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4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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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명보, 볼 잘뺏는 한국에 '게겐프레싱' 이식한다

기사입력 2013.06.26 11:27

조용운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용운 기자] 한국 축구대표팀의 신임 사령탑 홍명보 감독이 자신이 그린 축구의 밑그림을 공개했다. 홍 감독은 이를 '한국형 축구'로 정의했다. 그 중심에 바로 게겐 프레싱(Gegen Pressing)이 있다.

홍 감독은 지난 25일 파주 축구대표팀트레이닝센터(NFC)에서 대표팀 감독 취임 기자회견에 참석해 달라질 대표팀의 청사진을 제시했다. 30여분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홍 감독은 한국형 전술을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스페인도, 독일도 아니다. 우리 선수들이 잘할 수 있고 경쟁력 있는 전술로 월드컵을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이를 한국형 축구라고 밝힌 홍 감독은 기본 토대를 연이어 밝히며 추구하는 축구철학을 공개했다.

홍 감독의 한국형 축구 중심은 조직력에 있다. 기자회견에서 여러 차례 하나의 팀(One team)을 강조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홍 감독은 축구는 특정 선수 한 명에게 의존하기보다 11명 모두 하나가 되어서 움직여야 한다는 것을 넌지시 전했다.

축구에서 가장 조직적인 움직임이 필요한 부분은 바로 수비다. 브라질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내내 수비에서 문제를 드러냈던 대표팀으로선 가장 개선이 시급한 부분이다. 공수 간격에 큰 문제를 보였던 대표팀이 변화된 모습을 보이는 최종 목표가 바로 한국형 축구에 있다.

홍 감독은 "한국 선수들은 공을 잘 뺏는다. 그리고 잘 뺏긴다"고 말했다. 여기에 핵심이 있다.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압박의 중요성을 알게 된 대표팀은 이후에도 항상 압박을 강조해왔다. 그러나 이를 가장 잘 실천한 이는 홍 감독이 이끌었던 지난해 런던올림픽 대표팀이다.

당시 대표팀은 멕시코와 영국, 일본 등 강호들을 상대로 3선이 고른 간격을 유지한 채로 1선부터 시작되는 압박으로 큰 효과를 봤다. 그 중에서도 상대에 볼을 뺏긴 후 다시 볼을 되찾아오는 시간이 짧아 눈길을 끌었다.

이는 지난 시즌 바이에른 뮌헨과 보루시아 도르트문트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성공적인 성적을 올릴 수 있었던 주된 요인으로 분석된 '게겐프레싱(Gegen pressing)'과 일맥상통한다.

게겐프레싱은 '재압박'을 뜻하는 독일어로 볼을 뺏긴 후 재탈환하는데 시간을 줄이는 수비방법이다. 새로운 수비법도 아니다. 볼을 잃는 순간 곧장 상대의 볼을 가진 선수를 순식간에 2~3명이 압박해 다시 볼을 뺏어오는 것이다. 일대일 마크의 압박이 아닌 공간을 좁히는 수비 방법이 게겐프레싱의 핵심이다.

무조건 여러 명이 달라붙어 압박하던 구시대적인 압박에서 벗어나 공간을 지켜 상대의 공격 전개의 시간을 늦추는 수비 방법이다. 뮌헨과 도르트문트는 이 방법을 통해 볼을 뺏겨도 6~10초 안에 다시 되찾아오며 상대의 공격을 일선에서 차단했었다. 그리고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 동시에 오르며 게겐프레싱을 재조명하게 만들었다. 


물론 아직 대표팀이 이들의 수비 수준에 도달하기란 쉽지 않다. 그러나 선수시절 '영원한 리베로'로 불리며 수비 전술에 능통한 홍 감독이기에 기대할만한 목표치다. 런던올림픽에서 콤팩트한 축구 방식을 선보였던 홍 감독이어선지 스스로 자신하는 바다.

그는 "축구는 생각보다 많이 변하지 않는다. 공간을 어떻게 활용하고 수비를 얼마나 잘 조직하느냐의 문제다"며 "우리 선수들의 근면성과 성실성, 팀을 위해 희생하는 자세가 있어 우리의 전술을 만들 수 있다. 쉽게 뚫리지 않는 수비 조직력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조용운 기자 puyol@xportsnews.com 

[사진=홍명보 ⓒ 엑스포츠뉴스DB]
 

조용운 기자 puyol@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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