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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 있는 인천의 돌풍, 세상의 '편견'을 깨다

기사입력 2013.03.19 18:53 / 기사수정 2013.03.19 18:54

김형민 기자


[엑스포츠뉴스=김형민 기자] 시즌 초반 K리그클래식이 들썩이고 있다. 인천 유나이티드가 3경기 무패행진으로 선두권의 한 축을 형성해 화제에 올랐다.

다양한 이야기들이 쏟아진다. 이 가운데선 인천의 돌풍에 대한 희망섞인 이야기들도 오간다. 일명 '약자의 반격'이다. 상대적으로 열악한 시민구단 중 하나인 인천이 좋은 모습을 보이며 귀감이 되고 있다.

달라진 인천, 스플릿 향한 편견을 깨다

지난 시즌부터 K리그는 스플릿제도를 도입했다. 급진적인 승강제 도입보단 점진적인 도입을 지향했다. 승강제가 화두가 됨과 동시에 우려섞인 목소리도 나왔다.

빈부격차에 대한 문제가 제기됐다. 상대적으로 재정이 탄탄한 기업형 구단들의 득세와 시민구단들의 약세가 더욱 두드러질 것이라며 경계하는 눈초리들이 있었다.

이 가운데 이번 시즌 인천의 돌풍은 신선하다. 2년째를 맞이한 스플릿 시스템에 대한 편견을 깰 다크호스로 주목된다. 인천의 반란도 가능하다. 지금의 흐름만 시즌 중반까지 유지될 경우 기업형 구단이 선두권에 자리했던 지난 시즌과 다른, 새로운 판도가 열릴 가능성도 있다.

또한 인천의 돌풍은 단순함을 넘어선다. 여러 상황이 맞물려 빚어낸 결과물이다. 우선 인천은 어느팀 못지 않게 공격적이다. 수비에 치중하는 법이 없다. 개막전부터 그랬다. 인천은 슈팅 11개를 날려 경남(4개)에 무려 7개가 앞섰다.

강호들과의 경기에서도 주눅들지 않았다. 서울을 상대로 점유율 57대43을 기록했다. 서울이 홈팀인데다 점유율 높은 서울의 특성을 고려하면 40%대를 유지한 인천의 공격점유율도 만만치 않았음을 입증한다. 3-1 승리를 거둔 성남전에선 인천은 유효슈팅비율에서 60%로 절반에 그친 성남에 비해 정교하고 효율적인 공격을 보이기도 했다.

인천의 공격성향은 곧 승리로 이어졌다. 공격에 대한 고삐를 놓치 않으면서 두 경기 연속 3골을 터트리는 화력을 과시했다. 보통 선수비 후역습을 시도하던 지난 시즌 시민구단들의 행보와는 분명 다른 모습이다.

작년 스플릿 B그룹 1위의 자신감도 한몫했다. 인천은 한때 강등 위기를 겪기도 했지만 후반기 매서운 상승세로 B그룹 1위에 올랐다. 함께 기록한 19경기 연속무패행진 기록은 보너스였다. 당시에 생긴 '위닝멘탈리티'가 매경기 발휘되며 인천의 상승세의 원동력이 되고 있는 모습이다.


세밀함 겸비한 인천, '방패설'에 반기

그동안 인천하면 방패를 떠올리기 십상이었다. 경기를 앞두고 늘 인천의 경기전망에 방패설이 제기되곤 했다. 그도 그럴 것이 강팀에 비해 약팀은 방패로 비유되는 경우가 많았다. 객관적 전력상 강팀을 만날 경우, 인천 역시 예외일 순 없었다.

하지만 이러한 주변 시선에 반기를 들었다. 인천은 세밀함을 겸비한 축구로 돌풍을 일으켰다. 세밀함의 원천은 바로 중원이다. 베테랑들과 신예들이 최상의 조화를 이루며 시너지를 발휘하고 있다. 특히 김남일과 이석현의 활약이 눈길을 끌었다. 중앙에서 각각 수비와 공격을 담당하고 있는 둘은 팀 공수고리의 핵심으로 자리잡았다.

공격에선 이석현의 활약이 눈부시다. 두경기 연속골로 무서운 신예로 각광받고 있다. 무엇보다 주목할 부분은 움직임이다. 패스를 쉼없이 주고받으며 움직이는 이석현은 팀 공격전개에 활기를 불어 넣고 있다. 이러한 진가를 인정받아 '인천의 이니에스타'란 미명도 얻었다.

김남일의 재기도 고무적이다. K리그 복귀 두 시즌만에 전남시절의 진공청소기 본색을 되찾았다. 주로 공수조율과 공격차단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최근 정확도 높은 중장거리 패스도 백미다. 경남과의 개막전에 이어 서울전에서도 김남일의 예리한 패스는 잇달아 측면 공격의 시발점이 됐다. 수비에선 베테랑의 진가가 보였다. 적절한 패스 차단과 필요시엔 과감한 태클도 적절히 시도됐다.

여기에 남준재와 한교원이 자리한 측면의 파괴력도 가미돼 정교함을 더한다. 디오고 등 외인 공격수들의 활약도 인천의 활력소가 됐다. 김봉길 감독 역시 인천의 수비축구설에 고개를 저었다.

지난 서울과의 2라운드 당시 인천에 대한 방패설에 대해 "우리 팀을 방패라 표현하는 분들이 많은데 본래 수비 축구는 좋아하지 않는다"면서 "수비를 강조하는 이유는 많이 뛰어달라는 것이지, 수비축구를 하자는 것은 아니다. 공수 모두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며 향후에도 균형잡힌 축구를 선보이겠단 각오를 보였다.

[사진=인천 유나이티드 (C) 엑스포츠뉴=권태완 기자]



김형민 기자 sports@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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