. QPR과 PSV가 박지성의 임대에 합의하면 최종적으로 이적은 확정되게 된다.
박지성의 PSV 복귀는 여러모로 의미 있다. 친정팀에 돌아온 박지성으로선 제 2의 전성기에 대한 기대감이 생겼다. 한편 팀으로선 창단 100주년을 맞아 박지성의 가세와 함께 새 시즌 '왕의 귀환'을 바라볼 수 있게 됐다. 이 가운데 박지성의 보직에 대한 궁금증이 생긴다. 과연 필립 코쿠 감독의 지휘 아래 새 판 짜기가 한창인 PSV에서 박지성이 어떤 역할을 맡을지에 관심이 높다.
지난 시즌까지 딕 아드보카트 감독이 지휘봉을 잡았던 PSV는 4-3-3 포진을 선호했다. 코쿠 감독이 새 사령탑으로 부임한 가운데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UEFA 챔피언스리그 3차예선에서도 코쿠 감독은 기존의 4-3-3 전형에 맞춰 적절한 선수 구성으로 2-0 완승을 이끌었다.
박지성의 활용도 이러한 틀 안에서 진행될 전망이다. 우선 가장 유력한 포지션은 중앙 미드필더다. 전반적으로 어린 선수들로 구성된 PSV에서 박지성이 은퇴한 마크 반 보멀이 책임졌던 중원 사령관을 맡아 전체적인 공수조율을 도울 가능성이 있다. 이는 케빈 스투르트만(AS로마)의 이적 여파도 연관돼 있다. 반 포멀과 함께 사실상 팀의 중추인 스투르트만이 빠지면서 코쿠 감독으로선 전력 구상에 상당한 타격을 받았다. 이에 따라 '보멀+스투르트만'의 효과를 동시 재현할 유력후보로 박지성을 점찍은 것으로 보인다.
박지성의 측면 배치의 시나리오도 존재한다. 가장 큰 이유는 코쿠 감독의 인식이다. 2004/2005시즌 전성기를 누렸던 PSV에서 박지성과 코쿠 감독은 한솥밥을 먹었다. 당시 박지성은 오른쪽 측면을 책임졌고 코쿠 감독은 중앙을 맡았다. 그만큼 측면에서의 박지성 효과를 잘 알고 있는 만큼 그에 걸맞는 활용법을 찾을 공산도 크다.
하지만 측면보단 중앙 배치 가능성이 높은 것이 사실이다. 무엇보다 PSV에는 재능 있는 측면 자원들이 많다. 최전방 스리톱에 주로 서는 루치아노 나르싱과 '골잡이' 팀 마타브츠, 멤피스 디페이 등의 공격력은 리그 내 수준급으로 꼽힌다. 여기에 공격성향의 미드필더 게오르지니오 바이날둠과 올라 토이보넨 등도 언제든지 스리톱의 한 자리를 소화할 수 있는 선수들이다.
이에 반해 중앙은 선수층이 헐겁다. 반 보멀과 스투르트만 등이 떠난 상황에서 확실한 대안책도 없는 상황이다. 여기에 중원 사령관 박지성에 대한 남다른 기대효과도 중원 배치 가능성을 높인다. 챔피언스리그 등 큰 대회의 경험을 비롯해 위치 선정과 전술 수행능력이 대표적인 대목들이다. 특히 공격 가담이 좋은, 네덜란드 대표 풀백 제트로 빌렘스의 활용도를 높이는 데 중앙에 선 박지성의 공간 커버와 지원이 좋은 기반이 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사진=박지성 (C) Gettyimages/멀티비츠]
김형민 기자 sports@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