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땡큐
[엑스포츠뉴스=전현영 기자] 산악인 엄홍길이 유서를 작성한 이유를 밝혔다.
엄홍길은 29일 오후 방송된 SBS '땡큐'에 출연해 "히말라야를 등반하던 중 7300m 지점에서 셰르파가 얼음을 맞고 쓰러졌고 결국 숨을 거뒀다. 더 이상 안 가겠다고 하는 걸 달래고 달래 대화를 통해 해결하고 출사표를 던졌다. 그런데 눈길을 가다가다 날이 어두워져 버렸다. 베이스 캠프는 난리가 났다. 밤 8시, 정상 코앞에서 멈춰버렸다. 숨 쉴 힘조차 없었다"며 아슬아슬했던 당시를 회상했다.
이어 엄홍길은 "8000m 절벽에서 줄에 매달려 있는데 '생을 마감하게 되는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먼저 간 동료들을 생각하며 가만히 있는데 매달려 있으니 몸이 고통스러웠다. 호흡도 곤란한데, 잠이 들면 끝이었다. 서서히 몸이 마비되기 시작했다. 살아야 된다는 생각에 얼음을 깨서 벼랑에 엉덩이만 겨우 걸쳤다. 자다 깨다, 자다 깨다 환청이 들리기에 이르렀다"고 덧붙였다.
엄홍길은 또 "그 순간 여기서 생을 마감하더라도 아빠 없이 살기 힘들 아이 생각에 유서를 쓰기 시작했다. 훗날 아빠의 도전을 이해할 날이 있을 것이라고. 벼랑 끝에서 마음이 행복해졌다. 열 시간 가량을 벼랑에 매달려 있었다. 생존할 수 없는 환경에서 졸다 눈을 딱 뜨니 빛이 확 들어왔다. 피가 돌면서 등정을 다짐했고, 기어가다 보니 칸첸중가를 정복했다. 세 번째 만에 무릎을 딱 꿇으면서 신에게 감사했다. 정상에 죽은 동료 두 명 사진과 태극기를 묻었다"고 유서를 쓴 이유를 밝히기도 했다.
대중문화부 enter@xportsnews.com
[사진= 땡큐 ⓒ SBS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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