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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격승' 한화 안승민, 이제는 '이닝이터'를 꿈꾼다

기사입력 2013.04.18 03:46

강산 기자


[엑스포츠뉴스=대전, 강산 기자] "선발로 나선다면 이닝을 길게 가져가고 싶다."

한화 이글스 투수 안승민은 올 시즌 초반부터 어려움을 겪었다. 시즌을 앞두고 팀의 마무리로 전격 낙점받았다. 하지만 시작부터 꼬였다. 개막전인 지난달 30일 롯데 자이언츠전서 5-4의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블론세이브를 기록했다. 이후 한화는 13연패라는 깊은 수렁에 빠졌다. 그는 "마무리로서 좋은 모습을 못 보여줬다. 세이브 상황조차 없었다. 나 때문에 꼬인 것 같아 힘들었다"고 털어놓았다. 

그런 그가 팀의 2연승을 이끌었다. 자신의 시즌 첫 승리도 자연스럽게 따라왔다. 안승민은 17일 대전구장서 열린 2013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NC 다이노스전에 구원 등판, 4이닝 4피안타 1탈삼진 무사사구 무실점 호투로 팀의 4-3 역전승을 이끌어냈다. 

좋지 않은 상황에서 마운드에 올랐다. 선발 대나 이브랜드가 2이닝 3실점으로 무너졌다. 팀도 2-3으로 뒤져 있었다. 하지만 그는 침착한 투구로 무실점 행진을 이어갔다. 타자들도 그의 호투에 응답했다. 5회와 6회 1점씩을 뽑아내며 4-3 역전을 이뤄냈다. 안승민은 승리투수 자격을 갖추고 마운드에서 내려갔고, 유창식-김혁민-송창식이 나머지 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아 그의 시즌 첫 승이 완성됐다. 그는 경기 후 "(정)범모 형의 리드가 좋았다. 리드대로 던진 게 주효했다"며 "감독님 말씀대로 정해주시는 보직에 맞춰서 하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마무리만 생각했다. 그는 "선발 욕심보다는 마무리만 생각했는데 뒤숭숭했다"며 "송진우 투수코치님이 끝까지 믿어주셨다. 정말 감사하다. 그동안 미안한 마음이 정말 컸는데 오늘을 계기로 더 잘하겠다"고 말했다. 팀에 도움이 된다면 무엇이든 하겠단다. 그는 "중간에서 대기하라면 할 것이다. 보직과 상황에 맞게 내 공을 던지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김응룡 한화 감독은 이날 경기를 앞두고 "안승민을 선발로 써보려고 한다. 송진우 투수코치가 건의했다"며 그의 선발 전환을 시사했다. 그리고 예상보다 빨리 마운드에 올라 호투를 펼친 안승민이다. 4이닝 동안 70구를 던졌다. 사실상의 선발 수업이나 다름없었다. 김 감독은 "선발 요원인 김혁민과 유창식이 최근에 좋지 않아 변칙적으로 기용할 생각이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날 김혁민과 유창식은 1점차 리드 상황에 등판해 실점을 막아냈다. 선발이 아닌 승리조로서 역할을 수행했다. 

안승민은 지난 시즌을 선발로 시작했다. 하지만 4경기 선발 등판 성적은 4패 평균자책점 11.20이었다. 보직을 옮긴 이후에는 3승 3패 16세이브 5홀드로 괜찮았다. 올 시즌 팀의 마무리로 낙점된 이유였다. 하지만 오래가지 못했다. 김 감독은 6-4로 승리한 16일 경기에 대해서도 "9회에 안승민이 막았어야 하는데 사실 조금 불안했다. 그래서 송창식을 무리시켰다"고 말했다. 송창식은 이날 3⅓이닝을 투구하며 세이브를 챙겼다. 

그는 "중간, 마무리 다 해봤다"며 "아직 확실한 보직은 모르겠지만 선발로 나선다면 이닝을 길게 가져가고 싶다. 선발이 일찍 내려오게 되면 뒤에 나오는 투수들이 힘들다"고 말했다. '이닝이터를 의미하느냐'는 질문에 "마음만은 그렇다"며 웃어 보인 안승민이다. 한화 송진우 투수코치는 "주말 3연전 이후 4일 휴식기에 선발진을 재정비할 것이다"고 말했다. 

안승민은 지난 2011년 28경기에 선발 등판해 7승 9패 평균자책점 5.87을 기록했다. 썩 만족스러운 성적표는 아니지만 풀타임 선발을 경험했다는 점은 플러스 요인이다. 어색한 보직은 아니다. 이제는 팀의 선발 한 자리를 책임져야 할 수도 있다. "열심히 하는 것뿐이다. 항상 좋은 모습 보이고 싶다"는 그의 목소리에 자신감이 묻어났다. "오늘 계기로 더 잘하겠다"는 안승민의 부활이 기대된다.

강산 기자 posterboy@xportsnews.com




[사진=안승민 ⓒ 한화 이글스 구단 제공, 엑스포츠뉴스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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