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김형민 기자] 이청용이 돌아왔다. 몸도 마음도 회복된 모습으로 한국산 그라운드를 누볐다. 활약도 고품격이었다. 움직임은 살아 있었고 패스에선 센스가 넘쳐났다.
이청용이 오랜만에 서울월드컵경기장에 모습을 보였다. 26일 펼쳐진 카타르와의 '2014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5차전'에 선발 출격해 맹활약했다.
1년 9개월만에 맛본 홈 귀환이다. 지난 2011년 6월 가나와의 평가전이후 오랜만에 고국팬들에게 선을 보였다. 그동안 예기치 못한 부상이 발목을 잡았다. 지난 2011/2013시즌을 앞두고 당한 정강이 골절부상으로 1년 넘게 대표팀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길었던 공백기를 깨고 이청용은 지난해 최강희호에 합류했다. 대표팀 복귀후 지금까지 총 3차례 A매치를 소화하며 화려한 복귀를 알렸다. 하지만 늘 아쉬움이 있었다. 모두 원정경기였던 탓에 홈에서 열리는 A매치를 고대했다.
기다림 끝에 맞이한 고국에서의 A매치에서 이청용은 단연 빛났다. 폭넓은 움직임은 여전했고 패스는 살아있었다. 이전 대표팀 경기에서의 움직임보다 더욱 날렵해진 모습으로 부상 후유증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켰다.
이날 이청용은 오른쪽 미드필더로 자리했다. 측면과 중앙을 오가며 공격의 물꼬를 텄다. 첫째로 활발한 움직임이 돋보였다. 이청용에게 있어 포지션은 무의미해보였다. 주로 오른쪽에서 활약을 펼치던 이청용은 전반 11분엔 적극적으로 중앙으로 자리를 이동해 양질의 패스를 제공했다. 이어 16분엔 왼쪽으로까지 영역을 넓혀 재치있는 개인기와 드리블로 상대 수비를 곤욕스럽게 했다.
패스 역시 날카로웠다. 패스의 길이가 어떻든 이청용의 패스엔 감각이 묻어났다. 전반 11분 쓰루패스는 이근호에게 일대일찬스로 이어졌다. 또한 전반 20분 최전방으로 향하는 패스와 34분 연결한 땅볼크로스는 공격수의 움직임과 동선에 맞게 잘 배달됐다.
볼 터치와 키핑에서도 품격을 보였다. 때론 재치있는 트래핑으로 보는 이들의 탄성을 자아내게 했다. 후반에 보인 수비가담도 돋보였다. 오범석과의 연계 플레이를 통해 상대 공격을 차단하기도 했다. 후반전에 주로 중앙으로 이동하며 플레이메이커 역할을 도맡기도 했다.
이청용의 맹활약 속에 최강희호는 귀중한 승리를 따냈다. 카타르를 상대로 후반 14분 이근호의 헤딩 선제골로 앞서갔지만 3분 뒤 칼판 이브라힘에게 동점골을 허용했다. 무승부로 끝날 같았던 경기는 손흥민의 한방으로 마무리됐다. 경기종료직전 크로스바 맞고 떨어진 공을 손흥민이 밀어 넣으면서 한국의 승리로 끝이 났다.
[사진=이청용 (C) 엑스포츠뉴스=서울월드컵경기장, 김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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