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7.12.17 18:06 / 기사수정 2007.12.17 18:06
[엑스포츠뉴스=이상규 기자] '테베즈, 맨유의 新 에이스로 자리잡았다'
올 시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의 이적생으로 활약중인 카를로스 테베즈(23)의 무서운 고공행진이 12월에도 거침없이 빛을 발하고 있다.
'아르헨티나 특급' 테베즈는 16일 밤(한국 시간) 앤필드에서 열린 리버풀전에서 전반 43분 절묘한 결승골을 뽑으며 맨유의 1-0 승리를 이끌었다. 그는 지난 9일 더비 카운티전 2골을 포함 2경기 연속 골을 기록하며 프리미어리그 선두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려는 맨유의 오름세를 이끎과 동시에 리그 7호골을 쏘아 올리며 '루니-호날두'로 꼽혀왔던 맨유 공격의 중심으로 우뚝 섰다.
테베즈의 맨유는 그동안 '남미 징크스'를 겪었다. 후안 세바스티안 베론(아르헨티나)을 비롯한 디에고 포를란(우루과이) 조세 클레베르손(브라질)을 야심 차게 데려왔지만 기대에 못 미치는 활약을 펼쳐 팀을 떠나야만 했다. 남미 선수들이 적응하기 힘든 환경과 축구 스타일, 언어 문제 등이 징크스의 원인으로 작용했지만 유독 맨유에서 제대로 활약한 남미 선수는 없었다.
이러한 징크스 불식을 위해 도전장을 내밀었던 테베즈의 시즌 초반 활약은 순조롭지 못했다. 웨인 루니의 부상 공백을 메우기 위해 원톱으로 나섰지만 포스트 플레이에 맞지 않는 173cm의 작은 체격과 동료 선수들과의 불안한 호흡으로 최상의 공격력을 뽐낼 수 없었다. 일각에서는 그를 남미 징크스의 또 다른 희생양으로 지목하는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브라질과 아르헨티나 리그를 점령하며 잉글랜드에 진출한 테베즈의 자존심은 리그가 중반으로 흐를수록 가치를 더해갔다. 그는 9월 22일 첼시전에서 맨유 이적 후 첫 골을 뽑으며 팀의 2-0 완승을 이끌었고 10월 6일 위건전에서도 골을 넣으며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기 시작했다. 여기에 동료 선수들과의 호흡이 척척 맞으며 빠르고 활발한 움직임에 이은 공간 창출이 효과를 더하자 팀의 '4경기 연속 4골' 기록을 이끈 윤활유로 떠올랐다.
사실상 맨유 적응을 완료 지은 테베즈는 어느새 리그 7호골을 넣는 골잡이로 떠올랐다. 처진 공격수로서 타겟맨의 뒤쪽에서 많이 움직이는데 치중을 하는 그의 득점력은 단순한 골 횟수보다 의미가 값지다고 볼 수 있다. 그는 루니의 잦은 부상과 루이 사아의 부진 속에서도 묵묵히 팀 공격력을 끌어올리며 개인 중심이 아닌 팀 플레이어로서의 또 다른 진가를 발휘했다.
특히 리버풀전에서는 문전에서의 깔끔한 마무리 터치로 결승골을 연결하는 깊은 인상을 심어줬다. 자신과 함께 '차기 영혼의 투톱'으로 불리는 루니의 절묘한 패스를 받아 리버풀 골망을 흔든 한 폭의 멋진 작품이었다. 라이벌 리버풀을 꺾기 위해 나선 맨유의 의지와 이적생 공격수 테베즈의 밝은 가능성을 보여주는 결정적인 골 장면.
빅매치는 짜릿한 승부 외에도 스타의 활약이 부각되는 장이기도 하다. 테베즈는 리버풀전 골로 맨유의 오름세를 이끌어 '新 에이스'로 발돋움하게 됐다. 그는 웨스트햄에서 보냈던 지난 3~5월 7골 5도움을 폭발하며 시즌 후반에 강한 면모를 발휘했다. 최근 맨유에서 매서운 고공행진을 발휘한 그의 거침없는 활약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여 어디까지 강한 면모를 발휘할지 주목되고 있다.
"테베즈는 아르헨티나의 축구 영웅 디에고 마라도나를 이을 위대한 선수가 될 것이다. 그는 맨유의 레전드가 될 것이라 확신한다"
1990년대와 2000년대 초반 아르헨티나 축구를 빛냈던 골잡이 가브리엘 바티스투타는 지난 10월 26일 더 선을 통해 테베즈를 이 같이 치켜세웠다. 맨유에서 성공적인 선수 생활을 보내는 테베즈는 브라질 출신 이적생 안데르손과 더불어 남미 징크스를 극복하는 데 성공했다. 아직 테베즈가 넘어야 할 산은 많이 남아있지만 그동안의 경기에서 보여줬던 가능성이 맨유 역사에 길이 남을 축구 스타로 자리 잡을지 앞으로의 활약에 관심이 가지 않을 수 없다.
[사진=카를로스 테베즈 (C)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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