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4 2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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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20 대표팀이 전하는 메시지, 바로 '팀 코리아'

기사입력 2013.07.05 14:45 / 기사수정 2013.07.05 23:18

김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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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김형민 기자] 사회가 복잡하면서도 미묘해졌다. 각지에서 터지는 사건, 사고들은 묘하게 연결돼 있음을 가끔 발견하게 된다. 지구촌 사람들은 단 6단계만 거치면 모두 연결돼 있다는 케빈 베이컨의 이론을 방증하듯 사람들 사이 발생하는 모든 사건들은 미비하지만 하나의 테두리 속에서 연관관계를 맺고 있다.

최근 한국축구는 위태로운 길을 걸었다. 대표팀 파벌로 인한 분열에 대한 이야기들이 흘렀고 몇몇 대표격 선수들이 올린 SNS상의 반항어린 글들이 문제가 됐다. 비록 가려지긴 했지만 좋은 일들도 많았다. 8회 연속 월드컵 본선행이란 금자탑을 쌓았고 어린 태극전사들은 기회의 땅 터키에서 4강 신화를 향해 순항중이다.

이런 소식들은 연결돼 있다. 마치 희소식들은 우리가 겪는 문제에 대한 해답을 안고 있는 듯 보인다. 월드컵 8강에 오른 한국 20세이하 청소년대표팀의 이야기는 그 중에서도 핵심이다. 스타 선수가 아닌 하나의 팀으로서의 원동력을 보인 어린 태극전사들의 모습은 특권의식에 찌든 우리에게 특별한 메시지를 전한다.

'팀 코리아' 이광종호가 터키서 전한 메시지

터키서 순항 중인 한국 U-20 대표팀이 내세운 건 '팀'이었다. 대회전 이광종 감독은 각종 인터뷰를 통해 대표팀의 장점으로 연일 '팀'으로 강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는 주변의 우려에 대한 답변이기도 했다.

월드컵 직전 대표팀은 공백을 안고 있었다. 지난 아시아 U-19 챔피언십에서 주축으로 뛰던 선수들이 부상을 이유로 잇달아 하차했다. 핵심으로 손꼽히던 문창진(포항)과 김승준(숭실대) 등이 빠져 우려는 커졌다. 무엇보다 스타 선수가 없다는 점이 지목됐다. 몇몇 프로선수들과 대학선수들로 대표팀이 구성되자 일각에선 역대 최약(最弱)의 대표팀이란 오명도 나왔다.

우리의 편견이 이들을 약체로 평가받게 했다. 그동안 청소년대표팀엔 스타급 선수들이 이름을 올렸다. 1999년 이동국과 김은중 등이 포함됐고 가까이는 2005년 박주영과 백지훈 등이 속했다. 팬들은 이들에게 에이스 칭호를 붙여줬다.

하지만 어느새 청소년대표팀은 에이스란 단어와 멀리했다. 지난 2009년 대회, 홍명보호가 미지의 대표팀을 이끌고 8강에 올라 지금의 대표팀 주축들이 탄생한 것을 시작으로 2011년과 이번 2013년엔 스타보다는 하나의 팀이 된 대표팀을 지향하는 모습을 보였다.

터키땅을 밟자 주변의 예상들은 보기좋게 빗나갔다. 강한 응집력으로 똘똘 뭉친 '리틀 태극전사'들은 매경기 기대 이상의 활약으로 8강까지 진출했다. 무엇보다 호흡이 생명인 조직적인 패스와 그에 가미된 스피드는 이들을 바라보는 한국 축구팬들의 마음을 설레게 했다. 남미 챔피언 콜롬비아를 꺾고서 주장 이창근 골키퍼는 SNS를 통해 '팀보다 위대한 선수는 없다'라며 자신들을 가장 잘 표현하는 문구로 의미 깊은 메시지를 전하기도 했다.

'원 팀' 표방한 대표팀, 그 시작은 '말 한마디'부터


아우들에 비해 형들은 요즘 난리다. 대표팀 내 갈등이 표면화되며 많은 논란을 낳고 있다. 그 중심에 기성용이 선 분위기다. 기성용의 비밀 SNS계정이 한 칼럼을 통해 공개되면서 파장이 일었다. 해당 계정상의 페이지엔 최강희 국가대표팀 전 감독 등을 비롯한 관계자들을 향한, 불만 섞인 뉘앙스의 글들이 게재돼 그 전말에 대한 궁금증이 증폭되고 있다.

이에 새로이 지휘봉을 잡은 홍명보 감독이 진화작업에 나섰다. 홍 감독은 우선 팀내 분란부터 해결하겠단 입장이다. 홍명보호의 기조인 '원 팀, 원 스플릿, 원 골'을 실현시키기 위해서 가장 급선무는 팀 내 파벌로 인한 불화를 없애는 것이라는 생각에서다.

진화과정이 한창인 가운데 우린 U-20대표팀의 행보를 곱씹어 볼 필요가 있다. 스타로 돋보이기보단 하나의 팀으로서 움직이고 있는 아우들의 모습을 형들이 본받아야 하는 상황이다. 무엇보다 스타라는 의식, 특권 의식을 버리는 자세가 요구되고 있다. 자신보다는 팀을 위한 헌신의 자세가 대표팀 차출 선수라면 반드시 필요한 부분이란 평가다.

그 시작은 '말 한마디'에서부터 이뤄져야 한다. '말 한마디가 천냥 빚을 갚는다'고 하듯 말 한마디 내뱉기를 천근만근처럼 해야 한다. 특히 공인들에겐 중요지침이다. 이에 따라 때론 팀을 위해 선의의 거짓말이 인정되기도 한다. 선수 영입에 대한 계획이 있음에도 팀 결속을 위해 매 인터뷰때마다 현 선수단에 만족한다고 밝히는 아르센 벵거 감독의 사례 등도 이를 잘 대변한다.

한국 대표팀 구성원들 역시 무게감을 가질 필요가 있어 보인다. SNS든, 공식적인 자리든 논란이 될 만한 말들은 삼가는 것이 공인의 미학이다. 이를 통해 모두를 웃음짓게 할 수 있는 힘을 모을 수 있다. 분란 수습에 나선 홍명보호가 과연 이번 위기를 극복하고 하나의 팀으로 거듭날 수 있을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사진=U-20대표팀 (C) 대한축구협회 제공]

김형민 기자 sports@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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