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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승리보다 야구로" 송창식, 한화의 든든한 필승카드

기사입력 2013.04.18 12:15 / 기사수정 2013.04.18 12:23

강산 기자


[엑스포츠뉴스=대전, 강산 기자] "인간 승리는 이제 신선하지 않아요. 야구로 보여줘야죠."

한화 이글스 송창식을 얘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수식어, 바로 '인간승리'다. 입단 첫해인 2004년에는 150km의 빠른 공을 던지는 유망주였다. 당시 26경기에서 완투승 1차례 포함 8승 7패 평균자책점 5.13으로 가능성을 보였다.

하지만 이후 팔꿈치 부상으로 고난의 시간을 보냈다. 던질만하다 싶었는데 2008년 훈련 도중 갑자기 손가락의 감각이 사라졌다. 혈관 질환인 버거씨병이었다. 선수로서 사형 선고나 다름없었다. 한화는 그를 임의탈퇴로 내보냈다. 그는 모교인 세광고 코치로 일하면서 치료에도 힘썼다. 결과는 좋았다. 2010년 입단 테스트를 거쳐 재입단했고, 2011년 8월 21일 잠실 두산전에서 5⅔이닝 1실점, 2573일 만에 감격스러운선발승을 거뒀다.

이후는 탄탄대로다. 지난해 팀의 필승조로 활약하며 47경기에 등판(74⅓이닝) 4승 3패 1세이브 12홀드 평균자책점 2.91을 기록했다. 올 시즌에도 9경기에서 1패 2세이브 평균자책점 1.32로 한화 불펜의 핵으로 자리매김했다.

올 시즌 초반은 좋지 않았다. 롯데와의 개막 2연전에서 4개의 사사구를 내줬다. 승계주자를 지켜내지 못했다. 하지만 그는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송창식은 "초반에는 좋지 않았다. 하지만 할 수 있는 건 다 했다고 생각한다. 그것 때문에 심리적으로 무너진 것은 없었다"고 말했다. 집중력을 갖고 투구에 임한다. 스스로도 "집중력이 좋아졌다. 특정 구질보다는 집중력이다. 1~2경기 치르면서 결과가 좋아지니 자신감도 더 생겼다"고 말했다.

송창식은 특히 지난 16일 NC전에서 3⅓이닝을 4탈삼진 무실점으로 틀어막고 팀의 13연패 탈출을 책임졌다. 선발승을 챙긴 데니 바티스타는 그에게 한국말로 "고맙다"고 직접 말했단다. 그는 "많은 경기에 나가다 보면 체력 관리가 필수다"며 "부상 위험도 있지만 몸 관리만 잘하면 충분히 괜찮을 것이다"고 의연한 모습을 보였다. 곧이어 "아직 젊으니 투구수에 연연하지 않고 던질 수 있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송창식은 '인간승리'라는 수식어보다 야구로 보여주고 싶다고 했다. 이제는 야구 잘하는 선수로 거듭나고 싶다는 의지 표현이었다. 송창식은 "인간승리는 이제 신선하지가 않다"며 웃어 보인 뒤 "이제 야구로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그의 목소리에 힘이 느껴졌다.

많은 경기에 나서고 있다. 올 시즌 벌써 9경기에 나섰다. '혹사'에 대한 얘기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송창식은 "내 직업은 야구선수다. 많이 나가는 것은 좋은 일이다"며 "내가 관리를 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계투는 항상 대기다. 오늘도 상황에 따라 나갈 수 있다. 어깨가 빨리 풀리는 스타일이라 불펜에서도 많이 던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전날 3⅓이닝 동안 40구를 던지고도 17일 9회 마운드에 올라 아웃카운트 1개를 잡고 세이브를 챙긴 송창식이다.

한화는 최근 마운드 운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새 판을 짜야 하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도 송창식에 대한 믿음에는 변함이 없다. 김응룡 감독은 16일 "조금 무리를 시켰다"면서도 송창식에게 3⅓이닝을 맡긴 이유다. 김성한 수석코치도 "송창식이 투구수 조절을 잘했다"고 했다. 칭찬 일색이었다.

버거씨병을 이겨내고 마운드에 돌아온 것 자체로 '인간승리'다. 이미 그 이상을 해내고 있다. 한화의 든든한 필승 카드로 자리 잡은 송창식이다. 마운드 위에서 자신의 가치를 충분히 보여주고 있다.


강산 기자 posterboy@xportsnews.com

[사진=송창식이 17일 NC전에서 세이브를 따낸 뒤 기뻐하고 있다 ⓒ 한화 이글스 구단 제공]
 

강산 기자 posterboy@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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