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7.11.29 03:04 / 기사수정 2007.11.29 03:04
[엑스포츠뉴스=이우람 기자] 2007년 11월 28일. 사상 '두 번째' K리그로의 승격 기회를 거머쥔 내셔널리그 울산 미포조선 최순호 감독은 우승 소감과 함께 4년 만의 K리그 복귀에 대해 "내셔널리그 올스타급 선수들로 팀을 꾸려 K리그에 도전해 보고 싶다"며 웃음을 지었다.
그러나 과연 최순호 감독의 이런 소망이 내년에 그라운드에서 이뤄질 수 있을까? 현재로서는 "장담할 수 없다"는 대답만이 정답이다.
정확히 1년하고 이틀 전이었던 지난 2006년 11월 26일. 내셔널리그 첫 승격 기회를 얻은 우승팀 고양 국민은행 김우형 감독은 K리그 진출 포부를 묻는 질문에 "선수층을 두텁게 하고 용병을 보강한다면 중위권은 가능하다고 본다"고 밝은 목소리로 답했다.
하지만, 'K리그 최초 승격팀'의 주인공 고양 국민은행에 대한 기대는 채 한 달을 가지 못해 축구팬들을 서글프게 했다.
1년 전 우승의 기쁜 현장에서 국민은행 측의 관계자들의 표정은 결코 밝지 못했다. 챔피언결정전 2차전이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난 최인규 국민은행 전략본부장은 프로화에 대해 "프로리그 진출과 관련해서는 심사숙고 중이라며" 조심스레 답했을 뿐이었다.
결국 '우승 당일'에 미온한 태도를 보여 고개를 갸우뚱하게 한 국민은행은 내부 사정을 들어 승격을 거부하는 초유의 주인공의 길을 선택한다. 이 때문에 국민은행은 한때 내셔널리그에서 퇴출을 당할 위기까지 몰렸지만, 애꿎은 선수들의 생계 문제가 걸려 감점 -10점이라는 애매모호한 징계에만 그쳤다. 결국, 괜한 선수들과 팬들만 김칫국을 들이켠 사건이었다.
공교롭게도 올 시즌 내셔널리그 역시 지난 1년 전의 모습이 비슷하게 재현되고 있어 우려를 낳고 있다.
미조조선 노흥섭 단장은 챔피언 결정전을 마치고 한 기자회견에서 '기정사실'처럼 축구팬들이 믿어온 미포조선의 K리그 승격 여부에 대해 K리그 진출 포부가 아닌, "구단 내부적으로 K리그 승격 문제에 대해 재검토하고 있다"고 물음표를 던졌다. 이는 경우에 따라 지난해 우승팀 국민은행의 '승격 거부 사태'가 재현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계호 연맹 회장은 이런 노 단장의 말을 전해 듣고 "울산 미포조선이 K리그로 승격하리라 믿는다"면서 "그것은 단순한 고민에 불과한 것이다. 모든 일은 잘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애써 밝은 표정을 지었지만, 여기서 짚고 넘어가야 할 사실은 내셔널리그 두 번째 우승의 주인공이 탄생한 오늘처럼 기쁜 날에 이런 걱정을 하고 있으면 안된다는 점이다.
이는 스스로 리그가 불완전한 모습으로 그동안 진행이 되어왔다는 것을 시인하는 것과 다름없다. 더군다나 올 시즌에는 승격을 약속하는 팀과 비 승격 팀으로 구분을 지으면서까지 리그를 진행하지 않았던가.
울산미포조선은 내달 내부적으로 승격 여부를 놓고 검토작업에 나선다고 밝혔다. 그리고 선수들에게는 M.V.P에 뽑힌 김영후의 간단한 소감을 제외하고는 모든 미디어와의 인터뷰를 함구하도록 했다.
이게 승격과 관련되어 괜히 여론의 입방아에 오르내리지 않기 위한 구단의 조처로 보이는 것은 비단 기자만의 생각일까? K리그로 승격팀을 보내고픈 내셔널리그의 꿈은 여전히 요원하다.
[사진=선수들에게 감독을 내리는 최순호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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