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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산의 핫스팟] 신뢰의 LG, 연승 마감에도 끄덕없다

기사입력 2013.06.10 05:53 / 기사수정 2013.06.14 17:06

강산 기자


[엑스포츠뉴스=강산 기자] "서로의 믿음이 강해졌다. 순위가 떨어졌을 때도 올라간다는 믿음이 있었다."

LG 트윈스는 전날(9일) 잠실 롯데전서 2-8로 패해 4연승 행진을 마감했다. 에이스 역할을 해줘야 할 벤자민 주키치가 조기 강판(3⅓이닝 4실점)당하며 어려운 경기를 했고, 타선은 5안타 8사사구를 얻고도 2득점에 그쳤다. 그만큼 투타 조화가 이뤄지지 않았다. 그러나 이는 한 경기일 뿐이다. 주간 성적은 4승 2패로 좋았다. 지난 2주 동안 9승 3패로 선전하며 리그 3위(28승 25패)로 한 주를 마감했다. 선수단에 형성된 신뢰가 강해진 LG를 만들었다. 팀 평균자책점(3.71)과 타율(.282) 부문에서도 모두 리그 2위에 올라 있다. 

4월 한 달간 12승 10패로 선전한 LG는 5월 들어 극심한 부진에 빠졌다. 5월 첫 15경기에서 3승 12패로 무너졌다. 그야말로 매주 1승씩만 올렸다. 그러나 21~23일 대구 삼성 3연전서 월간 첫 위닝시리즈로 반전 계기를 마련했다. 터닝포인트였다. 이를 시작으로 6연속 위닝시리즈에 성공했다. 10일 롯데전을 패해 4연승을 마감하긴 했지만 지난 2경기는 모두 승리로 이끌었다. 특히 경쟁권 팀인 KIA-두산-롯데를 차례로 만나 7승 2패를 기록했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경쟁권 팀을 끌어내린 것이 3위 등극에 큰 역할을 했다.

LG는 김기태 감독을 중심으로 선수단 전체에 강한 믿음이 형성돼 있다. 김 감독은 9일 "서로의 믿음이 강해졌다. 순위가 떨어졌을 때도 올라간다는 믿음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중요하지 않은 포지션은 없다. 에이스와 4번 타자는 물론 백업 선수들도 모두 제 역할을 해줘 고맙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의미 있는 기록을 달성한 선수에게 직접 문자메시지를 보내 축하를 건네기도 한다. 믿음과 소통으로 선수단을 한데 묶은 그다. 최근 팀의 붙박이 4번으로 나서는 정의윤도 "감독님이 믿고 내보내 주시니 심리적으로 편안해졌다"고 밝혔다.

경기 도중 문책성 교체도 없다. 이 또한 믿음 없이 불가능하다. 올 시즌 단 한 차례 예외는 있었다. 지난달 24일 SK전서 평범한 뜬공을 놓친 외야수 임도현을 교체한 것. 하지만 문책성 교체는 아니었다. 김 감독은 "실책 이후 심리적으로 흔들리는 게 보여서 바꿔줬다"고 설명했다. 선수들이 한결 편안한 마음으로 뛸 수 있는 이유다.

선수들 모두 '개인보다 팀'이라는 생각뿐이다. 배려가 생활화됐다. 몸 상태에 따라 돌아가면서 지명타자로 나선다. 10일 경기에는 정성훈이 휴식을 취했고, 이진영이 지명타자로 나섰다. 아직 몸 상태가 100%는 아니기 때문이다. 이전에는 박용택과 '캡틴' 이병규(배번 9번)가 번갈아가며 지명타자로 나섰다. 체력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김 감독의 배려이기도 하다. 

선수들도 한결 편안한 마음으로 경기에 나서고 있다. 올 시즌 타율이 1할 1푼 6리(43타수 5안타)에 불과한 포수 윤요섭은 4할 1푼 2리(7/17)의 도루저지율을 보이는 등 수비에서 힘을 보태고 있다. 그는 "지금은 다른 타자들이 잘 치면서 팀이 이기고 있다. 다른 선수들이 힘들 때 내가 해줘야 한다"며 각오를 다졌다. 선수들의 말 한마디에서도 팀을 먼저 생각하는 마음을 엿볼 수 있다. 훈련 중에도 선수들의 표정은 밝다. 그만큼 즐거운 마음으로 훈련에 임한다. 최근 LG의 분위기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김 감독은 지난 4월 말 "5월과 6월 33경기에서 팀의 성패가 나올 듯하다"고 말했다. LG는 지난달 17일 잠실 KIA전부터 오는 23일 대구 삼성전까지 휴식기 없이 33경기를 치러야 했다. 이제 휴식기까지 12경기 남았다. '죽음의 33연전'을 시작할 당시 LG의 시즌 성적은 14승 18패, 5할 승률에 4승이 모자랐다. 하지만 이후 21경기에서는 14승 7패로 선전했다. 33연전을 통해 반전의 계기를 찾은 것이다.

LG 지난해에도 6월까지 4강 경쟁권에 있었지만 이후 추락을 거듭했다. 결국 다시 치고 올라오지 못한 채 7위로 시즌을 마무리했다. 매년 반복된 패턴이다. 하지만 올해는 이미 한 차례 치고 올라왔다. -6까지 떨어졌던 승패 마진을 +3까지 끌어올렸다. 한 번 올라오니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 선발진과 계투진, 타선, 수비까지 모두 원활하게 돌아간다. 최근 부진에 빠진 주키치도 "팀에 도움이 된다면 무엇이든 하겠다"며 의지를 보였다. 

선수단 전체에 형성된 강한 믿음이 LG를 변화시키고 있다. 연승 마감에도 걱정이 없는 이유다.

 
강산 기자 posterboy@xportsnews.com



[사진=LG 트윈스 선수들 ⓒ 엑스포츠뉴스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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