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창원, 강산 기자] 포인트는 '맞춰잡기'다. LG 트윈스 사이드암 투수 우규민의 풀타임 선발 준비 작업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시범경기 첫 등판부터 성공 가능성을 내비쳤다.
우규민은 13일 창원 마산구장서 열린 2013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NC 다이노스와의 시범경기에 선발로 나섰다. 일본 오키나와와 구리 2군 구장서 치른 연습경기까지 2차례 실전 투구를 했지만 올 시즌 공식 경기에 선발로 나선 것은 이날이 처음이다. 그는 5이닝을 소화하며 2피안타 3탈삼진 무사사구 무실점 완벽투를 펼쳤다. 투구수 55개 중 스트라이크는 40개에 달했다. "구속보다는 제구에 더 신경 쓰겠다"는 그의 다짐 그대로였다.
지난 시즌을 마친 뒤 절치부심한 우규민에게 연초부터 위기가 찾아왔다. 지난 1월 초 실시한 구단 체력테스트에서 기준치에 도달하지 못해 전지훈련 명단에서 제외되는 아픔을 겪었다. 다음날 미리 1차 전지훈련지인 사이판으로 출국할 예정이었지만 이마저도 무산됐다. 결국 50여일 후인 지난달 26일에야 2차 전지훈련지인 일본 오키나와에 합류했다.
이전까지는 진주에서 2군 선수들과 함께 몸을 만들었다. 누구보다 성실하게 훈련에 임했다. 오키나와에 합류한 지 5일 만에 실전 투구가 가능했던 이유다. 지난 3일 KIA와의 연습경기에 나선 그는 2이닝 피안타 1실점을 기록했다. 첫 실전 등판임을 감안하면 그리 나쁘지 않은 기록. 하지만 우규민은 스스로 "썩 맘에 들지는 않았다"고 냉정히 평가했다.
시범경기 전날 지난 8일에 한 차례 더 실전 등판에 나섰다. 구리에서 열린 연습경기에서 선발 등판해 3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만족도는 조금 높아졌다. "오키나와에서 50%였다면 이번에는 60~70%" 정도다"는 설명. 우규민은 이날 경기 후 곧바로 대구로 이동, 시범경기조에 합류했다. 그리고 13일 NC전 호투로 합격점을 받았다. 이날 우규민의 직구(28개) 최고 구속은 138km였다. 하지만 커브, 슬라이더, 체인지업를 적재적소에 섞어 던지며 효과를 봤다. 우타자의 몸쪽에서 바깥쪽으로 꺾이는 커브의 각도 기막혔다.
우규민은 올 시즌 '맞춰잡기'에 포인트를 두고 경기에 나선다. 그는 이날 경기 후 "포인트는 맞춰잡기다. 선발로 나가면 투구수가 많아질 텐데 나는 삼진 잡는 투수가 아니다"며 "오늘도 수비수들이 도와준 만큼 맞춰 잡으면서 빠르게 승부하면 좋을 것이다"고 했다. 이날 우규민은 9차례 3구 이내에 승부를 걸었는데 7번이 범타였고 나머지 2개가 안타였다. 나름 성공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
아울러 "투구수를 늘려 가면서 오랫동안 준비했다"며 "몸 상태도 좋아져 많이 준비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팀의 계투진이 강해졌다. 내가 선발로 오늘처럼만 5~6이닝 잘 던지면 승산이 있지 않겠느냐"며 웃어 보였다.
밸런스 유지에도 중점을 두고 있다. 우규민은 "나는 빠른 공을 던지는 투수가 아니기에 투구 밸런스를 잃지 않으려고 한다"며 "꾸준히 밸런스 운동을 많이 한다"고 덧붙였다.
우규민은 "선발로 보직 정하고 시즌 시작하는 게 처음이다. 연투한다는 생각을 하지 않아도 되니 편안하다"고 한다. 그는 지난 8일 "중간과 마무리는 언제 나갈지 모르니 하루도 긴장을 늦출 수 없다"며 "선발투수는 정해진 날짜에 등판하기 때문에 준비할 시간이 있다. 그리고 많은 이닝을 소화해야 하니 몸 관리를 잘해야 한다"고 했다. 풀타임 선발은 처음이지만 이미 새 보직을 받아들일 준비는 돼 있다고 볼 수 있다. 우규민의 변신이 기대되는 이유다.
강산 기자 posterboy@xportsnews.com
[사진=우규민 ⓒ 에스포츠뉴스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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